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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AC밀란

[Serie A] 7R. Milan 3 - 0 Palermo : 왔노라! 보왔노라! 이겼노라!

<선발 라인업 : 밀란 4-3-1-2 vs 팔레르모 4-4-2>

밀란 20(6) 슛팅(유효) 팔레르모 10(0)
밀란 69% 점유율 팔레르모 31%
밀란 87% 패스성공률 팔레르모 78%

아무래도 대표팀 경기로 인해 2주만에 열리던 라운드라 그런지, 이번 7R는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쏟아졌다. 1위에 랭크되있던 유벤투스의 경기를 비롯하여 무려 다섯 경기에서 0 : 0의 무승부경기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2주전 6R에서 경쟁팀들에게 각 각 0:2, 0:3의 완패를 당했던 밀란과 인테르는 2주 뒤에 펼쳐진 이번 라운드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점이 흥미로웠다. 인테르는 카타니아 원정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나폴리전 패배의 악령을 떨치지 못했지만, AC밀란은 실로 오랜만에 디펜딩 챔피언다운 경기를 보여주며 팔레르모에게 3 : 0의 완승을 거두었다.

지난 2주간의 공백기동안 밀란은 부상으로 빠져있던 호비뉴와 아바테가 다시 복귀했다는 점이 고무적인 일이었다. 거기다 밀란으로선 자칫 라이벌전 패배로 인해 침체될 수 있었던 분위기를 잊게해준 실로 고마운 공백기였다. 그렇다하더라도 경기는 예상보다 더 일방적이었다. 마치 유벤투스전 패배를 분풀이라도 하듯, 밀란은 사정없이 팔레르모를 두들겨버린 경기였다. 팔레르모의 유효슛팅은 하나도 없었고 그들의 슛은 골대를 외면했고, 크로스는 전부 아비아티의 몫이었다. 덕분에 아비아티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평점을 받지 못하기도 하였다.

팔레르모는 밀란의 공세에 뒤로 밀려나갔고 그들의 4-4-2는 정말 쓸모없는 포메이션이 되버렸다. 호비뉴의 가세로 속도까지 장착하게 된 밀란은 중앙보다 오히려 측면에서 팔레르모의 공간을 위협하며 두드렸다. 팔레르모 입장에서는 전반 종료 6분을 남기고 옛 동료였던 노체리노에게 골을 허용한것이 뼈아플 것이다. 그리고 후반 시작 10분여만에 호비뉴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했고 잇달아 10분뒤에 카사노에게 세번째골까지 실점하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팔레르모 입장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든 곳이 엉망이었던 경기였다.






(돌아)왔노라 !
- 호비뉴가 복귀했다.

호비뉴가 1에 위치함으로서, 밀란이 가져가는 이점은 어떤 점이 있을까.

첫째, 속도감 있게 볼을 운반할 수 있게 된다. 호비뉴의 드리블 능력은 중앙에서도 효과를 발휘하는데, 볼을 소유할 수는 있지만 운반이 안되는 시도로프에 비해 호비뉴는 속도와 배급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선수다.

둘째, 앞 선의 투톱과의 연계에 능하다. 밀란의 투 톱들은 모두 정통적인 스타일의 공격수들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다. 카사노와 이브라 모두 박스안에 머무르기 보다는 1.5선까지 내려오거나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에 능한데 보아텡이 1에 위치할 경우 이 두 명의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효율적인 움직임이긴 하나 보아텡의 플레이는 다소 직선적이고 공격루트가 다양화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호비뉴가 1에 위치할 경우엔 또 달라진다. 호비뉴가 위치할 경우, 공격시에 마치 쓰리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전방에서 보여주게 된다. 호비뉴는 뒷공간 침투뿐 아니라 보아텡이 갖지 못한 드리블과 연계까지 갖추어 자유로운 두 명의 공격수들과 매우 다양한 공격패턴을 가져갈 수 있게한다. 흔히들 프리롤이라고 하는 움직임을 세 명이 가져가며 자연스러운 스위칭으로 상대를 허무는 것이다.



<그림2 上.  카사노가 이브라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모습. 호비뉴가 센터백 두 명을 끌고 올라감으로 인해 이브라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中. 이번엔 이브라가 내려와서 볼을 찔러주는 모습. 맨 위에 카사노는 오프사이드에 걸린 모습이지만 호비뉴는 아슬아슬하게 동일선상을 지켰다. 下. 이브라가 우측으로 빠져있다. 호비뉴가 역시 볼을 받는 척하며 수비수 둘을 달고 나오고 그 뒷 공간으로 좌측면에 있던 카사노가 2:1패스로 들어오는 모습. 호비뉴가 1에 위치할 경우 이러한 연계플레이는 더 자연스러워진다.>


셋째, 미드필더들에게 공간을 열어줄 수 있게 된다. 중앙에서 볼을 키핑할 수 있고 드리블함으로서 상대 미드필더들을 끌어내리고 그로인해 상대진영에 공간을 만들게 된다. 이 공간사이로 양 옆의 노체리노와 아퀼라니의 침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번 경기같은 경우는 안토니니와 아바테가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였다. 그동안 노체리노는 플라미니처럼 전술적 움직임에서 부족한것이 아니냐, 그저 뛰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호비뉴와 같이 공간을 열어줄 수 있는 선수와 조합이 되자, 그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박스투박스 능력은 더 빛이 날 수 있었다. 노체리노는 친정팀을 상대로 계속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호비뉴와 중앙 공격수들이 만들어주는 뒷공간 때문이었다.



<그림3>

상단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밀란 진영에서부터 직접 호비뉴는 공을 몰고나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호비뉴의 드리블은 결국 상대 미드필더들을 집중시키게 되고, 측면의 공간을 만들게 된다. 팔레르모는 밀란의 중앙에 너무 신경쓴 나머지 밀란에 비해 측면에서 우위를 분명히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오히려 밀란에게 측면을 압도당했다. 호비뉴의 중앙쇄도로 인해 팔레르모는 라인을 내릴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밀란의 풀백들은 넓은 공간을 획득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팔레르모의 라인은 내려갈 수 밖에 없었고 4-3-1-2에 비해 분명히 측면에 우위를 점하는 4-4-2였지만 팔레르모는 이 점을 전혀 이용하지 못했다.




보왔노라 !
- 쓰리톱과 반 봄멜, 그리고 아퀼라니.


<그림4>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

그림3을 보면 이브라히모비치는 박스 안 뿐만 아니라, 좌측에서도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고, 카사노는 주로 1.5선까지 내려와서 플레이했음을 알 수 있다. 호비뉴는 좌 우 가릴 것 없이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갔는데, 이 세명의 선수들이 어떻게 팔레르모를 공략했는지 자세히 한 번 살펴보자.



<그림5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A,B,C,D>

카사노와 이브라 모두 2선까지 내려오는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중앙에서의 볼 간수와 패스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즉, 전방에 있지않고 내려와서 볼을 배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 선 두명의 공격수들 주에선 주로 카사노가 내려와서 플레이를 맡고있다. 이브라가 만약 내려올 경우엔 전방에 카사노와 호비뉴가 침투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상대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줄만한 능력을 둘 다 갖고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사노가 1선에서 2선으로 나오게 되면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릴 수도 있게되고 그로인한 공간을 만들어 동료들의 침투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위 그림5의 A를 살펴보자. A를 보면 카사노가 내려옴으로서 호비뉴와 아바테게 공간을 만들어준것을 알 수 있다. 카사노를 마크하다 순간적으로 마크할 상대를 잃어버린 중앙수비수는 다음 공격으로부터 대처하는데 늦을 수 밖에 없다. C 역시 마찬가지다. 카사노가 볼을 내려와서 받았고 무려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카사노에게 쏠려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의 미드필더는 호비뉴를 마크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에서 침투하는 노체리노를 아무도 마크하지 못했다.

앞 문단에서 말했듯이 카사노와 이브라, 그리고 호비뉴까지 이 세 명 모두 볼 간수능력이 있다. 이브라와 카사노는 박스안이나 중앙에서 키핑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호비뉴의 경우 키핑보다는 드리블로서 볼을 계속해서 간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이 볼을 계속해서 소유함으로서 가지게 되는 이득은 아까도 말했듯이 주변 동료들의 공격가담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림5의 B를 보자. 박스안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볼을 키핑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여섯명의 팔레르모 선수들이 그를 애워싸고 있다. 따라서 하단에 있는 카사노와 아바테에겐 그만큼 공간이 자연스레 생길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이브라는 저 상황에서 볼을 뺏기지 않고 무사히 호비뉴에게 연결했다. D는 밀란의 3번째 골장면이 나오는 상황인데, 이 역시 계속해서 뒷공간을 공략하던 아바테의 발 끝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아바테의 움직임을 만든것 역시 볼을 가진 호비뉴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호비뉴가 3명의 수비수를 유인했고 전방의 알바레스가 뒤늦게 커버할려고 따라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림6 밀란의 가장 위협적인 패턴.>

또 이번경기에서 전술적인 팔레르모의 패배요인을 꼽자면 지나치게 수비적이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어쩔 수 없이 4-4-2와 4-3-1-2가 맞붙게 되면 1에 위치한 호비뉴와 중앙의 반 봄멜에게 공간을 내어줄 수 밖에 없다. 대신 중앙집약형인 밀란에 비해 측면에서 넓게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형태였지만 밀란의 압박과 공세에 밀려 팔레르모는 지나치게 라인을 내렸다. 물론 중앙의 호비뉴의 움직임을 막기위해 내려갔겠지만 지나친 대응으로 4-4-2의 장점은 이 경기에서 거의 없다시피했다. 라인이 내려가고 전형이 좁아지다보니, 중앙에서는 밀란의 미드필더들과 어느정도 대응이 가능했으나 오히려 넓어진 측면으로 인해 되려 밀란의 풀백들에게 사이드를 점령당한 것이다. 그리고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라인이 단 2개밖에 없는 4-4-2는 라인이 내려서 지키기엔 좋은 포메이션이 아니다. 내려가서 지키다간 자칫 두 라인이 겹쳐져 거의 하나의 라인처럼 만들어지게 되고, 이는 밀란의 미드필더들에게 생각과 움직일 여유를 내주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레르모의 4-4-2는 라인을 지나치게 내리기보단 어느정도 올리는 것이 필요했다. 아니면 4-4-2가 아닌 포메이션상의 다른 변화를 주던가해서 말이다. 

그림6에서 보면 각 각 아바테와 이브라히모비치가 본인에게 집중된 수비라인의 허점을 노려 반대편 뒷공간의 동료선수(이브라, 아퀼라니)에게 연결시키려 하고있다. 이러한 공격패턴은 밀란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루트이자, 팔레르모의 가장 위기의 순간이었다. 두 라인이 거의 일자라인처럼 겹쳐 중앙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뒷공간으로 빠져나가는 선수를 전부 놓치는 모습.



<그림7 양 팀의 슛팅위치. 이전 경기들에 비해 밀란의 박스 안 슛팅비율이 높다. 80%나 되는 높은 수치였고 그 중 13%는 골문앞 슛팅이었다. 반면에 팔레르모는 80%의 슛팅을 전부 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중장거리 슈팅이었고, 이는 박스 안으로의 진입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8 시합도중 전술지시를 받는 반 봄멜>

이번 경기의 MOM은 공격진 3인방이 가져갈 것이다. 그렇지만 숨은MVP를 선정한다면 반 봄멜을 꼽고 싶다. 그만큼 더욱 빛이 났던 반 봄멜의 활약이다. 이 베테랑의 선수는 팀이 공격적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더 본인이 해야 될 것을 확실하게 알고있는듯 했다. 경기전부터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이라 밀란이 공격적으로 나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팔레르모도 라인을 내려 중앙을 막느라 급급했고, 안토니니와 아바테 좌우풀백들은 평소보다 더 높이 자주 올라갈 수 있었다. 거의 6~7명의 선수들이 상대진영으로 올라가서 페너트레이션을 진행했고 밀란의 후방에 남겨진 선수들은 반 봄멜과 중앙 수비수들뿐이었다.  아니 바꿔 말해 반 봄멜과 중앙 수비수들 덕분에 6~7명이 안심하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반 봄멜은 시합중 양쪽 풀백들이 전진할 때마다 내려와서 중앙 수비수들과 팔레르모의 두 공격수들과의 싸움에서 수적우위를 가져갔다. 그리고 역습시마다 공간을 적절하게 커버했고 수비시엔 주로 수비력이 부족했던 아퀼라니와 호흡을 맞춰 계속해서 팔레르모의 선수들의 공격을 적절하게 컷트하고 커버했다. 지난 초반의 몇 경기에서 다른 미드필더들의 수비 과부화로 인해 덩달아 흔들렸던 반 봄멜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의 안정감을 되찾아갔다. 



<그림9 밀란의 최전방은 3 v 2의 싸움이었다. 반 봄멜은 항상 수적우위를 가져가게 해주었다. 반대로 지나치게 내려간 팔레르모의 라인은 전방 공격수들의 고립을 가져왔고 미콜리, 아벨, 알바레스는 밀란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반 봄멜과 더불어 이번 경기에서 가장 놀라웠던 선수는 아퀼라니다. 그동안 3자리에서는 부족한 수비력으로, 1자리에서는 동료 선수들간의 공간분배와 호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던 아퀼라니였고 그만큼 기대에 못 미쳤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3의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한 아퀼라니는 이 날 매우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다. 아퀼라니는 역시 1보다는 3의 자리에서 가장 활약할 수 있는 선수였고, 알레그리는 아퀼라니를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배치시키는 최고의 한 수를 두었다. 확실히 아퀼라니는 좌측에서 안토니니와의 호흡보다는 우측의 아바테와 호흡이 더 맞는 모습이었다. 물론 아퀼라니가 팀에 좀 더 융화되어 동료들간의 공간분배나 움직임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덕분이기도 하다. 아퀼라니는 공격시엔 공격, 수비시엔 아바테가 올라가서 생기는 뒷 공간을 매우 잘 커버하면서 팔레르모의 측면공격을 하프라인에서부터 막아냈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아퀼라니에게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이번 경기에서는 팔레르모의 위협적인 공격이 나오지 않은것도 있겠지만 아퀼라니의 수비력에 있어서 불만족스러웠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물론 반 봄멜이 주로 우측에 치우쳐 아퀼라니를 열심히 도와준 공도 크다.)



<그림10 上 전방의 쓰리톱과 함께 아퀼라니가 팔레르모의 수비수들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있다. 아퀼라니는 확실하게 이 전 경기들과 다른 움직임을 가져갔고 수비시에 큰 보탬이 되었다. 下 두 팀의 라인간의 간격을 비교해보자. 팔레르모는 지나치게 라인이 내려가 전방의 공격수들과 너무 간격이 벌어져있었고 숏패스로 이들에게 볼을 연결하는 일은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롱볼을 연결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자리잡은 밀란의 선수들에게 너무나 쉽게 막혔다. 한 예로 초르바스(GK)의 패스성공률은 단 9%에 불과했다. 또 하나 4-4-2가 보통 빌드업을 진행할 때 다른 포지션을 상대로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사이드 전환에 용이하다는 것이고, 사이드 전환은 굉장한 무기로도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팔레르모는 밀란의 촘촘한 압박선에 시야가 좁아진 나머지 효율적인 사이드 전환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그림11 좌측상단 시계방향부터 차례대로. ① 반 봄멜과 아퀼라니, 아바테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측면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② 아퀼라니가 아바테가 복귀하는 동안 그의 뒷공간을 잘 커버하고 있다. 역시 반 봄멜과 네스타가 아퀼라니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있다. ③ 반 봄멜을 가운데 축으로 호비뉴를 포함한 나머지 두 명의 미드필더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중앙을 막아서고 있다. 팔레르모에겐 공간이 부족했다. ④ 또다시 측면. 밀란의 미드필더들이 측면에서도 수적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박스에서도 3v2의 싸움이 펼쳐졌고, 팔레르모는 어디서도 수적열세에 빠지게 되었다.



<그림12 아퀼라니의 활동반경. 하르라인 윗부근에 치우쳐진 라치오전과 비교해보자.>




이겼노라 !
- 결론

홈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던 알레그리의 의도가 정확했다. 밀란은 시종일관 공격적으로 나왔고 후방의 세 명을 제외하곤 전원이 공격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팔레르모를 일방적으로 두드려팼다. 지난 2주간의 휴식기가 알레그리에겐 본인의 전술을 보완,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테고 결국 아퀼라니를 우측에, 노체리노를 좌측에 배치하는 수를 둘 수 있었다. 더군다나 호비뉴의 가세로 좀 더 세밀한 공격작업도 가능하게 되었으니 알레그리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승리가 안 필요한 팀이 어딨겠냐만 밀란에겐 이번 3 - 0 승리는 더욱 중요했을 승리였다. 하위권으로 치우친 디펜딩 챔프의 자존심도 걸려있었을테고, 라이벌에게 완패하면서 처질 수 있던 분위기를 홈에서의 완승으로 반전시킬 수 있었으니까. 결과와 내용 모두 충족시킨 밀란의 이번 승리는 유벤투스를 포함한 상위권 경쟁을 더 뜨겁게 만들것으로 예상된다. 팔레르모 입장에서는 다음 경기가 로마원정인것을 감안하면 자칫 2연패로 빠질 수 있는 분위기이기에 이번 경기에서의 완패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과연 초보감독인 만지아가 어떤 준비를 해올지 궁금해진다.

 현재 밀란과 1위 유벤투스의 승점차이는 단 4점차. 지금 세리에의 치열한 순위싸움은 한 경기만 삐끗해도 순위가 곤두박질할 수 있으니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아마 10R는 지나야 어느정도 윤곽이 살짝 드러나지 않을까 싶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밀란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일정이 당분간은 그동안에 비해 수월하게 진행되기에 밀란으로선 오는 10월은 올 해의 우승경쟁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한 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