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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칼럼/일반

AC Milan 11/12시즌 프리뷰: Tactics, Squad and Mr.X



-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지겨운 인테르의 5연패가 끝나고 실로 오랜만에 스쿠데토의 이름표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AC MILAN" 7년 만에 차지한 밀란의 우승은 밀란 팬들에겐 그동안 네라주리에게 1인자 자리를 빼앗겼던 것도 모자라 우승횟수마저도 추월당해 자존심을 구기던 상황에서 다시 동률을 이루며, 지난 몇 년간 받았던 서러움을 떨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동안 칼치오폴리 이후 다른 경쟁클럽들의 몰락 탓에 인테르가 상대적으로 손쉽게(?) 리그우승을 차지했었는데 이렇게 의도치 않은 인테르의 독주는 리그 자체의 경쟁력을 반감시킬 수 있었고, 실로 세리에A팀의 유럽대항전 성적을 보면 그런 듯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드디어 독주가 끝났다는 것은 다른 클럽들의 경쟁력이 그동안 강화되어왔고 그 결과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인테르팬들을 제외한 세리에A 전체로 놓고보더라도 좋은 결과가 아닌가.(나폴리와 우디네세라는 새 얼굴들이 4위권에 들어왔다는 게 그 증거다.)*1

이러한 인테르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린 게 바로 지난 시즌 밀란의 리그우승이다. 밀란의 우승이 더 기쁜 것은 그 과정에서 그동안 마음만 먹었지, 실천하기 힘들었던 세대교체의 칼을 결국 들었다는 점이며, 새로 부임하자마자 리그우승을 안긴 젊은 감독 "알레그리" 때문이다. 이런 좋은 과정과 결과로 이전 시즌을 마쳤기에 더더욱 다가오는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세대교체 과정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알레그리의 "뉴 제네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은 더 이상 좁은 이탈리아 내에서만 머무를 수 없었고, 그동안 번번이 고비를 마시던 유럽 무대로 시선을 돌리게 하였다.

이렇게 긍정적인 상황이 펼쳐지자, 베를루스코니 회장과 갈리아니 부회장 또한 수준급 선수의 영입을 약속하며 지금의 이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다. 거기에 시즌이 끝나자마자 선수 진을 보강하며 착실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리그 내에선 가장 큰 라이벌인 인테르가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되었기에 어떻게 보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강해진 밀란에겐 저번 시즌보다 리그는 덜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2 그렇기에 이번 시즌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에 작년보다 더 큰 관심이 간다.

과연 오랜만에 리그 2연패를 달성함으로써, 로쏘네리 시대의 개막을 알릴 수 있을지. 또 200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16강의 저주를 깰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2011/12시즌 AC밀란에 관하여 전술/스쿼드/일정/이적시장의 4가지 파트별로 나누어 전망해보았다. 








1.<전술>

- 4-3-1-2

이번 비시즌중에 밀란은 꽤 많은 경기를 치렀고, 8월 초에는 인테르와의 수페르코파같은 큰 경기도 치렀다. 이 경기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밀란의 이번 시즌 전술은 저번 시즌과 같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술인데, 굳이 바꿀 이유가 없지 아니한가.) 알레그리는 올 시즌에도 4-3-1-2를 변함없이 채택할 것이고 이를 좀 더 갈고 닦을 심산인듯하다. 

그렇지만, 리그 우승을 차지했더라도 저번 시즌 밀란의 4-3-1-2는 강점과 약점을 분명히 드러냈었고 이는 밀란이 리그 2연패와 유럽 무대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보강되어야 한다. 보강되어야 할 부분을 알아보기 전에 저번 시즌 밀란이 가지고 있던 특징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우선 그동안 밀란의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불안과 지나친 피를로에 대한 의존을 해결하기 위해 알레그리는 레오나르두 부임 이후 지나치게 올라갔던 수비라인을 다시 내렸다. 그리고 윈터 브레이크 이후엔 피를로의 자리에 반 봄멜을 기용함으로써 수비라인의 안정과 미드필더라인의 밸런스를 조정했다. 이 변화는 곧바로 후반기 19경기에서 7실점만을 허용한 놀라운 기록으로 이어졌고 알레그리가 원했던 선 수비 후 역습의 카운터도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밀란은 수비 시 자기 진영에서 수비라인을 형성했고, 미드필더라인의 압박 또한 하프라인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을 좁히고 그 사이에 반 봄멜을 위치함으로써 수비와 미드필더의 두 라인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춘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전형을 내린 것 덕분에 전방의 두 명의 공격수들에겐 상대적으로 공간이 열렸고, 이들은 하프라인 부근까지만 내려오며 항상 빠른 역습을 준비했다.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지 간에 판타스틱한 선수들(피를로와 호나우지뉴의 배제)대신 알레그리는 밀란의 팀컬러를 피지컬적으로 강하고 근성 있는 팀으로 변화시켰다.*3

그러나 밀란에게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첫째, 공격력의 약화다. 피를로 대신 반 봄멜이 기용됨으로써 좋은 점만 있을 순 없지 않겠는가. 공격에서의 창의성 부족이다. 밀란의 공격전술은 역습에 기인하기 때문에 공격 시 소수 인원만으로 공격을 해야 될 경우가 경기중에 자주 발생한다. 이때 1에 위치한 트레콰르티스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보아텡이 이 자리에 있을 때 그의 역동성과 침투능력은 매우 위협적이나 상대의 수비라인이 내려가 있을시, 좁은 공간에서의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보통 이럴땐 그동안 밀란은 피를로가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현재 피를로는 없을뿐더러, 피를로말고 그 역할을 할만한 선수는 현재 보이지 않는다.

둘째, 중앙 MF들의 수비부담.. 이는 밀란의 약점이라기보다는 4-3-2-1 시스템 자체의 아킬레스건에 가깝다. 좌우에 있는 중앙의 두 미드필더는 4-3-3 혹은 4-4-2와 같은 넓은 전형을 상대할 시, 측면까지 커버해야 되는 수비적 부담을 받게 된다. 이를 성공적으로 커버하게 된다면 잘 싸울 것이고 못한다면 경기는 좌우에서 끌려다닐 가능성 또한 높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데, 측면까지의 커버를 그럭저럭 해내더라도 과연 그 체력과 지구력이 경기 후반까지 계속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현재 밀란의 가투소와 암브로시니, 시도로프가 90분 내내, 더 나아가 시즌 말까지 스태미너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셋째, 기동력.. 그동안 피를로의 기용으로 좌우에 있는 두 미드필더의 수비부담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 봄멜 이후 수비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으며 이는 공격 시에 좀 더 올라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올라갈 수 있어야만 한다. 밀란의 역습 시 3명에게만 의존하여 공격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숫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보조하기 위해서라도 좌우의 두 미드필더는 말 그대로 박스 투 박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투소와 시도로프/암브로시니의 경우 기동성이 너무나 떨어지기에 역습 시 밀란은 앞선 두 공격수의 개인기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수페르코파에서 이 부분의 약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는데, 인테르가 구사한 3-5-1-1처럼 상대의 1차 저지선(요즘 포어-체킹이라 말하는)이 높게 형성될 시 이를 돌파해서 빌드업을 형성하기 위해선 3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의 빠른 볼 운반이 필요하지만, 당시 전반전에 드러났듯이 시도로프와 가투소에게 그러한 기동력을 바라는 건 상당한 무리가 있다. 또한, 인테르의 3-5-1-1 처럼 상대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을 두텁게 지켰을 때 트레콰르티스타가 창의적이지 못하다면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침투로 공간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런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알레그리가 모를 리가 없으며, 비시즌 내내 그에 대한 해결책을 연구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4 그리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영입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기에 너무 큰 걱정을 벌써 할 필요는 없다.




- 두터워진 수비층 

현재 밀란에게 필요한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들이다. 현재 밀란의 수비는 사실, 딱히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밀란의 수비는 이미 작년에 유럽에서 가장 적은 실점(24점)을 기록한 팀 중 한 팀이며, 티아구 실바는 세리에A에서 최다 MVP를 수상한 바 있다. 그동안 네스타의 부상 때문에 제대로 된 수비진을 구축할 수 없었지만, 작년엔 네스타가 리그에서만 26경기나 출전하며 건재함을 알렸고, 티아구 실바는 세계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당하던 풀백에선 아바테가 1년 만에 세리에A 최고의 풀백 중 한 명으로 성장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아바테의 성장은 밀란의 공격력에도 큰 보탬이 되는데, 밀란의 4-3-1-2에서 좌우 풀백의 공격가담은 매우 위력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셋이 고정적이었던 반면에 왼쪽 풀백은 안토니니와 잠브로타가 비슷하게 출장했는데, 이는 그만큼 왼쪽에 안정감이 부족했다는 뜻이고 상대팀에겐 밀란의 좌측면은 약점으로 계속해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로 밀란은 이번 시즌 수비수들의 영입이 빠르게 이루어졌었다. 타이우와 맥세를 프리로 영입한 것인데, 타이우는 리그앙에서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공격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던 선수인데 타이우의 가담은 우측의 아바테와 더불어 공격 시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기에 기대되는 영입이다. 또한, 네스타의 나이를 고려할 때 더 이상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기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기에 맥세의 영입은 이러한 네스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줄 수 있을 것이다. 




- 피를로

밀란의 전술을 얘기하는 데 있어서 피를로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밀란에서 총 401경기를 뛰었고 그동안 세리에A 2회, 챔피언스리그 2회, 코파 이탈리아, 클럽 월드컵까지 클럽에서 얻을 수 있는 타이틀은 다 획득했었다. 피를로의 역사가 밀란 성공의 역사였기에 밀란의 핵심이라 하면 다들 피를로를 떠올렸다. 그만큼 피를로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무거웠고, 카카가 떠난 뒤로는 더더욱 큰 책임을 지게 되었다. 그리고 2007년 그리스에서 들어 올린 빅이어를 끝으로 밀란은 어떠한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유야 어쨌건 결과를 놓고 볼 때 피를로 중심의 밀란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했다.*5 그렇기에 피를로 중심의 전술을 벗어나 새로 팀을 개편해야 할 명분은 알레그리에게 충분했다. (피를로의 대체자? 현재 전 세계를 놓고 봐도 피를로를 대체할만한 레지스타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 결과물이 4-3-1-2에서 1의 자리에 반 봄멜을 놓는 것이었고, 이는 성공스러웠다. 사실 알레그리의 이런 전술적 판단은 피를로의 장기 부상으로 말미암아 더욱 빠르게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것이지만, 알레그리는 피를로가 남아주길 바랬다고 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가 떠난 것이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를 레지스타로 두는 것은 배제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유용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미 끝난 이야기죠. 퇴단은 클럽과 그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제가 이러니저러니 이야기할 문제는 아닙니다."
-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알레그리는 공격력을 보강할 방법으로, 피를로를 다시 공격수들 아래의 1의 위치로 끌어올릴 계획을 생각 중이었던 것이다. 이는 공격 시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과연 피를로가 다시 위로 올라갔을 때 잘해줄 수 있느냐는 의문이었다. 어쨌든 피를로는 클럽 내 줄어든 입지와 더불어 전술적인 문제로 나갔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시도로프를 제외한다면 이제는 밀란의 공격력에 창의성을 불어넣을 만한 선수는 더 없기에, 피를로의 방출은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엘 샤라위는 재능은 기대되나 아직 너무나 어리다.) 그리고 그 영입대상이 지난 4개월 동안 전 세계의 밀란팬들을 설레게 하였던 Mr.X였다. (Mr.X에 대한 이야기는 이적시장편에서 다시 알아볼 것이다)





2.<스쿼드>




0. 마시모 알레그리
 1967년생의 대표적인 세리에A의 젊은 감독인 알레그리는 AC밀란이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클럽이다. 밀란에 오기 전까지 그의 커리어를 보더라도 세리에B에 있는 팀을 계속해서 맡았었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칼리아리를 맡았던 것이 가장 큰 경력이었다. 그런 그가 주목받게 된 것은 칼리아리 시절 하위권을 맴돌던 팀을 부임 첫해 9위까지 상승시키며 돌풍을 일으키면서다. 그 해, 무리뉴를 제치고 세리에A 감독들이 꼽는 판치나 도르(골든벤치 Panchina d'Oro)상을 수상했다. 그의 지도력을 눈여겨보던 AC밀란은 레오나르두의 사임 이후 그를 새로운 밀란의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다.

부임 초기만 보더라도 팬들을 비롯한 많은 기자들은 빅클럽 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밀란과 같은 빅클럽을 맡는 것은 다소 무리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시즌 초의 불안정한 경기들을 보더라도 그러한 비판이 맞는듯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팀을 안정시켰고 자신에게 향했던 비판들을 모두 잠재웠다. 그리고 1년 후 리그와 수페르코파를 연달아 우승하며, 전설적인 명장인 아리고 사키와 파비오 카펠로의 부임 첫해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으로 올라섰다.

이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 알레그리가, 과연 2년 차 징크스를 겪을 것인지. 이를 극복하고 제2의 사키, 카펠로 아니면 제1의 알레그리로 기록될지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이다.


1. 마르코 아멜리아
데뷔 초부터 골키퍼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며 세리에A에서 가장 유망한 골키퍼라는 소리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팔레르모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이탈리아내 가장 훌륭한 젊은 골키퍼 중 한 명이었지만, 제노아로 이적 후부터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던 아멜리아는 결국, AC밀란으로 임대를 왔고 작년에 완전한 로쏘네리의 선수가 되었다.

82년생이라는 나이는 이제는 어린 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의 포지션이 골키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그의 미래는 꺾인 것이 아니다. 작년엔 비록 아비아티에게 밀려 몇 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아비아티의 뒤를 이어서 아멜리아가 밀란의 골문을 지키는 장면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2. 타예 타이우
183cm / 77kg의 탄탄하고 쫄깃한 피지컬의 젊은 수비수는 리그1에서 알리 시소코가 오기 전까지 최고의 왼쪽 풀백으로 불리던 선수였다. 리그1 올해의 베스트11에 3번이나 선정되었던 것이 그 증거다. 타이우는 첫 시즌부터 중용될 가능성이 큰데, 유스출신이라는 점 말고는 딱히 제대로 된 장점을 찾을 수 없던 안토니니 덕분이다. 알레그리와 타소티가 직접 수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기대해봐도 좋을듯싶다.


4. 마크 반 봄멜

적으로 그를 상대하는 것만큼 짜증 나는 일은 없겠지만, 아군으로 같이 뛴다면 이만큼 또 든든한 선수가 어디 있을까. 작년 겨울에 밀란에 오게 된 반 봄멜은 스쿠데토 탈환에 큰 공헌을 하게 되었고, 밀란은 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내년까지 밀란에 남아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밀란의 중원에서 계속해서 주전을 차지할 것이다. 현재로선 반 봄멜만큼 중앙에서 밸런스를 잡아줄 만한 미드필더는 밀란에 없다.


5. 필립 맥세
이만한 클래스의 선수를 프리로 영입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비록 주력이나 꾸준함에 있어선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지라도, 제공권이라던지 위치선정과 같은 능력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의 단점들을 보완해줄 티아구 실바가 있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빛이 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올해 당장 한 자리를 꿰차기엔 네스타와 실바의 조합이 워낙 막강하다. 맥세 입장에선 시즌 중 선발 출장하게 될 몇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우물쭈물하다간, 네스타의 다른 대체선수가 올 때까지의 공백을 메워줄 중간다리 역할만 하고 끝날 수도 있다.




7. 알렉산더 파투
밀란의 레전드 쉐브첸코의 "7"번을 물려받은 어린 공격수는 사실 처음 받았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만큼 7번이 주는 무게감이 무겁다는 것과 첫 시즌에 보여준 파투의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의 실력이 퇴보한 것은 아니다. 단지, 더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부상 때문이다. 부상빈도만 더 줄일 수 있다면 그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일까? 몇 년 전부터 파투의 스타일이 드리블러에서 스코러로 변화한 것처럼 보였다. 파투의 드리블 패턴이 읽혔기 때문일 수도 있고, 파투 스스로 피지컬을 더 키워서 스타일의 변모를 꾀한 것일 수도 있다. 파투는 호비뉴, 즐라탄과 함께 이번시즌 14골로 밀란내 최다득점선수였는데 특히 놀라운 것은 골결정력 부분에서 약 120분당 1골씩을 기록하며 세리에A 최고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다. 이는 파투의 변신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밀란의 7번이자, 카나리아군단의 9번인 파투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과연 파투가 처음 기대만큼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올 시즌이 파투에게 있어선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8. 젠나로 가투소
더는 90분 내내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가투소의 모습은 볼 수 없다. 가투소 또한 지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투소가 가지고 있는 위닝 멘탈리티는 여전히 건재하다. 아니 외려 더 불타오르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의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정신력은 밀란의 젊은 선수들에게 큰 본보기가 될 것이다. 또한,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가투소는 알레그리가 원하는 유형에 가장 적합한 미드필더므로, 여전히 많은 경기를 소화할 것이다. 다만, 이적시장 막판에 영입된 노체리노와의 피할 수 없는 주전경쟁이 예상된다.


9. 필리포 인자기
라울에게 빼앗긴 인자기의 최다골기록은 더이상 되찾기 어려워 보인다.*6 쓰나미도 피해 가는 슈퍼 피포지만, 더이상 세월을 피해 가기란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의 커리어상 마지막이 될 듯 보이는 올 시즌 역시 슈퍼 조커 카드로서 활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파투, 카사노에 이은 5번째 공격수인 그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지도 의문이다.

그렇지만 누굴 상대하더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의 인자기는 분명히 올 시즌 중에도, 요긴한 골을 기록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의 세레모니를 계속해서 보고 싶은 팬들에겐 그 한 골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10. 클레렌스 시도로프
1년 내내 가장 많은 비난에 시달리면서도 또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선수 중 한 명이 시도로프다. 76년생의 노장선수인 그에게 더이상 더 많이 더 빨리 뛰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그럼에도 그가 많이 기용된 것은 피를로가 빠진 이후 시도로프 말고는 공격 시에 창의성을 발휘할만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카카, 피를로와 같이 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밀란의 공수연결 고리로서 천재적인 활약을 해왔지만, 그의 그러한 노고는 최근 들어 더더욱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피지컬적 열세를 못 이기고 그가 가끔 보여주는 답답한 경기력은 비판받아 마땅하나, 사실 밀란이 처한 상황에서 그만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누가 있단 말인가. 시도로프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 노장선수를 주전으로 쓸 수밖에 없도록 스쿼드를 운영 못 한 구단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도 그는 알레그리가 요구하는 과제들을 전부 수행하였고 스쿠데토라는 결과물로 이어지었다.

그렇다고 그의 대체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의 대체자는 밀란에서 가장 빠르게 영입해야 할 대상이었고, 이는 Mr.X로 여름 내내 불렸을 만큼 중요과제였다. 그리고 그 결과 아퀼라니라는 창조적이고 세련된 미드필더가 영입되었다. 이제 아마 그는 아퀼라니에게 그의 자리를 물려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밀란에서 가장 천재적인 선수는 시도로프일 것이고, 시도로프는 백업요원으로서 여전히 유용한 선수다.


11.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실로 세리에A '킹'의 귀환다운 전반기였고, 이는 7년 만의 스쿠데토 탈환의 기대감을 더 높였었다. 그리고 결국 스쿠데토는 7년 만에 차지했지만, 이브라히모비치의 후반기 모습은 살짝 갸우뚱에 가까웠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특히 우승 레이스가 치열해진 막판 어리석은 퇴장으로 밀란더비를 포함한 중요경기들에 결장한 것은 그동안의 그 활약을 다소 무색게 만들었다. 또한, 그를 언급하면 같이 따라오는 토너먼트 징크스 또한 결국 밀란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며 극복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언론에서 반 바스텐에 비유될 만큼 완벽하고 압도적이었던 전반기를 생각한다면, 이번 시즌 그의 모습에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브라 스스로 지난 시즌은 이적시장 끝에 합류하여 전체적으로 폼을 끌어올리는 데 힘이 들었지만, 올 시즌은 다를 것이다고 다짐했을 만큼 본인의 의지 또한 강하다. 이번 시즌의 가장 유력한 MVP 후보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될 것이다.


13. 알레산드로 네스타
명불허전().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Form temporary, Class permanent.)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선수 중 한 명이 아닐까. 말디니의 은퇴 이후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났기에 더 빛이 나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네스타가 많은 경기를 소화한 것이 밀란이 리그에서 최소실점을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네스타는 클래스 있는 수비수다. 많은 나이와 부상의 위험성을 여전히 안고 있지만, 네스타는 여전히 밀란의 최고 수비수다. 네스타의 풍부한 경험과 그만의 특별함은 이번 시즌에도 AC밀란의 수비라인을 환상적으로 지휘할 것이다. 

그렇지만 76년생이라는 많은 나이와 맥세의 영입, 티아구 실바의 성장 등으로 인해 앞으로 네스타는 더 적은 출장시간을 가지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장시간에 관계없이 그가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스페셜한 수비수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14. 알베르토 아퀼라니
아퀼라니 역시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성장했을 선수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미드필더로, 오랜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시즌 유벤투스에서 임대선수로 뛰면서 준수한 활약으로 부활을 알렸다. 재능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플랜에서 밀려난 아퀼라니는 AC밀란으로 임대이적하면서 다시 세리에A로 돌아왔다. 밀란 첫해부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아퀼라니는 4-3-1-2의 중앙과 1의 두 자리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이기도 하다. 그가 대체할 선수가 시도로프라는 사실 자체가 올 시즌 밀란의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을 더 크게 만든다.

그리고 지난 시즌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아퀼라니는 이번 시즌 밀란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피를로와 직간접적으로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주리에서도 얼마 전 스페인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며 입지를 다지는 중인 아퀼라니 입장에선 내년 유로2012에서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라도 올 시즌 밀란에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16. 마티유 플라미니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선수. 밀란으로 올 때부터 가투소의 완벽한 대체자로 성장하기를 모두가 바랬지만, 그는 그저 뛰어다닐줄만 알던 선수였고 그의 현 상태도 제자리걸음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플라미니는 로쏘네리의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자유계약으로 밀란에 입단한 만큼 상대적으로 주급이 높던 플라미니에게 주급을 삭감시켜야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돌만큼 그의 밀란내 입지는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밀란과 계약되어 있는 플라미니에게 올 시즌은 마지막 기회였다. 플라미니 스스로 또한 "좀 더 많은 경기에 기여하기를 원한다. 앞으로 밀란의 핵심선수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고 시즌 전에 말했을 만큼 각오 또한 대단했지만, 결국 베를루스코니컵에서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끔찍한 사고를 겪고 반년 정도 쉬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플라미니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다. 다른 미드필더들의 영입으로 인해 안 그래도 설 자리가 부족해진 플라미니에게 사실상 밀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플라미니가 밀란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에 의외의 재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으나, 십자인대라는 끔찍한 부상경력과 그동안 보여준 활약을 감안할 때 연봉의 대폭감소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19. 지안루카 잠브로타
사실 그의 폼이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미 서브로 뛰어도 이상할게 없지만 안토니니라는 만만한 경쟁자 덕분에 지난시즌에도 15경기나 선발 출장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에는 타예 타이우의 영입으로 왼쪽 주전자리 경쟁이 더 힘들어졌다. 타이우의 부상으로 인해 슈퍼컵에서는 주전 출장을 보장받았지만, 장기적인 리그에서는 아마 타이우에게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는 타이우가 얼마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그렇지만 주전에서 비록 밀려나더라도 잠브로타의 멀티성은 여전히 밀란에게 중요하다. 왼쪽 오른쪽 다 뛸 수 있는데다가 그가 가진 많은 경험은 시즌 중에 밀란의 수비진에 깊이를 더 할 것이다.




20. 이나치오 아바테
밀란의 유스출신 선수로서 해가 지날수록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중이다. 원래 오른쪽 윙어로 커리어를 보내던 아바테는 여러 클럽들을 오가며 임대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9년 레오나르두의 부임 이후 오른쪽 풀백으로 완전히 포지션을 전향하면서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후 밀란의 주전 풀백으로 성장했다. 그저 스피드만 있는 선수라는 혹평을 받던 아바테가 본래 갖고 있던 피지컬에다가 수비력이 더해져 리그 최고의 풀백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밀란더비에서 에투를 막은 것과 레알과의 조별예선에서 호날두를 막아내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의 성장과 함께 밀란은 오또의 부진 이후 오랫동안 고민했던 풀백문제를 드디어 해결했으며 7년 만에 스쿠데토 탈환에 성공한다. 아바테가 연봉상승과 함께 2015년까지 새로 재계약을 한 것이 그의 활약에 대한 증거다. 돌파를 당해도 다시 스피드로 따라잡아서 기어코 수비해내고야 마는 그의 투지는 왜 밀란 팬들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가에 대한 충분한 답일 것이다. 이제 아바테가 공격 시의 세밀함만 갖춰진다면 그동안 이상하리만큼 외면받았던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22. 안토니오 노체리노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깜짝 선물을 받게 된다면, 그때의 기쁨은 선물의 질과는 상관없이 평소보다 더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노체리노의 영입이 그에 해당된다. 다른 클럽들이 이적시장 막판, 적극적으로 벼락영입을 서두르는 데 반해 밀란에겐 그와 같은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 들리는 소식들이라곤 카카와 라사나 디아라의 영입이 무산됐다는 소식들이었다. 그러나 이적시장이 종료되기 전 들려온 노체리노의 갑작스러운 영입 소식은 그야말로 밀라니스타들에겐 깜짝 선물이었다.

사실 플라미니가 부상이 없었다면 올여름에 영입됐을지는 의문이지만, 어찌 됐든 플라미니의 대체선수로 플라미니보다 더 잘해주던 선수가 왔으니 그야말로 좋은 영입이다. 노체리노는 유벤투스의 유스출신으로 제2의 가투소라는 별명을 듣던 선수였으나 팔레르모로 이적 후 가투소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로 변신, 성공한 선수다. 가투소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질지 모르나 활동량과 패싱력에서는 더 나은 모습이다. 알레그리가 구상하는 3미들에서 이만큼 잘 어울리는 선수를 찾기도 아마 어려울 것이다. 노체리노는 지난 시즌 38경기를 전부 풀타임 선발 출장해서 4골어시를 기록했을 만큼 몸 상태 또한 최상이다. 

이번시즌 가투소와 주전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즌 초반까지는 그래도 가투소가 많이 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리그와 챔스같이 일정이 빡빡해질수록 노체리노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자연스럽게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85년생으로 아직 최정상의 폼을 몇 년간 유지할 수 있기에 밀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길 바란다.


23. 마시모 암브로시니
충성심 높은 밀란의 캡틴. 올 시즌까지 16년째 밀란에서 뛰고 있는 밀란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가투소와 반 봄멜의 활약에 밀려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반봄멜과 가투소 또한 풀타임을 소화하기엔 많은 나이이기에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암브로시니에게도 많은 출장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바레시-말디니의 위대한 주장계보를 잇는 선수로서 커리어의 말년을 우승컵과 함께 마무리하길 바란다.


25. 다니엘 보네라
이제 파릇파릇하던 보네라도 서른 줄이 되었고, 더이상 발전의 여지 또한 보이지 않는다. 보네라는 올시즌도 마찬가지로 벤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맥세의 영입으로 입지가 더 좁아졌다. 애초에 자연스럽게 네스타의 자리를 물려받을 것 같았던 보네라는 어느새 필드보다는 벤치가 더 어울리는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2013년까지 현재 계약되어있는 보네라는 무언가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면 이대로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다.


27. 케빈 프린스 보아텡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을 것만같은 보아텡은 오자마자 마치 밀란에 몇 년은 머물렀던 선수처럼 뒤섞여버렸다. 지난시즌 1의 자리에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준 보아텡은 올 시즌 역시 알레그리에게 큰 신임을 받고있다. 이번시즌 밀란으로 완전이적한 보아텡은 아퀼라니의 영입으로 3의 자리에서 뛸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보아텡의 뛰어난 피지컬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볼 때 공격의 세밀함에 있어서 보아텡이 지난 시즌 보여줬던 모습이 불충분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침투하는 타이밍이나 위치선정이라던지 박스투박스형의 능력으로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1의 자리에 위치하기엔 부족한 창의성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에 비해 밀란의 다소 투박(?)했던 공격력에 보탬했다. 이러한 모습은 보통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상대가 수비라인을 내리고 밀집수비를 구축한다거나 유럽무대에서 강팀들을 상대로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했다. 

올 시즌 밀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는 보아텡의 활약이 중요하다.


28. 어비 엠마누엘손
지난 시즌 겨울 깜짝 영입된 선수로, 아직 보여준 것보다는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다. 지난 겨울 호나우지뉴가 나가고, 카싸노와 반 봄멜이 영입되면서 다소 소란스러웠던 윈터브레이크를 보낸 바람에 다소 묻히긴 했지만 명문 아약스 유스출신으로 기대해봄직한 선수다. 수비력에 있어선 지금까지의 모습은 실망스러웠기에 왼쪽 풀백으로 출전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엠마누엘손이 가진 뛰어난 스피드와 드리블능력은 기동력이 부족한 밀란의 중원에 새 바람을 넣어줄 것이다. 작년엔 교체포함 11경기까지 밖에 나오지 못했기에 이번 시즌부터가 엠마누엘손이 밀란 레벨에 맞는 선수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다.


30. 플라비오 로마
2009-10시즌에 AS모나코에서 밀란으로 오게 된 로마는 아비아티의 백업 골키퍼다. 사실 백업의 위상도 아멜리아에게 밀려 3rd 골키퍼로서 경기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밀란으로 이적후 모든 대회에서 선발로 2회, 교체로 1회 출전했을뿐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방출되는게 아닌가 싶었으나 결국 새로 1년 재계약을 맺었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도 공식경기에 볼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32. 크리스티앙 아비아티

그야말로 대기만성형 선수다. 그동안 디다에게 밀려 임대신분으로 여러 클럽들을 오가던 아비아티는 디다의 하락세와 맞물려 밀란의 주전자리를 되찾았다. 그리고 그에게 거는 기대치보다 더 큰 활약을 선보이며 밀란의 스쿠데토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올시즌 그가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보였는지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

1위 아비아티(밀란)-14.2% 2위 세자르(인테르) - 18.7% 3위 소렌티노(키에보) - 20.1%
밀란의 최소실점기록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난시즌 선방률(유효슈팅에 대한 실점률)을 보게 되면 그가 얼마나 안정적이었는지 확인가능하다. 77년생인 아비아티는 골키퍼로서도 아직 몇 년간은 더 지금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이이기에, 뒤늦게 피어오른 아비아티의 핑크빛 미래는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와 함께 이제 시작이다. 



33. 티아구 실바
빠르고 강하다. 그리고 세련되기까지 하다. 세리에A 주간MVP 총 14회. WSD선정 세리에A 베스트 플레이어. 이 모든 것이 티아구 실바를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이다. 티아구 실바는 시즌 통틀어 단 1장의 경고만을 받았을뿐 거의 완벽한 수비를 성공했는데, 09/10시즌도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작년에 보여준 활약은 말그대로 세계최고 수비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 세계최고의 센터백"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네스타를 보면 실바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시즌 파트너인 네스타와 실바는 위험지역파울수 최소, 슛팅허용 수 최소기록을 만들어내며 골문앞의 아비아티와 함께 그야말로 철옹성을 구축했었다. 이러한 철벽수비가 리그우승의 가장 일등공신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레알과의 루머를 부인하고 2016년까지 밀란에 머물것을 선언한 실바는 이번 시즌 역시 최고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특히 앞으로 호흡을 계속해서 맞추게 될 맥세와 같이 출전했을 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70. 호비뉴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깜짝 영입된 브라질 대표팀의 현 에이스인 호비뉴는 지난 시즌 14골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득점자중 한 명이었다. 이적 첫시즌임을 감안하면 14골이란 기록한 좋은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지난시즌 호비뉴의 골결정력을 근거로 비난하는 일부 팬들이 있다. 그렇지만 호비뉴가 작년 밀란에서만큼이나 열심히 수비가담해주던 적이 있었던가. 그 뿐 아니라 느린 시도로프, 투박한 보아텡 대신 직접 볼을 운반하던 호비뉴의 평가가 다소 야박하다는 느낌이 있다. 호비뉴의 골결정력이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나, 그것을 근거로 호비뉴의 전체활약을 깍아내려선 곤란하다.

이번 시즌은 아퀼라니가 합류함에 따라 지난시즌만큼 공격전개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런만큼 호비뉴 또한 지난시즌보다는 향상된 골결정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76. 마리오 예페스
칼라제, 온예우, 파파스타도풀로스는 전부 밀란을 떠났지만 예페스는 여전히 밀란의 선수로 남아있다. 그것이 예페스의 실력을 대변해주지 않을까. 76년생으로 네스타와 동갑인 예페스가 처음 왔을때만 하더라도 나이많은 수비수의 영입에 그닥 반기지 않았지만 이 베테랑 수비수는 필요할 때마다 뛰어난 활약을 해주며 인정받았다. 리그에서 11경기를 선발출장하며 네스타의 공백을 잘 메꾸었는데, 이러한 예페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밀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예페스가 내년에도 밀란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예페스같은 클래스의 베테랑 수비수는 벤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수빈진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77. 루카 안토니니
오래 기다렸고 또 기다렸지만, 여전히 안토니니에 대해 물어본다면 그 대답은 물음표다. 한 때 레오나르드 부임시절, 성장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제자리다. 안토니니의 실력 자체를 낮게 보는 것이 아니다. 안토니니의 현 상태는 충분히 경쟁력 있다. 단, 서브멤버로서. 지난 시즌 안토니니가 보여준 경기력은 절대 밀란의 주전을 차지하기엔 너무나 부족했고, 82년생의 적지않은 나이는 더이상 안토니니에게 더 큰 기대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안토니니에게 올 것이 왔다. 지금까지는 노장선수인 잠브로타와의 경쟁을 했었지만 이젠 새로운 풀백이 왔다. 그동안 모자란 수비력을 잠브로타보다 체력적으로 더 우위라는 점으로 주전경쟁에서 싸워왔지만, 타예 타이우는 그런 안토니니보다 더 젊고 체력적으로도 뛰어나다. 더이상 주전자리를 확보받을 수 없다. 백업선수로 계속 머물것인지 아닌지는 안토니니에게 달려있다.





92. 스테판 엘 샤라위
이집트인 아버지와 이탈리안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엘 샤라위는 13살의 나이에 제노아에 입단, 16살의 나이로 세리에A 데뷔를 했을 정도로 어렸을때부터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탈리아U-17대표팀으로도 뛰었던 엘 샤라위는 지난 시즌 세리에B의 파도바에서 29경기 9골의 기록으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많은 클럽들이 그를 탐냈지만 어렸을때부터 밀라니스타였던 엘 샤라위는 결국 로쏘네리를 택했다. 

아직 92년생의 어린 나이기때문에, 올 시즌 당장은 밀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몇 년 뒤엔 밀란의 핵심선수로 성장하리라 굳게 믿고 있다. 그가 좋아한다는 카카처럼 가까운 미래에 훌륭한 트레콰르티스타가 탄생하길 기대해보자.





99. 안토니오 카사노
Mr.X와는 별개로 이번 여름내내 온갖 루머에 시달리던 카사노였다. 피오렌티나와 같은 숱한 클럽들과 이적설을 뿌렸지만 결국 잔류했다. 지난시즌 삼프로리아에서 구단주와의 갈등끝에 밀란으로 윈터브레이크를 통해 이적했지만 자기 관리부족과 컨디션 난조등으로 9경기(8교체)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못 뛴 경기에서 기록한 4골6어시라는 준수한 스탯은 그가 제 컨디션만 회복한다면 여전히 위협적인 공격수임을 말해준다. 

아퀼라니의 영입과 엘 샤라위의 영입은 카사노가 1의 자리에 신경 쓸 필요없이 공격수로만 뛸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아, 물론 카사노가 주전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면 아마도 3~4kg는 더 빼야겠지만 말이다.








3.<리그 일정>

올 시즌 역시 안방의 TV로는 볼 수 없지만(심지어 스포츠뉴스에서도 챔피언스리그가 아니면 세리에A 팀들을 볼 일이 없다.) 그와 관계없이 AC밀란은 9월 9일 금요일밤 라치오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원래는 칼리아리 원정경기를 1R로 리그 개막전을 치룰 예정이었지만, 선수협과 프로연맹의 갈등으로 개막전이 연기되었다. 쟁점이 되는 안건들이 무엇이든, 누가 잘했고 잘 못했고를 떠나서 프란델리(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감독)의 말("파업은 모두의 자살골입니다.")처럼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매치 기간이 끝나고 2R 부터는 정상적으로 리그가 시행된다는 점이다.

부담스러운 원정경기대신 홈에서 리그 첫 출발을 한다는 점이 오히려 밀란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난시즌 5위의 라치오는 전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밀란은 지난시즌 라치오와 두 번 모두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밀란에게 닥친 진짜 힘든 일정은 라치오와의 홈경기에 이어 누캄프 원정에서 맞붙을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3R 나폴리와의 원정경기다. 이 뿐만이 아니다. 두 번의 힘든 원정을 마치고나면 4R 우디네세와,5R 체세나와의 홈경기(밀란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반가운 매치업)와 6R 유벤투스와의 원정경기로 이어진다. 그다음 팔레르모와의 홈경기, 레체와의 원정경기를 가지고 이후에 파르마와 홈경기, 로마 원정경기가 잡혀있다.

이러한 일정은 리그 밀란이 초반 3경기에서 지난 시즌 5위권 팀들중 세 팀을 상대해야 된다는 것을 말한다. 중간에 잡혀있는 바르셀로나와의 원정경기까지 포함한다면 밀란에겐 누캄프-산파올로로 이어지는 최악의 2연속 원정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체세나와의 홈경기 이후에도 유벤투스(원정)-팔레르모(홈)-레체(원정)-파르마(홈)-로마(원정)로 이어지는 5연전은 밀란에게 힘든 출발일 것이다. 밀란이 초반 10경기에서 5번의 원정경기를 가지는데 그 상대팀들이 각각 바르셀로나, 나폴리, 유벤투스, 로마라는 점은 밀란에게도 매우 빡빡한 일정이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상위 8개팀 중 6개팀을 초반 연이어 상대하게 되었는데, 우승경쟁을 위해선 이 기간동안의 좋은 성적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10경기를 다 치르고 난 후에, 밀란이 리그 순위표에 여전히 우승경쟁권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밀란이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거나 적어도 지지만 않는다면(밀란으로선 더할 나위없는 최고의 출발일 것이다), 전반기가 끝날쯤에는 리그 1,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든 셈이다. 그러나 중간중간 끼어있는 챔피언스리그 일정과 빡빡하게 돌아가는 리그 일정을 생각했을 때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다.







4. <이적시장>
 


▶ IN
- 맥세(free), 타이우(free), 보아텡(6.5m), 아멜리아(3m), 이브라히모비치(21m), 노체리노(0.5m), 엘 샤라위(7.5m), 아퀼라니(임대,완전이적시 6m)

 
▷ OUT
- 레그로탈리에(free), 피를로(free유벤투스), 온예우(free스포르팅), 파파스타도풀로스(3.5m제노아), 메르켈(3.5m제노아), 보리엘로(9m로마) 오또(임대,레체), 팔로스키(임대, 키에보), 아스토리(4m, 칼리아리), 스트라써(임대, 레체)



마침내 7년만에 환상적인 리그우승을 차지했다. 작년은 더할 나위없이 기쁜 한 해였고, 팬들도 모두 만족했을 것이다. 지난 시즌 새로 유니폼을 입었던 이브라히모비치와 호비뉴, 반 봄멜, 보아텡의 활약은 인상적이었으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케 만들었다. 

그렇지만 좋은 소식만 있을 순 없다. 그동안 밀란을 지탱해오던 안드레아 피를로가 팀을 나갔으며, 밀란이 자랑해오던 챔피언스리그에서 4년 연속 16강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중간에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했던 1년을 포함해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방출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알레그리와의 전술적 마찰이 있었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하는 클럽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다. 어찌됫든간에 피를로와의 결별은 그동안 안첼로티 이후로 이어져오던 밀란의 방향성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7

쉐브첸코에서 시작하여 카카, 그리고 마침내 피를로까지 방출되면서 2000년대 초중반 유럽무대를 지배했던 밀란의 사이클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피를로의 방출은 외부적 요인이야 어찌됫든 간에 밀란의 한 세대가 진작에 끝났음에도 계속 되던 과도기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새로운 밀란의 시대가 다가왔음을 상징한다고 본다. 피를로의 방출을 시작으로 스쿼드에 남아있는 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1,2년안에 대부분이 정리될 것이다.(몇 몇 상징적인 선수들을 제외한) 지난 몇 년간 팬들이 그렇게 부르짖던 '리빌딩'이 이제서야 시작된 것이다.*8 이번 여름 메르카토에서 영입된 아퀼라니, 보아텡, 엘 샤라위와 같은 선수들은 기존의 파투, 즐라탄, 티아구 실바와 같은 선수들과 새로운 밀란의 시대를 이끌 것이다.

피를로의 방출과 함께 이번 여름, 밀란의 가장 논란이 됬던 Mr.X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우선 짚고가야 될 것이 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챔피언스리그 7회우승에 빛나는 밀란과 같은 명문클럽이 계속해서 16강에서 발목을 잡힌다는 것은 꽤나 자존심 상하는 문제다. 특히 지난 시즌은 상대적으로 할만하다고 느꼇던 토트넘에게 패한 것은 충격이었다. (물론 당시의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결장으로 제 기량을 발휘 못한 점도 있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이른 탈락으로 오히려 리그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 밀란의 리그 우승에 큰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올 해는 아니다. 갈리아니와 베를루스코니가 언급했던 것처럼 챔피언스리그에서 당장의 우승경쟁은 힘들겠지만 어느정도의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팬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만큼 오랜만의 우승으로 기대감이 커졌고 밀란이라는 거대한 클럽에게는 합당해보이는 요구다.

그렇기에 지난 시즌, 리그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베를루스코니와 갈리아니는 모든 밀라니스타들에게 놀랄만한 약속을 했다. 바로 Mr.X의 영입이다. 피를로와 같은 캄피오네급 선수가 나간 만큼 그에 어울릴만한 선수가 이번 여름에 보강 될 것임을 약속했다. 그 Mr.X는 지난 시즌 밀란에게 부족했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선수였다. 이미 1의 자리엔 엘 샤라위라는 어린 재능이 영입되었기에 Mr.X가 뛸 곳은 중앙이었고, 이는 밀란에게 실로 필요한 선수였다.

노쇠환 시도로프와 피를로의 부재로, 더 이상 밀란의 공격시 빠르게 볼을 배급하고 이를 지휘해줄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도로프는 기동력이 떨어지고, 가투소와 플라미니는 공격력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챔피언스리그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밀란을 위해 선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실로 오랜만에 그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갈리아니는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Mr.X에 대해 언급해왔다.

183cm의 키, 탄탄한 몸, 머리숱, 좋은 킥력, EU선수, 양발, 발 사이즈42, 캄피오네, 푸른 눈동자... 마치 그 상황을 즐기는듯 스무고개식의 아리송한 힌트만 뿌리며 계속해서 언론과 팬들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주무르던 갈리아니 때문에 더더욱 기대심은 커져갔다. 여러 언론들과 팬들은 에시앙, 베일, 함식, 파브레가스, 카카, 슈바인 슈타이거와 같은 스타 선수들을 거론했고 그렇게 6,7월이 훌쩍 지나가고 8월이 왔다.





 "영입이란, 단순히 케이크 위에 얹은 체리나 선물같은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쿼드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 알레그리



애초에 팬들이 가장 원했지만 가능성 또한 희박했던 세스크슈바인 슈타이거는 결국 예상대로 바르셀로나와 잔류가 점점 확실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몬톨리보와 아퀼라니가 새로 영입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고 결국 파브레가스는 8월15일 바르셀로나행을 확정지었다. 슈바인 슈타이거 또한 더이상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밀란은 아퀼라니를 영입했다. 이후에도 플라미니의 장기부상으로, 마지막 날 노체리노를 추가로 영입했다.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워낙 대대적으로 Mr.X라고 여기저기 갈리아니가 말하고 다닌데다가, 링크나는 선수들이 세스크&슈바인 슈타이거였으니 사실 아퀼라니의 영입만으로 이번 여름 보강이 끝난 것은 다소 실망스럽다. (나머지 영입은 대부분이 이미 이적시장이 열리기전부터 일찍이 확정지은 것이고 노체리노는 마지막 날, 생각치도 못한 깜짝 영입이다.) 그리고 갈리아니가 이적시장이 끝나고 "Mr.X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였으며 아스날과의 협상도 끝났지만,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행만을 원했다. 라이올라와 내가 마음을 돌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밝히면서 더더욱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렇다고 밀란의 이적시장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단순 네임밸류에서 밀릴 뿐이지, 밀란은 이번 여름도 지난 시즌처럼 알차게 보강을 했다. 특히 주목해야 될 선수가 바로 알베르토 아퀼라니다. 아퀼라니는 미드필더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이탈리아 선수다. 지난 시즌 이미 유벤투스에서 부활했음을 증명했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아퀼라니는 그동안 밀란의 공격에서 부족했던 창의성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는데 아퀼라니는 피를로보다 정확도나 창의성에선 부족할지 모르나 피를로에 비해 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진 선수다. 이적 첫 해부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아퀼라니는 알레그리에게 있어 스쿼드를 운용하는데 많은 유연성을 가져다 줄 것이다.





위 좌측 그림이 이번 시즌 예상 베스트11이다. 사실 공격진같은 경우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다소 앞서있긴 하지만 나머지 3명의 공격수 또한 누가 주전으로 확정할만큼의 차이가 크진 않다. 인자기의 경우, 사실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볼 수 있기에 이번 챔피언스리그 출전명단에서 빠진 것은 꽤나 본인과 팬들 모두에게 아쉬운 선택이다. 

그 다음. 미드필드 부분에서는 아퀼라니가 들어옴으로서 알레그리는 중앙 4명의 미드필더를 운용하는데 있어 좀 더 자유로워졌는데,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지난 시즌 답답했던 공격력의 원인이었던 페널티 에이리어 근처에서의 창의력의 부재와 수비라인에서부터 빌드업을 진행할 시 기동력이 부족하여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것이 느려지던 점을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즉, 아퀼라니의 합류로 보아텡을 3의 자리에서 시험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중앙에서 기동력과 활동량이 부족한 밀란에게 보아텡은 오히려 1보다 3미들에서 더 어울리는듯 하다. 그러나 보아텡이 3의 자리에서 뛸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뿐더러, 보아텡을 3미들로 돌리기엔 1의 자리에서 보아텡의 활약이 좋았고 스쿼드 또한 뒷받침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알레그리의 인터뷰를 빌리자면,


"보아텡에게 측면 미드필더로의 재능이 보인다.*9 파워나 운동량, 공간으로 파고드는 능력, 지난 시즌 개막전 이후부터 알고 있었다. 그에게도 위대한 측면 미드필더가 될 거다라고 말해주었다. (중략..) 최근 몇 년간의 세리에A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70득점이 필요했다. 지금의 우리 공격수들이라면 50골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20골은 미드필더들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보아텡에게는 지난 시즌 이상의 골을 기대하고 있다."

알레그리는 Mr.X라 불리는 클래스 있는 선수가 영입되면 보아텡을 3미들로 시험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 같다. 물론 그에게 세밀한 빌드업을 기대할 순 없지만, 팀 전체에 속도를 불어넣는 그의 플레이는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3미들로 기용될 시 보아텡에 비해 세밀함이 가능한 노체리노와 함께 기용된다면 더 큰 효과가 기대된다. 

반대로 보아텡을 그대로 1의 자리에 기용하고 아퀼라니를 3미들로 돌려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시스템 자체는 지난 시즌 시도로프가 3에, 보아텡이 1에 위치했을 경우와 비슷하지만 그 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일단 아퀼라니는 작년 시도로프에겐 볼 수 없었던 활동량과 기동성이 있다. 그렇기에 시도로프가 했던 역할과는 비슷하지만 아퀼라니가 위치했을 때 팀 전체의 기동성과 공격력은 배가 되는 것이다. 보아텡과 공격수 두 명만으로 이루어져야 했던 공격상황이 아퀼라니의 가세와 반대쪽에서 노체리노(가투소보단 공격작업이 좋은)가 뒷받침된다면 생각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비시에도 시도로프와 가투소보다 더 뛰는 선수가 추가됨으로 인해, 반 봄멜의 역할부담이 지난시즌보다 줄어들게 될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럼 Mr.X를 제외한 다른 영입/방출은 어떤가. 

그동안 잉여선수였던 오또와 레그로탈리에, 온예우를 정리한 것과 기대치를 만족 못 시킨 파파스타를 돌려보낸것은 적절한 정리였다고 본다. 다만 아스토리라는 재능 있는 선수를 칼리아리로 완전 이적시킨 것은 꽤나 아쉬운 결정이다. 밀란의 유스출신으로 네스타의 완벽한 대체자가 될 것 같았던 선수였는데 말이다. (맥세는 나이로 볼때 네스타의 대체자라기보단 백업&로테이션에 가깝다.) 그리고 메르켈과 스트라써, 팔로스키의 임대같은 경우는 그들의 성장을 위해서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지만, 팔로스키의 50% 소유권을 넘겨준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엔 영입. 맥세, 타이우와 같은 선수들을 공짜로 영입한 것은 정말 행운이다. 그리고 리버풀이 무려 20m에 영입했던 아퀼라니를 6m으로 그것도 분할로 영입한 것은 굉장한(!) 일이다. 엘 샤라위같은 경우 자국내 선수라는 플러스요인으로 7.5m이라는 가격이 측정됬지만 현 이탈리아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재능이기에 좋은 영입이다. 또 하나 이번 밀란의 큰 성과는 바로 노체리노의 영입인데, 갈리아니는 플라미니의 장기부상으로 공백이 생겼는데, 이를 처음엔 라사나 디아라로 메꾸려고 했으나 거절당했었다. 그러나 바로 팔레르모의 노체리노로 선회하여 영입을 성공시켰는데, 갈리아니는 노체리노의 영입을 위해 약 2.7m(리카르도 페레이라의 50% 소유권과 0.5m)을 제시했고 이를 성사시켰다. 밀란으로서는 공짜로 영입했던 페레이랄 이용해서 고작 0.5m만으로 노체리노를 영입한 셈이니, 그야말로 대박인 셈이다.

...... 끝..?

밀란의 이적시장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마치 여름 메르카토가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벌써부터 겨울 이적시장 소문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리그가 종료되는 겨울에 간수가 올 것이라느니 혹은 몬톨리보와 밀란의 개인협상이 이미 끝마쳤고 겨울에 오게 될 것이라느니등.. 그 이유를 들 수 있는게 우선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노렸던만큼 이미 그의 해당되는 큰 금액이 마련되있었다는 말인데, 이를 아직 그대로 쓰지않았고, 밀란에게 배정된 논EU카드 또한 그대로라는 점이다. 특히 여름 이적시장과는 달리 겨울 이적시장은 리그 도중에 벌어지는 것이라 영입이 활발하지 않는데다가 챔피언스리그를 노리는 팀들간에는 이미 명단에 올라가서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가격이 자연스레 낮아진다. 그를 모를리 없는 영악한 갈리아리므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은 다시 Mr.X 시즌2가 될 공산이 크다. 언제나 그렇듯 카카의 복귀소식도 들릴것이며, 반 봄멜의 후계자를 찾는 일 또한 이루어질 수도 있다.

갈기꾼의 곁눈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른 클럽들이 잠잠해질때 쯤, 우린 갈리아니의 미스터 알파벳놀이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각주>

*1 나폴리와 우디네세의 성적이 올라온것과 별개로 기존의 상위권 팀들이던 유벤투스와 로마의 질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보는 관점의 차이다. 나폴리와 우디네세에 비해 유벤투스와 로마는 튼튼한 기반층이 있는 클럽이기에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이를 유벤투스와 로마의 약화라고 생각히기보단 다른 클럽들의 경쟁력이 강화됬다고 나는 표현하고 싶다.

* 2 개인적으로 인테르의 전력이 약화되었다고 말하는 근거는 이렇다. 스네이더가 잔류했지만 에투의 이적으로 공격진의 무게감이 줄었다. 포를란과 사라테가 영입되긴 했지만 명백한 다운그레이드처럼 보인다. 그리고 즉시전력감보다는 아직 기량이 만개못한 선수들 위주로 영입이 됬다는 점. 스쿼드가 젊어졌고, 향후 몇 년뒤를 바라 볼 수 있는 영입이지만 지금 당장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느냐는 물음엔 미지수다.

*3 피를로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알레그리는 호나우지뉴를 쓸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이미 4-3-1-2를 쓰기엔 호나우지뉴의 현 몸상태로는 어느 포지션이든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렇다고 지난시즌 호나우지뉴가 그나마 활약했던 4-3-3을 쓰는건 너무 모험이다. 결국 알레그리는 불안정한 호나우지뉴 살리기를 할 바에, 확실한 즐라탄과 호비뉴를 중심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4-3-1-2를 택한것이다.
 
*4 알레그리는 지난 시즌중에도 자신이 선호하는 미드필더로 예를 들어 에시앙, 아사모아와 같은 피지컬적으로 강하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을 언급했었다. 

*5 피를로가 효과적이지 못했다기 보단 정확히 피를로를 효과적으로 쓰기엔 뒷받침해주는 선수들이 부족했다는게 맞겠다. 그리고 뒷 받침해줄 만한 선수들이 영입됬지만 이번엔 피를로가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렸다.

*6 이번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 빠지면서 거의 확실시 되었다. 

*7 레오나르두시절 역시 안첼로티때와는 전혀 다른 4-3-3으로 주로 플레이했었다. 그렇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고 당시 주전이었던 보리엘로와 호나우딩요가 다음해에 바로 팀을 옮긴것을 볼 때 실패한 시즌이라 평가해도 될 것같다. 그렇기에 그냥 과도기였다는 생각이다.

*8 사실 알레그리 그 이전부터, 이미 리빌딩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만 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피를로의 이적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사이클이 끝나고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는 느낌이랄까.

*9 알레그리가 말하는 측면 미드필더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좌측 중앙미드필더(LCM)를 의미한다. 즉, 4-3-1-2를 놓고 봤을 때 3에 해당되는 중앙미드필더중 좌우에 위치한 두 중앙미드필더를 측면의 미드필더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4-4-2나 4-1-4-1에 나오는 윙과는 전혀 상관 없다.



* 길고 재미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팬심이 가득 담긴 2011/12 AC밀란 프리뷰였습니다.
지적사항이나 틀린 점을 발견, 말씀해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