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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AC밀란

[Serie A] 6R. Juventus 2 - 0 Milan: 알레그리와 콘테, 엇갈린 선택



이번 세리에 6R 최고 빅매치였던 유벤투스 : AC밀란의 경기는 예상외의 일방적인 경기로 끝이났다. 시즌 초반부터 1,2위를 다투며다시 한번 팬들을 설레게했던 유벤투스였지만 초반 5라운드까지 다소 전력상 약세였던 팀들을 상대했기에 강팀과의 경기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의문이었었다. 그리고 밀란은 지독한 무승행진에서 체세나와 플젠을 각각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잡으며 분위기전환에 성공한 상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는 밀란의 큰 플러스요인이었다. 거기다 10년간 밀란에서 몸담고 있다가 이번시즌 비안코네리의 유니폼을 입게된 피를로의 존재는 더욱 더 이 경기의 흥미를 가증시키는 요소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일방적인 경기가 전개되었다. 물론 많은 부상선수들, 그리고 주중 경기를 치루고 온 밀란과 이 경기만 준비할 수 있었던 홈팀 유벤투스의 경기였기에 다소 유벤투스쪽으로 무게감이 실리던 경기였다. 마르키시오의 첫 골이 터지기 전까지 골만 안 터졌을뿐, 유벤스가 그야말로 경기를 지배했던 경기였고 그 이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발라인업 : 유벤투스 4-2-3-1 vs 밀란 4-3-1-2>

유벤투스 20(7) 슛팅(유효) 밀란 4(1)
유벤투스 56% 점유율 밀란 44%
유벤투스 86% 패스성공률 밀란 74%
유벤투스 0(1) 퇴장선수(경고) 밀란 1(2)
유벤투스 부폰 26 볼터치 횟수 밀란 아비아티 54

어떤 기록을 보더라도, 말그대로 유벤투스가 압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비아티가 인저리타임때 마르키시오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오늘 그가 보여준 활약상은 대단했다. 그에 비해 부폰은 90분 내내 단 하나의 유효슛팅만 처리했을 뿐 전혀 바쁘지 않았다. 비록 밀란이 풀전력은 아니었으나 어찌됫든 디펜딩 챔피언이다. 유벤투스는 그런 밀란을 2:0으로 꺽었고,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들과 팬들 모두에게 새길 수 있는 경기였다. 

그에 반해, 밀란으로서는 다시금 살아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주저 않게되었다. 약 2주정도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어서 쉴 수 있다는게 크나큰 다행일 것이다. 부상선수들의 회복과 기존 선수들의 휴식, 선수들의 정신 또한 다시 가다듬을 수 있을테니까. 그렇지만 6R가 지난 지금, 1승2무2패 5득8실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15위에 쳐져있다는 점.. 나폴리, 유벤투스(챔스까지 포함한다면 바르셀로나)와 같은 강팀들, 실질적으로 타이틀을 경쟁하는 팀들과의 경기에서 계속해서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꽤나 마음에 걸리는 일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알레그리의 다소 의문스러운 선택은 콘테가 준비한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알레그리와 콘테가 꺼낸 카드들과 포인트를 짚어보자.




1. 수비라인과 어설픈 압박



이번 경기에서 밀란의 수비라인은 어느정도 높이에 자리 잡았어야 됬을까. 체력적 부담과 원정경기라는 것을 감안해서 수비라인을 완전히 내렸어야 했을까. 하지만 그럴 경우 마르키시오나 피를로같은 선수들의 중거리슛이 부담스럽고, 또한 그럴 경우 미드필더 지역에서 피를로에게 너무 큰 공간을 내어줄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수비라인을 오히려 높인다면? 미드필더들의 체력부담이 걱정스럽다. 우려했던되로 밀란 수비라인의 높이는 매우 불안했다. 전반전 다소 수비라인을 내리고 플레이했던 밀란은 상대의 미드필더들에게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자 후반전이 시작되고 라인을 전반보다 올렸는데 알레그리의 입장에서는 밀리던 중원싸움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을것이다. 그렇지만 밀란의 미드필더진은 금새 과부하에 걸렸고 수비라인 역시 미드필더들과의 간격유지에 계속해서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압박을 할려고 올린 수비라인은 오히려 어설픈 압박으로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들에게 공짜로 빈 공간을 내주었다. 밀란의 수비라인도 유벤투스 선수들의 끊임없는 침투로 계속해서 물러났으며 마르키시오와 비달, 피를로는 그들이 생각한대로 페너트레이션을 진행했다.






2. 왜 보아텡이었는가 ? 보아텡은 무얼 했는가 ?

의외였다. 사실 엠마누엘손이 선발로 출전하거나, 혹은 아퀼라니의 선발과 함께 4-3-2-1의 모습으로 나올 줄 알았지만 4-3-1-2였고 거기다가 1의 위치에 보아텡이 출전했다. 보아텡은 지난 시즌 밀란의 공격에 있어서 큰 힘이 되었던 선수였고 특유의 힘이 넘치는 플레이와 승부욕은 동료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는 선수다. 그러나, 그는 부상으로 오랫동안 빠져있었다. 분명 그의 폼이 선발로 나와도 될만큼 올라왔기에 선발로 나왔겠지만 실전과 연습은 다른 법이다. 유벤투스는 부상 선수가 복귀전으로 선택하기엔 꽤나 위험한 상대다. 그렇지만 알레그리는 보아텡을 결국 선발로 택했고 앞 선의 이브라히모비치와 카사노와 함께 밀란의 공격을 이끌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보아텡의 역할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누누이 말해왔던 1자리에서 보아텡이 가지고 있는 그 한계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1의 자리에서 뛰기엔 다소 투박한 볼처리 능력. 후방에서 빌드업이 진행될 시, 빌드업을 내려와서 도와주기엔 부족한 능력... 거기다가 보아텡은 그 넘치는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부었는지 알 수 없을정도로 수비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빠른 역습을 위해 후방까지 내려오는게 부담스러웠다면 전방에서 보아텡은 최소한 피를로의 빌드업을 저지시켰어야했다. 4-2-3-1의 유벤투스였지만 마르키시오의 전진으로 실상은 4-1-4-1에 가까운 포메이션이었기에 유벤투스의 피를로와 밀란의 보아텡은 서로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위치였다. 그렇지만 피를로는 아무런 방해없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00회가 넘는 패스와 89%의 높은 성공률로 유벤투스를 지휘했다.




보아텡은 거기다 복귀전에서 어이없는 플레이로 퇴장까지 당하면서 그야말로 할 수 있는 최악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안그래도 미드필더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문제를 일으킨 밀란에게는 힘 빠지는 일이다. 보아텡은 다음 라운드인, 팔레르모전에서 제외되었다. 보아텡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지난시즌부터 보여온 보아텡의 경기력을 보아할 때, 보아텡의 스타일이 과연 밀란이 다른 강팀과 경기할 때 어떻게 쓰일 수 있는가는 꽤나 고민해야 될 문젯거리인 것은 분명해졌다. 계속해서 미드필더들과 영입루머가 뜨는 밀란을 비추어 볼때, 이번 1년동안 보아텡 스스로의 기술적 발전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짧은 밀라니스타로서의 경력을 마감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유벤투스와 밀란의 중앙3미들의 활동량>

3. 체력적 부담

위 활동량 사진을 보면 단번에 드러나듯 말그대로 밀란의 3미들은 유벤투스의 3미들에게 그냥 중원에서 지배당했다. 압도적인 3미들의 활동량과 양 윙들의 희생적인 수비가담과 활동량은 그야말로 밀란을 질식시키기엔 충분했다. 아니 과했다. 밀란은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뛰었던게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경기하더라도 활동량에서 지고 들어갈 싸움이었지만 주중 경기까지 뛰고 왔다면 활동량에서 압도당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를 대비해 알레그리가 어떤 준비를 해왔을지 기대했지만 결국 어떠한 답도 못 내리고 경기에 임했었다. 개인적으론 어차피 3미들의 체력이 부담되는 상황, 차라리 바르셀로나전처럼 수비라인을 완전히 내리고 4-3-2-1로 미들라인을 두텁게 가져갔으며 어땟을까 싶다. 미들라인을 이중으로 커버한다면 피를로에 대한 견제와 수싸움에서 유벤투스의 미들진과 해볼만했을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만 알레그리는 투톱을 택했다. 유벤투스 원정에서 이기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밀란의 미드필더들을 과신했던 것일까. 알레그리의 의중이 궁금하다.



4. 교체카드 실패

이번 경기에서 알레그리는 교체 선수 3명을 다 활용했다. 그렇지만 3장의 교체 모두 다 실패로 돌아갔다. 네스타와 안토니니의 교체는 사실 네스타의 무릎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교체였다곤 하지만 결국 그 덕에 풀백에서 센터백을 보게 된 보네라가 계속 중앙에서 문제를 일으켰으니 실패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예페스가 만약 부상이 아니라면 이번 경기에 그를 데려오지 않은 것은 큰 실수다. 그리고 카사노와 엠마누엘손의 교체. 60분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밀려왔던 경기였기에 뭔가 변화를 줘야했고 그것은 엠마누엘손을 투입해서 4-3-2-1로의 변형시키는 것이었다. 2선의 엠마누엘손과 보아텡의 기동력을 활용한 날카로운 역습과 엠마누엘손의 활동량으로 수비가담을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엠마누엘손은 투입 후 겨우11번의 볼터치만을 기록했을 뿐,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보아텡이 과격한 플레이로 존재감을 증명한 것에 비해 엠마누엘손은 너무나 조용했다. 사실 3미들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저화된 상태에서 어비 혼자 뭘 할 수 있겠는가. 이브라히모비치가 오프 더 볼에서의 움직임이 좋은 것도 아니고 볼 소유권 자체가 유벤투스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이브라히모비치와 엠마누엘손이 무언가 보여줄 기회는 거의 없었다. 

마지막 교체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승부에 만족해서 지키려고 투입한것이라 보기엔 노체리노와의 교체가 에러였다. 이번 시즌 부상전에도 피지컬적으로 너무나 떨어진 모습으로 위치선정에도 애를 먹던 암브로시니였다. 그리고 너무나 지쳐보이던 반 봄멜과 시돌이 아닌 노체리노라니. 암브로시니는 필드위에 녹아드는데 힘들어보였고 결국 밀란의 중원은 너무나 헐거웠다. 마지막 승부수가 될 카드였던 아퀼라니는 그대로 벤치에 있었고, 대신해서 어비가 들어오고 암락이 들어왔지만 결국 네스타가 나간 뒤로 두골을 실점했을 뿐이다.






5. 4-2-3-1(4-1-4-1)의 선택

콘테는 그들의 플랜A인 4-2-4 대신 플랜B 4-2-3-1(4-1-4-1)을 꺼내들었다. 이번 시즌 처음 맞붙는 강팀과의 경기였고, 밀란과 같이 중앙에 많은 선수를 두는 팀과의 경기에서 중앙에 두명의 미드필더만을 배치해서 피를로를 바로 상대팀 미드필더들과 부딪히게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다. 콘테는 안정적인 4-2-3-1을 들고왔으며 피를로의 앞선에 미들라인을 하나 더 배치함으로서 피를로가 받을 압박을 막아주게 하였다. 그리고 밀란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는 점, 밀란이 미드필더들의 느린 기동력과 활동량덕에 빌드업에 문제를 자주 노출했던 점을 활용하기 위해 미드필더들의 압박지점을 올렸고, 뒷 선에 배치되었지만 마르키시오는 계속해서 전지하여 비달과 함께 빌드업의 시작인 반 봄멜과 두 중앙 미드필더들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특히 제대로 돌파된 적은 없었지만 양쪽의 윙들은 밀란의 풀백들의 전진을 막으며 밀란의 빌드업을 방해하는데 일조했다. 빌드업이 계속해서 막힘에도 보아텡의 도움이 없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위: 물러나서 지키는 4-1-4-1대형. 아래: 시도로프가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들에게 볼을 빼앗겼다.>

밀란의 빌드업이 애를 먹자 리히슈타이너는 마음껏 올라올 수 있었고, 센터백들과 함께 이브라히모비치를 막아서던 키엘리니도 시간이 갈수록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중원에서의 압박이 느슨함에 따라 피를로는 자유롭게 볼을 돌렸고 마르키시오와 비달은 4-1-4-1처럼 공격시에 변형되어 계속해서 밀란의 1.5선에서 골문을 위협했다. 밀란이 어설픈 압박으로 수비라인과 미들라인의 간격이 벌어지게 된 이후부터는 1.5선, 밀란의 바이탈존은 그야말로 유벤투스 미드필더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유벤투스는 밀란이 자기 진영에서 공격을 시작할 시에는 하프라인까지 내려가 4-1-4-1의 형태로 미드필더라인을 촘촘히 막아섰다. 그러나 공격권을 빼았기거나 밀란 선수들의 실수가 나올 경우 4-1-4-1의 이점을 이용하여 강도높은 압박으로 다시 공을 탈환하는 장면이 여럿 나와다.




밀란의 미드필더진을 깨기 위한 유벤투스의 선수들의 움직임의 예. 1. 순간적으로 두 명이 페널티 에이리어 안으로 침투한다. 2. 그때 이들을 마크하던 두 명의 미드필더들도 따라 움직이게 되고, 3. 볼을 가진 선수가 그 빈공간으로 침투하게 된다. 4. 수비라인을 지키던 미드필더라인이 순식간에 수비라인과 겹치게 되고, 두 라인이 하나의 라인이 되버린다.  5. 즉, 유벤투스의 선수들이 수비수들과 직접 마주보게 된다.


수비라인과 상대 미드필더(혹은 공격수)가 바로 마주하는 상황은 최악의 실점위기다.




이번 경기에서 밀란의 공격이 답답했던 이유는 바로 간격유지의 실패에 있다. 유벤투스의 선수들은 자기진영까지 내려왔을 경우 양 윙들까지 전부 수비에 가담하여 4-5-1에 가깝도록 미드필더들을 넓게 배치하였는데, 밀란의 공격은 숏패스보다는 중앙을 생략한 공격이 많았고 이는 패스의 성공률도 성공률이지만 순간적으로 각 라인간이 간격이 벌어지게 될 수있게 된다. 더군다나 후방에서의 지원이 부족하고 느린 밀란의 특성상 앞선 공격진과 미들라인의 간격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게된다. 유벤투스는 이러한 약점을 완벽하게 이용했고 1.5선의 간격을 좁혀 밀란의 공격진을 마치 가두는 형태로 수비했고 이는 효과적이었다. 수적 열세에서 선수 개개인의 키핑과 능력으로만 볼을 지켜내기엔 한계가 있기 마련. 밀란은 공격다운 공격도 시도하기 어려웠다.




6. 부치니치와 키엘리니


<원톱으로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부치니치> 

마트리대신 원톱으로 출전한 부치니치는 콘테의 기대에 부합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유벤투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페널티 에이리어로 침투하기 보다는 특유의 테크닉으로 밀란의 페널티 에이리어 부근에서 볼을 안정적으로 키핑하며 동료 선수들의 뒷공간을 열어주었다. 위 활동범위에서 볼 수 있듯이 부치니치는 페널티 안보다는 바로 바깥부근에서 계속해서 밀란의 수비진을 끌어내는 움직임을 가져갔으며 마르키시오, 비달과의 연계로 밀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크로스바를 맞추는 등, 스스로의 능력으로도 계속해서 슛팅을 가져가며 아비아티를 곤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번시즌 새로 팀에 합류했음에도 동료선수들과의 좋은 호흡이었다. 80분이 넘도록 좋은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던 부치니치는 결국 마르키시오의 골을 만들어내며 그를 믿어준 콘테에게도 보답하는데 성공했다.



키엘리니 역시, 콘테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데 첼리에의 부상으로 불안불안한 그로소대신 풀백으로 출전한 키엘리니는 수비와 공격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키엘리니는 리히슈타이너가 높이 올라갔을 때에도 센터백들과 협력하여 이브라히모비치, 카사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를 만날 때마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키엘리니는 오늘도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였다. 밀란의 측면공격이 위협적이지 않고, 거기다 아바테까지 없는 상황. 무서운 것은 밀란의 두 공격수들밖에 없었고, 수비시 센터백처럼 움직이며 보누치-바르잘리와 간격을 좁혀 밀란의 투톱과 보아텡을 막아내는 수비력은 굉장했다. 그리고 후반전엔 밀란의 헐거워진 압박과 벌어진 간격으로 수비에 여유가 생기자 공격시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앞으로 데 첼리에가 복귀하기 전까지 키엘리니의 풀백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7. 결론

유벤투스는 초반 기세를 좀 더 오래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얻은 가장 큰 전리품은 승점3점도 3점이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밀란을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자신감일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앞으로의 일정도 기대해볼만 할 것이다. 그리고 델피에로가 끝까지 안 나온것... 카메라는 비추었지만 결국 나오진 않았다. 유벤투스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과거 전성기 유벤투스를 이끌던 델피에로가 필드위에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유벤투스 선수들이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구장에서 디펜딩 챔프, 밀란을 상대로 승리했다. 마치 새로운 유벤투스의 시작을 상징하는듯 하다. 과연 콘테의 유벤투스가 올 시즌 어디까지 비상할지 기대해보자.

밀란 입장에서는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최악의 경기일정, 그리고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까지.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현재 6R가 끝난 시점에서 밀란이 얻은 승점은 겨우 5점. 득실도 -3점이고, 선두 유벤투스와의 승점차도 6점이 되버렸다. 그렇지만 아직 시즌초반일 뿐이고,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분명 순위는 오를 것이고 우승경쟁에 다시 뛰어들 것은 분명해보인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시즌 후반기에 승점 하나하나가 중요해질 시기가 되서 초반에 잃었던 승점때문에 후회할 상황이 안 생기길 바랄뿐이다.

이제 국가대표팀간의 경기로 2주간 리그가 쉬게 된다. 알레그리의 말대로, 오늘 경기는 계속해서 같은 스쿼드로 챔피언스리그와 리그를 병행했던 것이 가장 큰 화근이었고, 이 2주동안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줌으로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된 부진으로 저하된 사기와 지난시즌부터 보인 공격전술의 투박함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알레그리 입장에서는 무거운 숙제를 다시 부여받은 셈이 되었다. 과연 남은 2주동안 어떻게 팀을 추스리고 팔레르모와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