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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칼럼/일반

바르셀로나보다 더 공격적인 클럽이 있을까? (부제 : FC포르투 그리고 비야스-보아스)

바르셀로나보다 더 공격적인 클럽이 있을까?








1-1. 

현재 유럽축구의 중심은 단연 바르셀로나다. 올 시즌의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내에선 무리뉴를 영입하여 리그탈환을 외치던 마드리드를 제치고 다시 한 번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으며, 더 나아가 유럽무대에선 결승까지 올라온 천하의 퍼거슨경과 맨유를 마치 어린아이 가지고 놀 듯 농락하며 4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놀라운 성적이다. 이처럼 현 유럽 최강의 클럽은 바르셀로나다. 매 경기마다 메시를 필두로 한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이 보여주는 득점력은 보는이로 하여금 탄성과 존경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바르셀로나보다 더 공격적인 클럽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있다. 바로 얼마전 미니 트레블을 이룩한 "FC 포르투“가 그러하다.








1-2. 올 시즌 FC포르투의 리그/유로파 성적





10/11시즌 FC포르투는 30경기 27승3무 승점84점(역대 승점2위, 1위는 벤피카 28승2무86점)의 73득/16실( 57)의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성적으로 압도적인 리그우승을 이루었는데 2위 벤피카와의 승점은 무려 21점차다. 사실 70점까지만 승점을 쌓더라도 어느정도 우승이 가능한 포르투갈리그이기에 지난시즌 우승팀 벤피카로선 포르투와의 격차가 매우 충격적일 것이다. 사실 2위 벤피카도 3위 스포르팅과의 승점을 15점이나 앞서 있을만큼 분명 좋은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가 우승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난 시즌과 비교하여 FC포르투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비야스-보아스의 부임이라 할 수 있다. 작년 시즌 도중에 아카데미카에 부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시즌을 마무리. 이 지도력을 높이산 포르투는 비야스-보아스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으며, 그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으로, 올 시즌 부임하자마자 지난시즌 3위였던 포르투에게 리그 트로피를 다시 안겨주었으며, 구단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무리뉴가 갖고 있던 기존의 FC포르투의 최다승점과 최다무패경기 기록까지 갱신해버렸다. 






포르투갈리그의 강세가 대단했던 올 시즌 10/11유로파리그는 결국 FC포르투가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결승에서 브라가를 1:0으로 제압하며 클럽의 2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4강에서 라리가 4위의 강호 비야레알을 합계 7:4로 완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 전까지만 하더라도 로시와 치열한 득점왕경쟁을 하던 팔카오는 로시가 보는 가운데 한 경기에서만 4골을 폭발시키며 득점왕을 확정지었다. 포르투는 비야레알전 외에도 유로파리그 내내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더니 결국 15경기 12승1무2패(37득/14실)의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 팔카오는 17골을 기록하며 종전의 클린스만의 최다골기록을 갈아치우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트레블의 마지막 경기인 포르투갈FA컵 결승전. 결승에서 포르투는 비토리아 기마랑스를 맞이하여 제임스 로드리게스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6:2 대승을 거두었는데, 이로써 3년연속 FA컵우승에 이어 무리뉴시절 이후 8년만에 다시 한 번 트레블을 거두는 기염을 토한다. FA컵 7경기동안 6승1패(20득/6실)의 역시나 압도적인 경기력과 스탯으로 현 포르투갈 최강클럽임을 증명하였다.




10/11 올 시즌 다른 주요 클럽별 경기기록(리그 챔스 FA( 칼링컵))


* FC 포르투 52경기 45승4무3패 (승률86%) 130득/36실 - 평득2.5 평실0.69
* 바르셀로나 60경기 45승10무5패 (승률75%) 147득/35실 - 평득2.45 평실0.58
* 레알마드리드 59경기 44승9무6패 (승률74%) 144득/42실 - 평득2.44 평실0.71
* 맨체스터utd 59경기 38승14무7패 (승률64%) 111득/54실 - 평득1.88 평실0.91
* 아스날 58경기 31승13무14패 (승률53%) 119득/64실 - 평득2.05 평실1.10





1-3. 올 시즌 주요 포르투 선수들의 스탯



ST. Hulk 리그 26경기 23골4어시 / 유로파 15경기 4골4어시
ST. Falcao 리그 22경기 16골 / 유로파 14경기 17골2어시
MF. Varela 25경기 10골1어시 / 유로파 10경기 1골1어시
MF. Guarin 리그 22경기 5골1어시 / 유로파 14경기 5골3어시
DF. Álvaro Pereira 리그 21경기 / 유로파 12경기 2어시



필자가 생각하기에 FC포르투 공격부분을 놓고 봤을 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5명의 스탯이다. (바렐라같은 경우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유로파리그에선 바렐라와 C.로드리게스와 J.로드리게스가 비슷한 출장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그에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출장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바렐라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반대측면에 있는 헐크 때문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 포르투 대부분의 골은 보시다시피 헐크와 팔카오를 통해 기록되었다. 그 다음 많은 골을 기록한 이는 역시나 측면공격수인 바렐라인데, 이는 FC포르투의 주요 득점루트를 짐작케한다. 


그리고 나머지 두 선수인 구아린과 페레이라를 말하자면, 사실상 스탯면에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두 선수다. 하지만 이는 포르투의 경기를 직접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포르투로 오기 전까지 수비형MF로서 그저 그런 활약을 펼치던 구아린은 FC포르투로 이적 후, 알비오 바실레감독에 의해 좀 더 전진된 위치에서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이는 성공적인 활약으로 이어지게 됐다. 특히 무티뉴가 영입되고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부임하게 됨으로써 더욱 더 전진되어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올 시즌 포르투의 트레블에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FC 포르투를 보지 않았다면 의아해 할 수도 있는 선수인 마지막 알바로 페레이라는 간략히 설명하자면 그 공격력만 봤을 때는 우루과이산 다니엘 알베스라고 해도 될 만큼의 폭발적인 선수. 우루과이에서는 측면MF를 볼 정도로 남미윙백답게 보통 윙백이상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포르투가 왼쪽에서 페넌트레이션이 이루어질 때의 모습을 보면 왼쪽 윙포워드인 바렐라(혹은 2명의 로드리게스)보다 알바로 페레이라이라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올 때가 많다. 사실 이러한 모습들은 바르셀로나가 알베스를 통해 우측면에서 페넌트레이션을 진행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지금까지 올 시즌 FC포르투의 성적과 중요 선수의 기록을 살펴봤는데, 어떠한가. 현재의 FC바르셀로나가 사기적인 역대급 팀이라, 포르투가 리그/유럽 가릴 것 없이 올 시즌 굉장한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묻히긴 했지만, 단순 수치상의 기록만으로도 포르투의 올 시즌 소위 말하는 포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포르투의 실제 경기를 보면 그 스탯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포르투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니, 그 원동력을 살펴보기 전에 그 원동력을 만들어준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마드리드에게 넘어간 타이틀을 다시 찾고, 현재의 바르셀로나로 만든게 과르디올라감독이라면, 벤피카에게 넘어간 타이틀을 다시 찾고, 현재의 포르투로 만든 근본적인 원인은 안드레 비야스-보아스라 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모든 명문클럽들이 주목하는 젊은 감독을 먼저 살펴보자.










2-1.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사실 안드레 비야스-보아스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안드레 비야스-보아스의 영화같은 성장기이야기는 다 알 것이고, 특히 포르투-첼시-인테르시절부터 함께한 무리뉴 덕분에 그의 배경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렇지만, FC포르투의 전술적 측면을 분석하기 전에 반드시 언급하고 싶기에 다소 뻔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글을 이어가겠다.


비야스-보아스는 2009년 10월에 프로팀 감독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불과 2년도 채 안된 말 그대로 감독 초년생이다. 이를 감안하면 그가 현재 포르투에서 보여주는 성적은 놀랍기만 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프로 축구선수로써 아예 경험이 전무한 진짜 非 선수출신 축구감독이다. (비야스-보아스와 항상 비교대상에 오르는 무리뉴는 미천하게나마 프로선수로 뛴 경력이 있긴하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기에 우리에겐 체육교사출신이라 알려져 있지만) 그럼 이러한 그가 어떻게 감독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냐.. 그것은 무리뉴와 마찬가지로 잉글랜드의 명감독 보비롭슨 경과의 인연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우승을 故보비롭슨 경에게 바칩니다.”
-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1




무리뉴의 축구인생에 있어서 큰 영향을 끼친 보비롭슨 경은 비야스-보아스에겐 더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비야스-보아스와 보비롭슨 경은 매우 색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1994년 당시 롭슨과 같은 아파트에 살던 16살의 비야스-보아스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축구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만으로 대담하게 롭슨에게 편지를 보낸다. (비야스-보아스의 할머니는 영국계 이민2세였고, 어머니는 영국인이었기에 그는 어릴 때부터 능숙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편지의 내용인 즉 슨, 당시 포르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던 도밍고스 파시엔시아를 이적시키려는 롭슨의 결정에 대한 반박이었는데, 이 편지에 큰 감명을 받은 보비롭슨은 며칠 뒤에 어린 비야스-보아스를 불러서 그에게 포르투의 다음 몇경기를 보고 그의 주장을 뒷밤침할 보고서를 만들어 와보라고 요구합니다. 후에 그의 보고서를 보자마자 롭슨은 그를 유스팀코치로 선발하고, 그가 지도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줍니다.


* 참고로 재미있는 사실은 어린 비야스-보아스와 보비롭슨을 어찌보면 이어주게 큰 역할을 했던 도밍고스 파시엔시아는 브라가의 감독이 되어, 친정팀 FC포르투와 비야스-보아스를 상대로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루게 되었죠... 뭐 아시다시피 결과는 비야스-보아스의 승리로 끝났지만, 정말 기막힌 인연인 것은 사실 ^ ^






“누군가에겐 그저 잊혀졌을지 모르겠지만 내 축구 인생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보비롭슨 경입니다. 작별 인사를 전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기회를 빌어 그와 그의 아내, 엘지 여사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그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16세의 나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고 전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훈련장으로 데려갔고 훈련도 보게 해주었지요. 같은 아파트 동에 살던 어린 아이를 다가올 수 있게 존중해주었던 것이죠.”

-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2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보비롭슨 경의 도움으로 결국 2003년 UEFA A 코치 자격증을 수료하게 됩니다. 이에 앞서, 비야스-보아스는 만 21살의 나이에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영국령 버진군도 대표팀의 초대감독으로 부임하여, 무명의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북중미 월드컵예선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물론 탈락했지만 비야스-보아스는 어린 나이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후 포르투시절부터 보비롭슨경과 함께 일하며 비야스-보아스의 능력을 알아 본 무리뉴는 상대팀 전력분석팀을 맡아달라고 하였고, 보아스는 이에 응한다. 비야스-보아스는 이후 무리뉴 사단의 핵심이 되어 포르투 - 첼시 - 인테르로 옮길때까지 같이 일하게 된다.


실제로 비밀리에 역할수행을 했던 비야스-보아스의 전력분석팀은 무리뉴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된다. 비야스-보아스는 상대팀의 선수들을 분석하여 그들의 장,단점과 플레이경향을 가시적인 결론으로 도출하여 무리뉴에게 전달했는데, 이는 각 선수들에게도 DVD로 전달되었다. 그렇기에 무리뉴는 비야스-보아스를 전폭적으로 신뢰했고 언론에도 “그는 나의 눈과 귀”라고 치켜세웠다. (훗날 이러한 발언들로 인해 언론에서 곧잘 무리뉴와 비교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때마다 비야스-보아스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결국 차차 명성을 쌓아가던 비야스-보아스는 만32살의 나이에 포르투갈리그에서 부진을 면치못하던 아카데미카의 부임을 요청받고, 이로서 무리뉴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비야스-보아스가 부임하기 전까지 1승도 못하고 하위권에 머물러있던 아카데미카는 보아스가 온 후로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 11위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고, 이를 눈여겨 본 FC포르투는 비야스-보아스를 새 감독으로 영입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비야스-보아스는 첫 시즌에 130골 돌파, 36경기무패기록(무리뉴와 前 포르투감독 페레이라의 33경기 무패 경신), 포르투갈리그 역대최다연승(16연승), 최다승점차우승(21점), 미니 트레블(리그 유로파컵 FA컵), 역대 최연소 유럽클럽대항전 우승감독등 갖가지 기록들을 경신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 포르투에 부임하기 전, 아카데미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난 비야스-보아스에게 스포르팅 리스본과 포르투에게서 동시에 러브콜을 날렸는데, 이때 고민하던 비야스-보아스에게 무리뉴가 FC포르투로 가라고 조언을 해줬다고 함






2-2. 무리뉴 vs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앞에서 봤듯이 감독생활 내내 무리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운명을 타고난 비야스-보아스. 그런지 몰라도 비야스-보아스는 그러한 무리뉴와의 비교에 대하여 언론에 대해 항상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다. 이는 마치 비야스-보아스가 무리뉴의 제자라는 흔히들 알고 있는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되는데, 알려진 사실과 달리 포르투-첼시-인테르시절동안의 그는 무리뉴와 대등한 관계로 이루어진 비즈니스적 파트너관계였다. 오히려 그의 스승은 보비롭슨 경을 꼽을 수 있다. 무리뉴와 비야스-보아스는 보비롭슨 경의 휘하에서 같이 일하며 성장한 동기생(?)이라 할 수있다. 실제로도 비야스-보아스는 스카우터 이상의 역할을 하며 팀 운영에 관여했는데, 그는 무리뉴의 첼시를 EPL정복하게 해준 “4-3-3”의 완성에 매우 큰 기여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밝히듯이 그는 무리뉴와는 전혀 상반된 스타일의 축구철학을 가지고 있다. 둘 다 표면적으로는 똑같은 4-3-3을 지향하는 듯 허나, 사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매우 다르다. 우선, 첼시시절 보여준 무리뉴의 4-3-3이 보여주는 색깔은 우선 “안정성”이다. 무리뉴가 첼시-인테르-레알을 맡으면서 보여준 전술이 전부 같진 않으나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바로 안정감이라 할 수 있는데, 첼시시절 무리뉴의 4-3-3은 4백라인과 미드필더라인 사이의 공간에 마케렐레(수비형MF)를 배치함으로써 대형 전체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존재감은 덜 했을지 몰라도 마케렐레는 첼시시절 4-3-3의 핵심선수였다.(물론 지금은 당시 마케렐레의 존재감을 모르는 팬들은 없다.) 이러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무리뉴는 상대적으로 공격보다는 수비에 먼저 중점을 두었고, 이는 측면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무리뉴의 4-3-3은 4-1-4-1, 혹은 4-5-1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무리뉴의 안정감있는 4-3-3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선수들 전원이 맞춰진 대로 기계처럼 딱 딱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반해 비야스-보아스의 4-3-3은 어떠한가. 비야스-보아스의 4-3-3은 오히려 펩 과르디올라의 4-3-3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부츠케츠와 마찬가지로 4백라인 바로 위에 안정적인 빌드업능력을 갖춘 페르난두를 배치하여 자연스러운 공격 전개를 유도하는 비야스-보아스는 무리뉴의 4-3-3에 비하여 매우 공격적이다. 또한 수비라인이 설정되는 높이 또한 굉장히 높은데, 이는 무리뉴의 4-3-3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윙백의 전진을 중요시하여 마치 경기 중 포르투는 3-4-3의 진형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는 마치 과르디올라가 만든 바르셀로나의 4-3-3을 연상케 하는 점이 많다. 그리고 실제로도 비야스-보아스는 인터뷰에서 펩에게도 우승의 공을 돌린다고 언급하였다.








“오늘의 승리를 고생한 모든 선수들과 스텝들, 또 우릴 응원해준 서포터들에게 바칩니다. 무리뉴감독에게도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소 놀라울 수도 있겠지만,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이 영광을 돌립니다"

“과르디올라는 내게 매일 영감을 준다.”

“운이 좋게도, 지난 2월에 나는 그를 실제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나는 그뿐만 아니라, 그의 축구 철학과 FC 바르셀로나의 축구 철학에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3




또한 전술의 운용적인 측면에서 무리뉴와는 상반된 모습을 추구한다. 무리뉴는 철저하게 선수들을 자신의 전술적 틀 안 에 구속시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선수들의 재능보다는 팀전체 전술의 완성도를 더욱 중요시한다. (무리뉴의 이러한 점은 또 아리고 사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에 반해 비야스-보아스는 인터뷰에서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 나는 축구를 전술로서 보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재능을 더욱 끌어올리고 육성하는데 더욱 중점을 둔다."며 "고 밝힐 정도로 선수들의 재능을 발휘하는 점에 중점을 두는 자율축구를 추구한다.


아카데미카의 기술스태프는 비야스-보아스의 아카데미카시절 팀운용에 대해 “비야스-보아스는 팀의 모든 세세한 상황을 분석하고 연구하려 한다. 심지어 가끔은 선수들에게 전술적인 면에 대해 의견을 묻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술에 대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내게 와서 알려달라.’고 말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곧잘 비교되는 무리뉴와는 전혀 다른 축구철학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좋아한다는 펩 과르디올라와는 전술적인 측면에선 닮았을지 몰라도 클럽과 운용과 선수들의 운용적인 면은 또 전혀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진짜 비야스-보아스는 무리뉴와 펩 과르디올라와 전혀 다른 감독이면서 이 셋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점이 굉장히 많음. (앞으로 이 셋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 같다.)



“나는 제2의 누군가가 아니다. 사람들은 내가 항상 내가 얼마나 어린 지에 주목한다. ”

“나는 무리뉴와 얘기를 나누진 않습니다. 내가 그를 떠난 뒤로, 아마데미카에 있을 때까지는 그와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지금은 아닙니다.”





“경기의 예측불가능한 면을 좋아한다. 선수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표출하려면 경기 중 스스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지금까지 포르투의 2010/11 모든 대회에서의 성적과 안드레 비야스-보아스감독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본격적으로 이제는 FC포르투가 강한 진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3-1. “측면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포르투의 시즌 베스트11




FC포르투의 가장 큰 특징은 측면에 대한 완벽한 공략이다. 사실 4-3-3 자체가 4-4-2나 다른 기타 전술에 비해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만드는 데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사이드에서 많은 플레이들이 이루어지다. 그러나 포르투의 측면공략은 가히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경기 내내, 아니 대부분의 경기를 전부 측면에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일에 집착한다. 사실 바르셀로나 혹은 마드리드, 맨유와 같이 측면에 강점을 가진 다른 클럽들과 비교하더라도 확연히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헐크의 결승전 활동반경




매우 넓은 활동반경을 가져가는 팔카오와 구아린의 움직임은 바렐라와 헐크같은 측면 포워드들과 연계되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포르투의 상대 왼쪽 라인 공략시, 오른쪽 측면포워드인 헐크 같은 경우는 상대 윙백들과의 1:1을 자주 매치업 시켜주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비야스-보아스의 헐크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준다. 그에 반해 왼쪽에서의 측면공략은 주로 알바로 페레이라와 측면포워드간의 연계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포르투의 지공시 경기 모습을 보게되면 페레이라는 흡사 바르셀로나의 다니 알베스를 연상시킨다. (제임스 로드리게스같은 경우 아직 유망주티를 벗지 못한 모습이다. 페레이라와의 연계보다는 스스로 돌파하여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성향이 짙다. 그러나 이러한 돌파력과 스피드는 후반 교체카드로서, 포르투의 측면지배력에 큰 힘을 실어준다.)





경기 중, 비야스-보아스는 직접 필드 앞까지 나와서 선수들에게 위치를 잡아주고 선수들간의 간격을 지시하는데, 이는 그가 구사하려는 4-3-3이 얼마나 각 선수들간의 라인유지와 포지셔닝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미 스카우트로 활약할 무렵부터 인정받아 온 비야스-보아스의 뛰어난 축구분석력과 선수 이해도가 감독이 되어서 더욱 발전한 느낌이다. 경기 도중 일어나는 매 상황마다의대처가 능숙한데, 특히 후반전만 되면 안 풀리던 경기가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술~술 풀리는 포르투의 경기력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포르투의 좌우 사이드는 굉장히 넓게 벌어져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포르투는 자기 진영에서 빌드업을 진행할 때나, 지공시 상대의 수비 진형이 갖추진 뒤에 페넌트레이션을 진행할 시, 전형 자체가 양 사이드로 매우 넓어지게 되는데, 이는 상대의 밀집된 수비라인을 분산시킴으로서, 상대의 긴밀히 유지된 간격을 벌리고 중앙 미드필더(주로 구아린)나 오버래핑 올라온 측면 수비수(주로 페레이라)의 측면침투를 용이하게 만든다. 공간 자체를 와이드하게 펼침으로서, 중앙 미드필더들이 전진할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으로 중앙 미드필더들이 침투하여 공간을 차지하게 되면, 양 측면 포워드와 윙백이 전진하여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유로파리그 결승전 MVP 팔카오




그럼,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과정에서 센터포워드 팔카오의 넓은 활동반경은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 극복에 큰 힘이 된다. 팔카오는 넓은 범위를 움직이며 숫자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그라운드 내내 움직여준다. 이 뿐만 아니라, 팔카오는 최전방에서 직접 수비수들을 끌고나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팔카오의 가장 큰 장점은 그라운드 후방까지 내려와서 직접 공을 받아주고 연결하는 그 폭넓은 활동반경이라고 생각한다. 이 것 뿐만 아니라 연계플레이 부분에서도 팔카오는 훌륭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FC포르투의 기본 룰

위 그림처럼 항상 경기가 풀리진 않겠지만, (실제론 선수들의 창의성에 중점을 두는 비야스-보아스감독의 특성상 경기 중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경기의 기본 바탕은 저렇게 요약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왼쪽윙백인 페레이라가 전진해서 사이드쪽에서 바렐라와 위치를 잡게 되고, 우측면은 헐크와 구아린이 자리를 잡아줌(우측 풀백인 사푸나루는 반대편의 페레이라처럼 그렇게 돌파를 하진 않음. 보통 측면으로 전형을 벌려서 구아린&헐크와 트라이앵글을 형성, 패스축을 만들어주고, 돌파보다는 다이렉트로 페널티박스로 크로스를 올려줌.) 이로서 양 측면 어디서도 최소한 동률 내지, 수적우위를 가져가게 되고 여기서 발생한 중앙의 빈 공간으로 무혈입성 하게 되는 무티뉴를 축으로 하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포르투의 빌드업 장면. 측면에 중점을 두어, 중앙에는 빈 공간이 많이 난다.




공격시에 보여주는 포르투 전형의 3-4-3화(3-7식의 극단적 공격형태)가 펩의 바르셀로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르셀로나는 측면수비수들의 전진을 통해 어느 측면에서든 중앙의 이니에스타&샤비와의 연속적인 트라이앵글의 형성을 가능케 하여 무수한 패스공간을 만들어 내는데 이를 통해 샤비와 이니에스타는 중앙에서 측면으로의(횡패스) 놀라운 패스들을 통해 골을 만들어 낸다.

그렇지만 포르투 같은 경우는 다소 비슷한 전형일지 몰라도,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통해 직접 돌파를 하는 쪽을 선호한다.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이용한 2:1 패스라던가, 개인의 드리블 돌파라던가, 어느 쪽이든 분명하게 상대의 측면을 무너뜨린 다음에 중앙으로의 연결을 통해 골을 성공시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공격루트를 애용한다.

하지만 항상 경기가 이렇게 진행될 순 없다. 예를 들어 측면에서의 전진(윙백)이 더뎌진다던지 상대의 중앙의 압박이 강하여 수적 열세를 극복 못했을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이럴 때면 포르투의 중앙수비수들은 더더욱 전진하여 직접 다이렉트로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남미수비수들인 호란두와 오타멘디가 이런 능력에선 돋보인다. 뛰어난 개인기를 가진 이 수비수들은 직접 중앙선까지 올라와서 중앙에서의 수적열세를 극복케하고, 여의치 않다싶을 경우는 중앙을 안 거치고 바로 다이렉트로 측면으로의 롱패스를 시도하여 상대의 수비대형에 균열을 일으킨다.




상황1. 사푸나루의 롱패스 -> 구아린 

비야레알이 이미 자기 진영에 다 내려가서 라인을 갖추고 있는 상황. 여기서 포르투는 중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롱패스를 시도합니다. 이 때 포르투의 포워드들의 위치를 살펴보면, 매우 넓게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비야레알 수비수들간의 세로 반경을 넓히게 되고, 그 후에 측면공격수들의 움직임으로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창출하여 그 빈틈을 구아린이 파고드는 전형적인 포르투의 공격방정식이 성립된다. (너무 빨리 지나가지만..ㅠ 자세히 보면 구아린의 침투 이전에, 비야레알의 윙백을 유인하는 헐크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상황2. 오타멘디의 롱패스 -> 헐크

상황1과 마찬가지로, 상대 선수들이 전부 라인을 갖추고 있다. 페르난두는 중앙에서의 볼 전개가 어렵다고 판단. 이를 오타멘디에게 연결하는데 오타멘디는 주저없이 바로 측면으로 롱패스를 연결한다. 그 후 헐크가 측면에서 볼을 받아낸 뒤에는 흔한 브라질리언의 흔한 돌파가 나오는게 대부분이다.



포르투의 역습.



바르셀로나의 4-3-3과 또 다른 것은 포르투의 축구가 절대 점유율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야스-보아스의 4-3-3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다시 말해서 볼의 "소유"가 아니라, 볼이 "측면"으로 얼마나 빨리 전개가 되느냐 혹은 "측면"에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상대 수비진의 뒷공간을 만드는가가 중점이 된다. 이는 바르셀로나와 포르투의 빌드업 과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빌드업이 피케-푸욜-부츠케츠의 트라이앵글로부터 시작되어 중앙라인 부근에서 아비달-이니에스타-샤비-알베스가 만드는 수많은 패스루트를 바탕으로 볼을 소유하면서 진행된다면, 포르투는 페르난두-무티뉴-구아린으로 이루어지는 3명의 미드필더를 거쳐서 바로 측면으로 전개가 된다. 넓게 펼쳐진 2-5-3식의 전형이 갖춰지면 측면에서의 패스루트가 완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측면공격이 진행됨.




팔카오의 활동 반경. 끊임없이 중앙까지 내려와서 볼을 운반해준다.




이 때, 미드필더 라인에서의 공간이 여의치 않게되면 중앙을 거치지 않고 측면의 풀백들이 직접 볼을 운반하여 라인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고, 앞에서 말 했듯이 팔카오가 중앙까지 내려와서 직접 볼을 키핑하고, 다시 측면으로 내주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바꿔 생각하면 측면으로만 볼이 가면 포르투의 공격의 반은 성공한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굳이 짧은 패스를 통해 어렵게 전진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즉 포르투의 공격은 다이렉트 플레이의 빈도가 바르셀로나에 비해 높다. 굳이 어렵게 짧은 패스를 통하여 중앙을 거친 뒤에 측면으로 볼을 운반하는 방법을 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비야스-보아스가 강조하는 "측면"에서의 전개가 최대한 빨리 이루어지도록 가능케한다. 상대가 이미 진치고 있는 지점을 피해서, 반대편 측면으로 전장을 전환시키데 재능이 있는 무티뉴와 구아린의 존재가 다이렉트 게임(롱패스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상황3. 팔카오와 J.로드리게스의 2:1플레이(근데 자세히 보면 그것보다도 더 눈에 띄는건 팔카오와 구아린의 오프더볼에서의 움직임)


그렇다고 해서, 포르투가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서투른 것은 아니다. 측면에서의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것이기 때문이지, 중앙에서의 훌륭한 연계플레이도 가능하다. 다만,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쉽고 확실한 방법(비야스-보아스의 축구철학이 이렇다는 것이니 "그것 보다는 바르셀로나의 방식이 최고다"와 같은 비교글은 미리 사양함.) 있는데, 굳이 어렵게 중앙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실 포르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자. 그냥 측면으로 다이렉트로 연결해서 포워드와 수비수, 1:1 싸움 붙여주거나 연계플레이로 측면에서 수비라인 무너뜨리는게 한 경기에서 몇 번 나올까 말까한 저런식의 2:1패스로 중앙돌파와 같은 방법보다 더 쉽고 편하지 않을까?




FC포르투의 패싱루트는 단순하다. 돌리고 돌리다 측면으로, 돌파 후 헐크 골 or 크로스 후 팔카오 골





지금까지, 포르투의 공격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이런 공격력만으로 올해의 결과를 이루어냈을까? 

포르투와 경기를 하고 나면, 상대팀은 숨막힌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포르투가 진짜 강한 이유를 소개할려고 한다.





3-2. “수비시에는 공간을 쥐어짜내라”


3-2-1. 높은 수비라인




포르투의 매우 높은 수비라인




포르투의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본 축구팬이라면 한번쯤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것이다. "저기, 그냥 패스 한 방이면 뚫리지 않을까? 왜이리 수비라인을 올리지?" "너무 올리는거 아냐?"와 같은 불안감을 말이다. 홈&어웨이&상대를 가리지 않고 경기 내내 하프라인까지 높은 라인을 유지하는게 참 무모하다 싶어 보일 때가 있다. 포르투의 수비라인이 설정되는 높이는 아마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곤 비교할 클럽이 없을 것이다. 흡사 중앙수비수들이 전부 중앙 미드필더와 같이 보일만큼 중앙선부근까지 올라와서 빌드업을 진행한다. 왜 이렇게 포르투는 높은 라인을 유지하려고 하는것인가?

포르투가 라인을 높이면서 가져가려는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첫째, 포르투는 볼을 소유하게 되면 이미 포워드들이 전방에서 넓게 퍼져서 위치선정을 잡기 때문에 당장 중앙에서 상대의 압박에 수적 열세를 맞이할 공산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앙수비수들이 더욱 더 전진하여 페르난두와 무티뉴에게 볼을 돌릴 수 있는 패스 공간과 루트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비야스-보아스의 공격축구를 위해선 끊임없이 템포를 쉬지 않고 측면을 공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중앙수비수들이 간격유지를 통해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자기편 하프라인안에 가둬놓고 조여감으로써 끊임없이 공격함과 동시에 상대의 공격을 시도조차 못하게 애초부터 막아 버린다. 

셋째, 풀백들이 전진되어 있고 중앙미드필더들과 측면포워드들까지 전부 넓게 퍼져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수비로 전환해야 될 상황이 생길 경우 상대 공격수들과의 숫자싸움에서 너무나 밀리게 되는데, 이를 완벽하게 커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3명에 가까운 수비라인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막는 방법은? 역시나 오프사이드다. 오프사이드트랩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전진이 가능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중앙선 부근에서 아슬아슬하게 라인유지를 하는 것이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성공시키는 포르투 수비진.



바르셀로나에 피케와 푸욜이 있다면, 포르투에는 홀란두와 오타멘디가 있다. 이 젊은 센터백듀오는 마치 피케와 푸욜을 연상시킬정도로 영리하게 수비라인을 유지한다. 홀란두가 라인을 조정하고 수비라인을 지휘한다면 오타멘디는 굉장히 전투적으로 수비를 하는데, 특히 상대의 역습시에 수비숫자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라인을 지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수비를 한다. 이는 서로간의 호흡과 공간이해도가 부족하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이렇게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선, 오프사이드 트랩이 최고의 수비다.

포르투가 수비장면을 볼때마다 느낄 수있는건데, 서로의 간격을 좁혔다가 다시 넓혔다가 자유자재로 조절 하는 움직임이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오프사이드 트랩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1. 좌측 수비수인 페레이라가 순간적으로 니우마르를 놓치는 바람에 트랩에 실패한 모습(카니->니우마르)
상황2. 공격중에 공을 빼앗기면, 포르투의 높은 수비라인은 상대의 역습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카니->카솔라)


이렇게 오프사이드 트랩에 실패하게 되면, 상대는 단숨에 포르투의 위험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

오프사이드 트랩에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포르투는 어떠한 준비를 하는가. 

일단 포르투의 수비진은 모두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수비수들로 이루어져있다. 중앙수비수인 오타멘디와 홀란두는 굉장히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으며, 왼쪽의 페레이라 또한 마찬가지다. 비야스-보아스는 4백을 모두 피지컬이 좋은 수비수들로 구성함으로서, 오프사이드 트랩이 실패했을 경우 최대한 빨리 페널티박스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들의 준수한 스피드는 트랩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다시금 뒤로 물러나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지만 이들의 스피드가 아무리 빠르다 한들, 공을 쫓아갈 순 없다. 그렇다면 포르투가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골키퍼의 스위퍼화다. FM을 보면 스위퍼-키퍼라는 표현이 있다. 거기에 딱 맞는 선수가 포르투의 헬톤 골키퍼다. 헬톤은 여타 다른 키퍼들에 비해 경기내내 전진되어 움직이는데, 이는 오프사이드 트랩이 실패했을 경우 빠르게 판단하여 튀어나가기 위함이다. 실제로 포르투의 경기를 보면 헬톤 골키퍼가 페널티지역을 벗어나와서 직접 수비하는 경우가 경기당 한두차례는 나올 것이다.




헬톤의 활동반경. 분명 헬톤은 골키퍼란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굉장히 전진해서 플레이한다.




사실 위와 같은 조건을 다 갖추더라도 항상 오프사이드 트랩을 성공시킬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홈&원정&상대를 가리지 않고 포르투의 수비라인을 중앙선부근까지 올리는 모습을 보면 비야스-보아스의 전술이 얼마나 공격적인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수비라인을 올림으로써 얻어가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르투의 실점에 대한 위험은 90분 내내 안고가야 되는 것이고, 이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선 수비라인의 조직력과 수비진들간의 간격을 유지하는 능력을 더더욱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돌아가는 포르투의 수비. 서로의 간격을 조절하면서, 라인을 내렸다가 다시 올리면서 상대를 몰아내는 움직임이 훌륭하다!


하지만 경기중에, 역습상황 말고도 상대의 공격에 대비해야 될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상대가 포르투의 압박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고, 포르투 진영까지 공을 몰고 나오는데 성공했다면 이제 수비는 다르게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과연 지공상황에서의 포르투의 수비는 어떻게 진행될까?




3-2-2. 페르난두와 4-1-4-1




역할은 조금 다르지만, 각자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마케렐레와 부스케츠.




마케렐레와 부스케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로 주어진 역할은 다르지만 4-3-3의 꼭지점에서 자신만의 특별함으로 세계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렇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선수는 이 둘의 특징을 반 반 섞어놓은 듯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며, 1년동안 포르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 선수가 바로 페르난두다. (여기서 미리 논란이 되기 전에 밝혀놓고 가자. 저 셋의 기량면에서 그렇다는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적인 면에서 비교한 것이니.. 혹시나 욱했다면, 진정하길 바람. 마케렐레는 수비형MF 레전드중 한 명이고, 부스케츠는 이제 세계최고의 수비형MF 대열에 막 합류한 선수.. 페르난두는 아직 제대로 유럽 전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았고... 실력적으론 서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나도 생각함)

포르투의 수비의 첫 번째 키워드가 "오프사이드 트랩"이라면 두 번째 키워드는 "4-1-4-1과 페르난두".





<좌> 바르셀로나의 4-3-3                                <우> 첼시의 4-3-3 (4-1-4-1)




그에 앞서 바르셀로나의 4-3-3과 무리뉴시절 첼시의 4-3-3이 수비시에 가지는 차이점이 무엇일까? 다른 차이점들도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꼽는 차이점은 수비시스템의 차이다. 바르셀로나같은 경우는 첼시에 비해 순수 4-3-3에 더 가까운 시스템인데, 전방의 쓰리톱이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주되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는 수비가담은 적은 편이고 수비라인 자체가 높다. 첼시는 오히려 4-3-3의 양 포워드들을 유연하게 미드필더화시켜서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린다음 측면포워드들에게 적극적으로 수비를 요구하며, 수비라인 또한 평균적으로 바르셀로나에 비해 뚜렷하게 내려가 있다. 이는 마인드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바르셀로나는 4-3-3이 4-1-4-1처럼 변형되어 4-3-3이 가지는 이점을 못 살리는 상황을 막기위해 적극적으로 하프라인위에서부터 압박하는 것이고 첼시는 스스로 수비시에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가서 미리 진을 치고 미드필드구역에서 타이트하게 압박을 하면서 역습을 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포르투가 아닌 두 팀의 수비시스템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는 이유는 비야스-보아스 또한 이들의 4-3-3과 매우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야스-보아스가 추구하는 축구철학은 펩의 4-3-3이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첼시의 4-3-3(앞의 2-2에서 말했듯이 비야스-보아스는 첼시의 전력분석팀 시절에도 직책 이상으로 팀 운영에 관여, 무리뉴와 함께 첼시의 4-3-3 완성에 큰 기여를 했음) 또한 그가 만든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르투는 그 두가지 시스템 모두와 공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기진영까지 내려온 포르투. 팔카오를 제외한 좌우 윙포워드들도 경우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
수비시 4-1-4-1로 전환되는 포르투의 전형은 마치 과거 첼시의 4-3-3을 연상시킨다.




다시 말해, 3-2-1의 내용이 바르셀로나의 4-3-3과 공통점을 지닌다면, 자기진영까지 어느정도 내려간뒤에 수비하게 되는 포르투의 모습은 과거 무리뉴시절 첼시의 4-3-3이 보여주는 수비적 메커니즘과 공통점을 보인다. 첼시가 리그에서 수비를 하고 있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는 누구인가. 마케렐레다. 그와 상응하는, 포르투의 수비장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될 선수는 페르난두다.

비야스-보아스의 포르투는 90분 내내 상대를 가둬놓고 공격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공격적 메커니즘은 앞에서 말했듯이 <u>"최대한 넓게, 최대한 측면으로 전진하는 것"</u>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수비하는 시간이 많아서도 안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하는 공간 또한 최대한 전진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포르투의 수비는 공을 뺏는것도 중요하지만, 압박을 통해서 최대한 상대를 하프라인 위로 밀어내는 플레이 또한 못지 않게 필요하다. 이를 하기 위해선, 상대가 볼을 소유한 채 하프라인을 넘어오더라도 수비라인을 최대한 높게 유지하면서 버텨내는 경기방식이 나와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핵심역할을 수행 하는 선수가 페르난두다.




4-1-4-1처럼 전환된 수비대형. 4백과 미드필더라인 사이에 위치한 선수가 페르난두다.




페르난두는 마치 마케렐레처럼 4백 바로 앞에 위치해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1에 위치한 페르난두를 중심축으로 역삼각형 미드필더의 무팅요와 구아린은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전진해서 압박을 하고 측면포워드들이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하프라인 부근에서 미드필더와 함께 공간을 최대한 쥐어짜서 압박해 버린다.

이 때 포르투는 수비라인이 내려가지 않기위해 최대한 버티려는 노력한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수비라인이 내려가도록 강요받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 사이에서 이들의 간격을 유지해주는 선수가 페르난두다. 4명의 미드필더가 적극적인 압박을 나가기 때문에 자칫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간의 위치선정에 호흡이 어긋나게 되면 상대에게 넓은 공간을 내어주게 된다. 그렇게되면 안그래도 측면에 넓은 공간이 생기게되는 포르투로서는 실점위기에 처할 확률이 높다. 그러한 실점위기를 막는 것이 페르난두의 역할인데, 페르난두는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마치 자물쇠처럼 봉쇄한다. 이는 윙포워드들까지 수비에 가담함으로서, 압박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페르난두가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마치 프리롤처럼 수비에 있어서 자유를 부여받은 페르난두는 라인 사이의 빈 공간을 메꿔주며 필드의 어느 부분에서든 상대보다 수적우위를 가져갈 수 있게 도와준다. 위 사진을 보면, 포르투의 수비가 상대를 몰아세우는대 성공한 모습이다. 상대의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이 위치한 어느 공간에서든지 포르투 선수들이 상대보다 더 수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페르난두가 위치해있다. 그리고 항상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가져가려는 포르투 선수들의 높은 공간이해도를 볼 수 있다. (확실히 포르투 선수들의 간격이 상대보다 더 조밀하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항상 수비가 완벽하게 성공할 순 없다. 포르투의 실점경보는 상대가 포르투의 넓은 측면으로 볼을 무사히 전달시켰거나 공간압박에 실패하여 상대 선수를 페널티박스로 침투시켰을 때 일어날 확률이 큰데, 이 때 볼을 가진 상대를 마크하기 위해서 측면 수비수가 나갔을 때, 생기는 수비진의 빈 공간은 페르난두가 커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측면수비수가 그대로 마크하러 나갔을 시에 커버링이 늦어지면 이미 수적우위가 무너진 측면과 연쇄적으로 중앙에서도 상대의 침투를 허용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페르난두를 제외한 두명의 중앙미드필더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페르난두가 커버를 하기위해 내려간 사이, 생기는 1.5선의 공간을 재빨리 내려와 메꿔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르투 선수들간의 간격유지가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렇게 포르투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워낙 공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간이해력과 체력이 높은 미드필더들을 필요로 한다.





성공적으로 수비에 성공한 포르투. 깔끔한 수비는 단 3번의 패스만으로도 깔끔한 역습에서 깔끔한 골까지 연결될 수 있다.





3-3. “첫째도 압박, 둘째도 압박, 셋째도 압박!”

현대 축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압박".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말이 있지만, 역으로 수비 또한 최고의 공격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려는 수비는 일반적 수비의 의미보단 "압박"의 뜻이겠지만. 상대의 하프라인에서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압박은 상대에게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이는 압박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부담 또한 가중될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평소보다 심적으로 그 이상의 부담을 받을 것이고 이는 플레이에 있어 실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한 실수는 상대에겐 엄청난 위기임과 동시에, 포르투에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포르투는 상대의 위험지역에 최대한 가깝게 압박을 가할 것이다.

포르투는 이러한 강도높은 압박을 구사하기에, 그렇게 높은 라인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포르투의 측면포워드들은 경기 초반이나 후반, 로즈타임때나 언제든지 압박할 것을 주문받는다.




압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팀 전체의 밸런스유지라 할 수 있다. 사실 적극적으로 전방에서 가해지는 압박의 포커스는 사람이 아니라 움직이는 볼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볼을 탈환하기 위해서 생각없이 움직이다간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게되어 상대로부터 압박은커녕 오히려 더 큰 공간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압박이란게 쉽게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 철저한 간격유지와 서로간의 밸런스를 맞추는 움직임속에서만 진짜 제대로 된 "압박"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간의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압박해오는 대형은 상대로 하여금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게한다. 이렇게 되면 공격하는 쪽에서는 직접 드리블을 하여 뚫거나 롱패스를 꺼내둘 수밖에 없게 되는데, 롱패스는 숏패스에 비해 성공률이 떨어질뿐더러 정비된 상태가 아닌 압박을 받다가 급하게 시도하는 롱패스는 더더욱 확률이 떨어진다. 그는 포르투의 수비진이 원하는 바이고, 쉽게 볼을 컷팅해서 볼 소유권을 탈환하거나상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



(아래) 비야레알이 자기 진영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전방부터 압박을 시도하는 모습. 눈에 띌만큼 포르투에 의해 강제적으로 넓어진 비야레알의 라인간격. 그에 반해 포르투는 콤팩트한 간격을 유지한 채 훌륭한 압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콤팩트한 압박은 상대로 하여금 롱패스를 유발시킨다. 그럼 포르투의 수비진은 한층 더 쉽게 수비할 수 있다.



상황1. 쉽게 컷팅에 성공하는 포르투의 수비진.



상황2. 강력한 포르투의 압박에 의해 쉽사리 올라갈 수 없다. 공간이 없어서 의미없는 백패스를 늘릴 수밖에 없는 비야레알은 결국 무리한 패스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포르투의 수비진에 쉽게 컷트 당한다.



상황3. 높은 위치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을 할 시, 이와 같이 공을 탈환했을 때 더 빠르고 강력하게 역습을 펼칠 수 있다.
(구아린 -> 팔카오)




포르투의 압박에서 중요한 점은, 측면포워드들의 압박인데. 상대가 공격할 때 진형을 갖춰 압박하는 경우도 있지만 포르투의 압박이 가장 무서운 것은 공격을 하다가 볼을 빼앗기거나 실패했을시에 상대가 역습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그 주변의 선수들이 압박을 조직적으로 가해준다. 이는 우리팀 선수들이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줌과 동시에 흐트러진 대형을 제대로 다시 추스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이러한 압박(전문용어로는 체킹)이 가해지면 상대에게 빼앗긴 볼을 다시 재탈환할 수도 있고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가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는것만으로 압박에 성공한 셈이다. 거기에 압박이 빠르게 시도될 경우, 상대의 실책유도까지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마치 바르셀로나 전방포워드인 비야-메시-페드로의 숨막히는 전방압박과 흡사하다. 비야스-보아스 또한 될 수 있으면 내려오지 않고 상대진영에서 계속해서 압박할 것을 요구한다.)




상황3. 공격하다가 볼을 빼앗긴 포르투. 뺏기자마자 볼 주변에 있는 선수들이 바로 달려들어 압박을 가한다. 특히 사푸나루가 볼을 뺏겼을 때, 자기진영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상대 에이리어 부근에서 바로 동료들과 압박을 가하는 게 인상적이다. 이러한 빠른 압박은 상대로 하여금 실수를 유발시킨다.



상황4. 상대에게 패스가 컷트당한 상황. 역시나 볼 주변의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압박을 해준다. 특히 순간적으로 중앙선 부근까지 올라와 있던 중앙수비수인 홀란두가 바로 달려들어 다시 볼을 컷팅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임.



상황5. 포르투 전방압박의 핵심인 팔카오. 마치 에투, 루니를 연상시키는 활동범위를 자랑하며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타멘디 - 홀란두 - 페레이라 - 사푸나루의 활동범위>



확실히 중앙수비수들인 오타멘디와 홀란두마저, 하프라인 바로 밑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보였던걸 알 수 있다. 이들은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페널티지역까지 내려오는걸 최소화하기 위해 미드필더부근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라인을 유지한다. (그리고 참고로 이 날은 평소에 비해 페레이라와 사푸나루의 공격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경기에 속한다.)



포르투의 올시즌 보여줬던 강력할 수 있었던 원인을 "측면" "공간" "압박"의 3가지 측면에서 알아보았다.
어떻게보면 본인이 동경했던 바르셀로나보다 더 공격적인 클럽의 모습으로 성공적인 1년을 보낸 비야스-보아스와 그의 포르투. 이렇게 포르투갈과 작은 유럽무대를 완벽하게 정복한 포르투가 과연 내년에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큰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과연 그들의 이러한 축구가 통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고맙게도 이러한 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경기가 8월에 잡혀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FC 바르셀로나 : 유로파리그 우승팀 FC 포르투의 슈퍼컵경기가 8월26일 스타드루이Ⅱ경기장에서 8:45분에 예정되어 있다. 이 경기는 과연 포르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한 팬이나 포르투의 화끈한 공격축구를 눈으로 보고 싶어하는 팬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이 경기의 포인트를 짧게나마 알아보자..





4-1. 바르셀로나 vs FC포르투




그리고 이 사진이 다시는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4-1-1. 과연 비야스-보아스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서로 둘째가라면 서러울정도로 현재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두 클럽이다. 그렇지만 한 클럽은 이제 막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뿐이지만 다른 한 클럽은 이미 세계최고라는 칭호도 모자라,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전문가들로부터 받을정도로 압도적인 현 세계최고의 클럽이다. 개인적으론 아무리 비야스-보아스가 공격축구를 모토로 전술을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감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평소만큼 공격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내 예상이 틀리길 바란다. 그렇다면 비야스-보아스가 그대로 팀컬러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이 둘은 어떻게 충돌할 것인가? (이 글이 포르투에 관한 글이므로, 포르투의 입장에서 쓰기로 한다.)

우선 기본적인 4-3-3 포메이션까지는 같으나, Key-Point가 서로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공을 "소유"하려 할 것이고, 포르투는 "측면"을 지배하길 원한다. 즉 이러한 둘의 차이는 경기내용으로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점유율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아니 대등하게 갈 수 있는 클럽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경기점유율에서는 포르투는 평소보다 더 낮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고, 바르셀로나는 평소만큼 혹은 기대치보단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일단 볼 소유권 싸움에서 앞서나갈 공산이 크다. 대신 포르투의 팀성향상 볼을 뺏긴채 압박을 받으면서도 라인을 올릴려고 할 것이고, 여기서 결과는 두가지로 나올 수 있다. 무리하게 라인을 올리다가 측면으로 바르셀로나에게 공간을 줬을 시,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되거나 엄청난 위기를 맞는 상황이 하나고, 라인을 올리다가 볼을 바르셀로나로부터 빼앗거나 빼앗지 못하더라도 상대를 자기 진영까지 후퇴시키는 상황이 다른 하나다. 전자의 경우가 이른 시간에 나오게 될 경우엔 경기는 바르셀로나쪽으로 극도로 기울어져 바르셀로나의 대승 분위기로 흐를수 있다. 만약 후자의 경우처럼 경기내내 라인유지에 성공한다면 경기는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볼이 왔다갔다하는 스피디한 공방전이 나오거나 바르셀로나가 볼만 돌리다가 끝나는 전형적인 지루한 경기로 흐를 수 있다.

물론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은게 사실이지만, 포르투가 전반전만 실점하지 않고 무사히 버틴다면 피지컬적으로 뛰어난 포르투가 후반전에선 진짜 일 낼 수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모든 확률을 무시할 만한 한가지 요소를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 바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공격수 "리오넬 메시"다.





비야스-보아스 vs 메시의 대결은 챔스에서 .....




4-1-2. 메시 vs 비야스-보아스

어떤 형용사로도 수식할 수 없는, 현 세계최고, 이제 막 20대 초반을 넘긴 진행형 레전드... 뭐 진부한 이런 설명 다 필요없이 "리오넬 메시"다. 바르셀로나와 포르투가 어떻게 전술적으로 충돌하고 어떤 점에서 서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며니 하는 것도 다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릴 선수다. 사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모든 클럽들의 과제는 똑같다. 어떻게 메시를 막을 수 있을까? 

사실 포르투의 수비방식은 전진된 위치에서 라인 사이의 공간자체를 쥐어짜서 상대의 패스공간이나 침투공간을 페르난두가 막아서고 윗선에서의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내는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만약 상대와의 1:1에서 드리블로 뚫릴 경우는? 이렇기에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페르난두는 평소와 다르게 플레이할 가능성이 크다. 제로톱에 위치한 메시와 페르난두는 위치상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구도인데, 페르난두는 평소와 다르게 공간을 막기보다는 메시에 대한 마크를 맡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아린과 무티뉴의 역할이 또한 중요해지는데, 페르난두가 메시를 맡을 경우 그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미드필더와 수비라인 사이의 공간에서 샤비와 이니에스타에게 자유를 부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를 방지하기 위해 구아린과 무티뉴는 자신들과 수비라인 사이의 빈 공간으로 샤비와 이니에스타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더욱 더 적극적으로 그들을 압박해줘야 될 의무가 생긴다.




압박,전개,패스 어느 부분에서도 뭐 하나 빠지지 않난 구아린





4-1-3. 압박이 먼저냐.. 탈압박이 먼저냐..

4-1-2과 연결해서 설명하자면 양쪽의 두 중앙 미드필더들의 싸움은 뻔하다. 서로간에 가해지는 압박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가 혹은 상대를 어떻게 잘 압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텐데 물론 경기의 대부분은 샤비&이니에스타라는 탈압박의 최고권위가들에 맞서서 얼마나 포르투가 효율적으로 압박을 할 것이냐이다. 포르투로서는 구아린의 피지컬을 잘 이용해야 될 것이다. 물론 상대보다 피지컬적인 열세에 놓이더라도 그에 상관없이 자신의 실력을 잘 보여주는 둘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을 막기위해 가장 먼저 내밀 수 있는 카드는 피지컬일 것이다. (과거 히딩크의 첼시시절, 피지컬로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압도하는가는 잘 보여줬다고 본다. 그보다 더 앞서 누캄에서 바르셀로나를 꺽은 리버풀 또한 마찬가지고.) 스피드, 몸싸움, 체력, 제공권 어느면도 빠지지 않는 만능형의 구아린이 이니에스타와 샤비를 피지컬로 제압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그리고 영리한 무티뉴는 구아린보다는 약간 쳐진 위치에서 페르난두와 구아린을 각각 간격을 유지해주며 필드 전역을 커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기서 또하나 포르투 입장에서 걱정해야 될 한가지는 바로 미드필더에서의 수적열세다. 사실 구아린과 무티뉴가 이니에스타와 샤비에 대한 견제가 가능할지라도, 바르셀로나는 뒷선에서 올라오는 부스케츠나 제로톱에서 내려와서 메시에게 미드필더라인에서 볼 점유율을 가져올 것을 주문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 숫자상에서 너무 열세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를 막기위해서 포르투가 취해야될 전술적 움직임은 팔카오를 수비시 미드필더라인까지 내리거나 왼쪽에 바렐라가 아닌 좀 더 수비적인 부분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C.로드리게스를 기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될 경우 자칫 오른쪽의 헐크에 비해 왼쪽측면공격이 지나치게 약화될 우려가 있으며, 팔카오의 위치를 지나치게 내릴시엔 공격력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평소와 달리 페르난두가 좀 더 아래로 자주 내려갈 공산이 크기에, 미드필더라인에서의 숫적열세를 포르투가 어떻게 극복할지가 궁금하다.






"인크레디블 헐크" 과연 바르셀로나마저 무너뜨릴 수 있을까?





4-1-4. 아비달 vs 헐크 / 페레이라 vs 알베스

그럼 포르투의 수비적인 면이 아닌, 공격쪽에서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려야 할것인지 생각해보자. 바르셀로나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소유"라면 포르투는 "측면"이다. 포르투의 주 공격루트는 상대의 측면을 터는것인데, 바르셀로나의 주요 실점루트를 잠시 보도록 하자.




바르셀로나의 4-3-3. 양 윙백들이 전진함으로써 발생될 수밖에 없는 측면의 뒷공간 (사진출처:메씨도나님)




바르셀로나의 대부분의 실점은 양 윙백들이 전진하면서 생기는 뒷공간으로 상대의 볼이 전개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는 타도 바르셀로나를 외치는 팀들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측면이기도 한데, 포르투 또한 이 부분을 집요하게 노려야 할 것이다. 더욱이 포르투의 공격루트는 대부분 상대의 측면을 집요하리만큼 파고드는 것이므로 어찌보면 포르투 입장에서는 상대를 흔들기도 전에 이미 빈 공간 자체가 열려있는 셈이니 볼을 얼마나 빨리 전개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의외로(?) 쉽게 바르셀로나를 공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는 역으로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도 포르투의 높은 수비라인을 상대로 마찬가지일테니, 사실상 누가 먼저 주도권을 잡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을 완벽하게 공략한 아스날의 예. (출처:10bird님)





이렇게 측면에서의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매치업은 역시나 헐크와 아비달의 대결이다. 바르셀로나에 메시가 있다면 포르투에서 내세울 수 있는 크랙은 헐크를 들 수 있다.(사실 바르셀로나는 메시외에도 크랙이 너무 많다!) 만약 헐크가 바르셀로나의 측면을 공략하는데 성공한다면 경기는 의외로 팽팽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헐크가 막힌다면 경기는 포르투 입장에서는 매우 힘든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헐크는 왼쪽 수비수인 아비달과 자주 1:1 매치업을 맞이할 것인데, 과연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수비의 핵심이었던 아비달을 뚫을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헐크 스스로가 돌파를 즐겨하는 만큼 아마 90분 내내 헐크와 아비달의 대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대쪽 측면은 양팀의 윙백간의 대결이 기대된다. 우루과이와 브라질, 양 국가간의 핵심선수들간의 자존심싸움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알바로 페레이라 vs 다니 알베스간의 매치업은 두 선수 모두 윙을 볼 수 있을정도로 공격적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둘 다 팀의 왼쪽&오른쪽 측면공격을 담당할정도로 공격적인 선수들인데, 과연 누가 더 공격적으로 나와서 상대를 하프라인안에 가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로, 서로의 빈 공간을 노릴려고 치열하게 하프라인에서부터 맞붙을 가능성도 큰데, 사실상 반대쪽의 헐크vs아비달의 매치업만큼이나 포르투 입장에서는 중요하다. 포르투 측면공격의 핵심인 이 둘이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을 압도하지 못한다면 포르투로서는 경기를 이기기 힘들 것이다.



언급한 4가지 포인트말고도, 사실 볼거리가 너무나 많은 경기다. 

앞으로 10년이상 축구계를 이끌어나갈 젊은 감독간의 첫 번째 맞대결이라는 점, 맨유의 수비라인도 막지 못한 MVP라인을 과연 포르투의 젊은 수비라인이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등등 너무 이야기거리가 많다. 이벤트성에 가까운 대회이다 보니,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양팀의 이러한 경기외적인 요소는 기대감을 사기엔 충분할 것이다.

과연 어떤 경기내용과 결과가 나올지 기대하며, 8월26일을 모두 기약하자.





4-2. 끝으로.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자신만의 확고한 축구철학으로 포르투를 그야말로 완벽에 가깝도록 탄생시킨 비야스-보아스와와 시즌 내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미니 트레블을 이룩한 포르투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2010-2011을 완벽하게 자신들의 해로 만들어 버렸다. 물론 비야스-보아스와 포르투는 이제 막 유럽무대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뿐이고, 내년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게 되면 올시즌과는 비교가 안될만큼의 더 큰 저항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선, 팀의 핵심선수들의 이탈을 막아야 돌 것이고, 예전보다 더 심한 견제 또한 견뎌야 할 것이며,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문제를 보인 수비라인의 재정비 또한 필요하다.

비야스-보아스 또한 무리뉴처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에 부담을 느끼고 "8강이 목표"라며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우려감을 표시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포르투가 보여줬던 경기력은 충분히 기대감을 가지게 할만큼 매력적이었다. 과연 FC포르투가 얼마나 내년시즌 더 큰 비상을 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내년시즌, 포르투갈의 푸른 드래곤이 세상을 놀래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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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비야스-보아스가 포르투에 있을 당시를 기준으로 쓰고 있던 글이라, 지금 비야스-보아스가 첼시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 순간 이 글의 의미가 다소 퇴색되 버린건 사실입니다만... 쓰고 있던 글을 안 올리고 삭제하기엔 아까운 마음에 그냥 쓰던 방향대로 나머지를 채워서 완성시킨 글입니다. 그러므로 그 점을 감안하셔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근거없는 비난이 아닌, 근거있는 비판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래 동영상은 바르셀로나 vs 포르투의 슈퍼컵 공식 프로모영상입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