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선발라인업 Milan 4-3-1-2 : Lazio 4-2-3-1>
전반전에만 두 골씩 주고받으며 난타전 분위기로 흘러갈 듯하던 경기였지만 결국 후반전에서 아무런 득점도 만들지 못하고 2:2로 마무리 되었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뛰고난 직후의 경기와 리그 첫 경기라는 부담감과 양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100% 베스트 전력으로 임하진 못했던 점이 예상외의 흥미로운 전반전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실점2위의 라치오 수비진의 주축, 라두와 리히슈타이너의 공백이 커보였다. 라두대신 나온 자우리와 리히슈타이너 대체자로 영입된 콩코는 좌우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밀란은 시도로프와 호비뉴, 타이우, 잠브로타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2 : 0
경기 시작부터 라치오의 공격진과 미들진의 무서운 압박이 시작되었다. 첫 슛팅을 먼저 기록한 쪽도 라치오의 레데스마였다. 그러나 밀란도 이브라히모비치와 카싸노의 위협적인 공격이 있었고 전반 7분 이브라히모비치가 아퀼라니에게 건네준 힐패스는 이번 경기 최고의 패스였다. 그러나 아퀼라니가 1:1 기회를 놓쳤고 이는 곧장 밀란의 위기로 연결됬다. 지난 시즌 좌측에서 알레그리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안토니니는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전반전 내내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했다. 라치오의 마우리와 콩코의 우측 연계플레이는 매우 위협적이었고 라치오의 대부분의 공격은 우측이었다.
그리고 불안불안하던 장면들은 결국 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11분 마우리가 우측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올려준 크로스는 그대로 클로제에게 연결되었고, 클로제는 스스로 완벽한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밀란으로서는 최악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오늘 초반부터 계속해서 불안하던 밀란의 수비진은 네스타와 가투소가 엉키면서 가투소가 부상당하는 장면으로 최악의 절정을 이루었다. 전반 18분만에 가투소는 반 봄멜과 교체되었다. (반 봄멜과 가투소의 교체는 의도치 않았지만 이후에 밀란에게 최고의 카드로 작용했다.)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고 라치오는 전반 22분 역시 우측에서 마우리의 크로스에 이은 시세의 헤딩골로 전반 20분만에 밀란 원정에서 2:0으로 앞서나갔다. 이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고 라치오가 두 골을, 아니 밀란이 산시로에서 두 골을 허용하리라곤 아무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참고로 밀란이 두 골을 홈에서 실점한 경기는 1월9일 우디네세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례적으로 밀란의 수비진 전체가 정신을 못차린 경기였다. 아바테만이 수비시 유일하게 제 몫을 했었다. 안토니니는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지만 그 이전에 아퀼라니와의 호흡이 부족했고 수비시 너무 많은 크로스를 허용했다. 네스타는 요근래 보여준 경기중 가장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파트너가 집중력을 잃자 실바 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라치오의 3미들이 활동량과 속도에서 밀란의 3미들을 압도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라치오와 밀란의 3 미드필더들은 둘 다 공격은 잘했지만 수비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지브릴 시세는 부담스런 아바테와의 1:1보다는 중앙으로 계속 침투하며 중앙에서의 연계를 시도했고, 에르나네스와 마우리의 속도를 아퀼라니와 암브로시니는 따라잡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2 % 부족할 때
케빈 프린스 보아텡의 장점과 단점이 다시 한번 경기에서 드러났다. 1의 위치에 보아텡이 뛸 때 가장 위협적인 것은 바로 공간침투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와 같이 1.5선으로 내려오는 플레이를 즐겨하는 선수와 앙상블을 이룰시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보아텡의 또다른 장점인 바로 속도. 역습시 팀 공격의 속도를 불어넣는 그의 능력은 그가 가진 최고의 장기중 하나다. 전반전 수비라인을 내렸던 덕분에 역습시 이브라, 카싸노, 보아텡 단 3명만으로 역습을 전개해야 될 때가 나왔는데 그때마다 빠르게 상대진영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라치오의 수비진에 위협이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될 점은 그가 위치한 1은 결국 공격시 페널티 에이리어 부근에서 마무리 작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보아텡이 트레콰르티스타를 소화하기엔 그는 너무 투박하다. 볼 배급의 의외성이라던지 혹은 드리블 능력이나 시야라던지 상대의 포백이 갖춰졌을 때 이를 부수기 위한 트레콰르티스타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이브라와 카싸노가 박스안에 모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침투가 아니라 결정적 패스다. 이것이 보아텡이 강팀과의 경기할 때 1의 위치에서 다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아퀼라니의 활동 반경 - 수비에서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
아퀼라니는 밀란의 선수로서 첫 경기를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피를로 대신 그가 들어옴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피를로보다 더 많이 뛰는 아퀼라니는 미드필더 전역에서 영리하게 볼 배급을 하였고 상대 진형에서는 라치오의 수비진을 순식간에 허무는 천재적인 패스로 밀란의 공격력을 더 증가시켰다. 특히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카싸노, 이브라히모비치와 만들어낸 유연한 페너트레이션은 앞으로의 경기를 더 기대케했다.
그러나 아퀼라니가 보여주었던 훌륭한 경기력은 모두 공격에서 해당되는 말이었다. 밀란이 이번 시즌 그에게 기대했던 것은 지난 시즌 부족했던 공격작업의 세밀함이나, 그것보다 잊지 말아야 될 것은 그가 4-3-1-2의 3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됫든 아퀼라니는 수비시 중앙과 좌측면에서 넓은 활동반경을 가자가면서 암브로시니와 안토니니를 도왔어야 했다. 그렇지만 이브라&카싸노와 보여주었던 호흡과는 달리 특히 안토니니와의 호흡은 최악에 가까웠다. 수비시 안토니니는 콩코와 마우리와의 매치업에서 항상 열세였고, 아퀼라니의 어설픈 위치선정과 늦은 커버링은 계속해서 라치오의 우측 공격을 허용하게 만들었다. 아퀼라니가 3미들에서 계속해서 뛰고 싶다면 이러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밸런스
전반전 2 : 0 으로 라치오가 앞서나갈때까지 라치오의 3미들은 괜찮았다. 집중력이 떨어진 밀란의 수비진과 함께 두 골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그러나 너무 방심한 탓일까? 두 골을 만들어 낸 직후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첫째 밀란의 수비진이 집중력을 되찾았다. 두 골을 허용한 이후, 안토니니가 본격적으로 상대진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으며 이는 콩코의 오버래핑을 억눌렀다. 공격력에 비해 부족한 수비력의 콩코는 자기 진영으로 밀려 나가자 급속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네스타와 실바 역시 두 골을 얻어맞자 제 정신을 차렸다.(그렇다곤 해도 네스타의 최악의 경기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반 봄멜의 투입이다. 가투소의 예기치 못한 부상 덕분에 교체 투입된 반 봄멜은 암브로시니와 위치를 바꾸어 3미들의 중앙에 들어갔다. 암브로시니에 비해 더 넓은 활동 반경을 가져가는 반 봄멜의 움직임은 들어가자마자 곧장 효과를 봤다. (시세의 추가골은 반 봄멜이 들어가고 불과 3분만에 터진 것이기에 이후에 그의 영향력과는 큰 상관이 있지않다.) 우선 그 이전까지 에르나네스를 축으로 중앙에서 위협적인 콤비네이션을 만들던 라치오의 3미들의 움직임은 둔화되었고 특히 에르나네스는 반 봄멜과의 매치업을 극복 못하고 그 이후로 필드 위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 반 봄멜의 투입으로 인해 밀란의 중앙과 수비라인은 다시 밸런스를 되찾았고, 우측으로 이동한 뒤에도 여전히 존재감없던 암브로시니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되살아났다. 라치오는 에르나네스가 막힌 뒤로 중앙에서 전개가 막혀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고 믿을 것은 마우리에 의한 역습밖에 없었고, 볼 전달이 갑작스럽게 끊긴 클로제와 시세는 그들의 데뷔골 이후 사그러졌다.
그렇게 밸런스를 회복한 밀란은 28분, 32분 연속으로 5분동안 두 골을 터뜨리면서 2: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바로 원점으로 복구시켰고 계속해서 공격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그동안 밀란의 공격이 대부분 앞선의 3명에게 의존했던 것에 비해 아퀼라니에 의해 멋진 공격이 나왔다는 것이다. 아퀼라니는 포백을 허무는 멋진 패스로 이브라의 골을 간접적으로 도왔고, 동점골에서도 코너킥으로 카사노의 골을 도왔다. 1골 1어시의 활약을 펼친 카사노의 경기력은 굳이 스탯이 아니더라도 90분 내내 위협적인 드리블과 슛장면을 만들며 최근 보여주는 절정의 경기력을 다시 한번 펼쳤다.
후반전
후반전은 치열했던 전반전에 비해 다소 밀란이 압도하는 경기가 진행되었다. 밀란이 전반전에 두 골을 곧바로 따라오면서 기세가 올랐던 것도 있지만, 레야는 의도적으로 라치오의 수비라인을 내렸고 시세의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을 후반전의 무기로 들고나왔다. 이는 경기내내 밀란에게 주도권을 내주었지만 몇 번의 좋은 역습기회를 만들면서 통하는 듯 싶었으나 밀란의 수비진은 노련하게 이를 막아냈다. 라치오 입장에서는 골키퍼까지 제친 시세가 네스타의 슈퍼세이브에 의해 날라가버린 그 장면이 가장 안타까운 장면일 것이다. 이후 라치오는 클로제<->곤잘레스를 교체투입, 시세를 톱에 두고 마우리(<->루리치)와 함께 4-3-3으로 전환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진 못했다.
밀란은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너무나 아쉬웠다. 후반 시작부터 카싸노의 슛팅을 시작으로 끝날 때까지 17(8)개의 슛팅을 날렸지만 전반전의 두 골이후 더이상의 골을 기록하진 못했다. 즐라탄과 카사노는 이번 경기에서 각 각 87%와 83%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라치오의 1.5선에서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실망스런 골결정력으로 기회를 다 날려먹었다. 이브라와 카싸노 모두 박스 안보다는 밖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더 보여주는 선수들인지라, 안에서 많은 기회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날렸다. 이는 앞으로 반드시 개선되야 될 점이다.
라치오의 중앙의 브로키와 레데스마를 기용, 후반전엔 라인까지 내리며 두텁게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에르난데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며 간격유지에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이 날 라치오 라인업의 평균연령은 31.1로 밀란의 29.5보다 더 높았다.) 그렇지만 비싸리의 선방과 밀란 공격수들의 도움으로 실점없이 경기를 마쳤고 산시로에서의 2:2는 라치오로서도 만족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결론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라치오와의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밀란으로서는 후반전에 추가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알레그리가 말했듯이 A매치 끝나고 이어지는 경기인데다가 시즌 첫경기라는 것을 감안할때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피를로가 없음에도 빌드업과 공격시 유기적인 패스웍이 나왔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힘든 일정, 특히 다음주에 있을 바르셀로나와의 원정경기야말로, 오늘 밀란이 보여줬던 약점들과 강점들이 강팀과의 경기에선 어떻게 반영될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전반전에만 두 골씩 주고받으며 난타전 분위기로 흘러갈 듯하던 경기였지만 결국 후반전에서 아무런 득점도 만들지 못하고 2:2로 마무리 되었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뛰고난 직후의 경기와 리그 첫 경기라는 부담감과 양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100% 베스트 전력으로 임하진 못했던 점이 예상외의 흥미로운 전반전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실점2위의 라치오 수비진의 주축, 라두와 리히슈타이너의 공백이 커보였다. 라두대신 나온 자우리와 리히슈타이너 대체자로 영입된 콩코는 좌우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밀란은 시도로프와 호비뉴, 타이우, 잠브로타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2 : 0
경기 시작부터 라치오의 공격진과 미들진의 무서운 압박이 시작되었다. 첫 슛팅을 먼저 기록한 쪽도 라치오의 레데스마였다. 그러나 밀란도 이브라히모비치와 카싸노의 위협적인 공격이 있었고 전반 7분 이브라히모비치가 아퀼라니에게 건네준 힐패스는 이번 경기 최고의 패스였다. 그러나 아퀼라니가 1:1 기회를 놓쳤고 이는 곧장 밀란의 위기로 연결됬다. 지난 시즌 좌측에서 알레그리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안토니니는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전반전 내내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했다. 라치오의 마우리와 콩코의 우측 연계플레이는 매우 위협적이었고 라치오의 대부분의 공격은 우측이었다.
그리고 불안불안하던 장면들은 결국 골로 연결되었다. 전반 11분 마우리가 우측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올려준 크로스는 그대로 클로제에게 연결되었고, 클로제는 스스로 완벽한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밀란으로서는 최악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오늘 초반부터 계속해서 불안하던 밀란의 수비진은 네스타와 가투소가 엉키면서 가투소가 부상당하는 장면으로 최악의 절정을 이루었다. 전반 18분만에 가투소는 반 봄멜과 교체되었다. (반 봄멜과 가투소의 교체는 의도치 않았지만 이후에 밀란에게 최고의 카드로 작용했다.)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고 라치오는 전반 22분 역시 우측에서 마우리의 크로스에 이은 시세의 헤딩골로 전반 20분만에 밀란 원정에서 2:0으로 앞서나갔다. 이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고 라치오가 두 골을, 아니 밀란이 산시로에서 두 골을 허용하리라곤 아무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참고로 밀란이 두 골을 홈에서 실점한 경기는 1월9일 우디네세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례적으로 밀란의 수비진 전체가 정신을 못차린 경기였다. 아바테만이 수비시 유일하게 제 몫을 했었다. 안토니니는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지만 그 이전에 아퀼라니와의 호흡이 부족했고 수비시 너무 많은 크로스를 허용했다. 네스타는 요근래 보여준 경기중 가장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며 파트너가 집중력을 잃자 실바 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라치오의 3미들이 활동량과 속도에서 밀란의 3미들을 압도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라치오와 밀란의 3 미드필더들은 둘 다 공격은 잘했지만 수비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지브릴 시세는 부담스런 아바테와의 1:1보다는 중앙으로 계속 침투하며 중앙에서의 연계를 시도했고, 에르나네스와 마우리의 속도를 아퀼라니와 암브로시니는 따라잡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2 % 부족할 때
케빈 프린스 보아텡의 장점과 단점이 다시 한번 경기에서 드러났다. 1의 위치에 보아텡이 뛸 때 가장 위협적인 것은 바로 공간침투다. 특히 이브라히모비치와 같이 1.5선으로 내려오는 플레이를 즐겨하는 선수와 앙상블을 이룰시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보아텡의 또다른 장점인 바로 속도. 역습시 팀 공격의 속도를 불어넣는 그의 능력은 그가 가진 최고의 장기중 하나다. 전반전 수비라인을 내렸던 덕분에 역습시 이브라, 카싸노, 보아텡 단 3명만으로 역습을 전개해야 될 때가 나왔는데 그때마다 빠르게 상대진영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라치오의 수비진에 위협이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될 점은 그가 위치한 1은 결국 공격시 페널티 에이리어 부근에서 마무리 작업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보아텡이 트레콰르티스타를 소화하기엔 그는 너무 투박하다. 볼 배급의 의외성이라던지 혹은 드리블 능력이나 시야라던지 상대의 포백이 갖춰졌을 때 이를 부수기 위한 트레콰르티스타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이브라와 카싸노가 박스안에 모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침투가 아니라 결정적 패스다. 이것이 보아텡이 강팀과의 경기할 때 1의 위치에서 다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아퀼라니의 활동 반경 - 수비에서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
아퀼라니는 밀란의 선수로서 첫 경기를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피를로 대신 그가 들어옴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모두 보여준 경기였다. 피를로보다 더 많이 뛰는 아퀼라니는 미드필더 전역에서 영리하게 볼 배급을 하였고 상대 진형에서는 라치오의 수비진을 순식간에 허무는 천재적인 패스로 밀란의 공격력을 더 증가시켰다. 특히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카싸노, 이브라히모비치와 만들어낸 유연한 페너트레이션은 앞으로의 경기를 더 기대케했다.
그러나 아퀼라니가 보여주었던 훌륭한 경기력은 모두 공격에서 해당되는 말이었다. 밀란이 이번 시즌 그에게 기대했던 것은 지난 시즌 부족했던 공격작업의 세밀함이나, 그것보다 잊지 말아야 될 것은 그가 4-3-1-2의 3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찌됫든 아퀼라니는 수비시 중앙과 좌측면에서 넓은 활동반경을 가자가면서 암브로시니와 안토니니를 도왔어야 했다. 그렇지만 이브라&카싸노와 보여주었던 호흡과는 달리 특히 안토니니와의 호흡은 최악에 가까웠다. 수비시 안토니니는 콩코와 마우리와의 매치업에서 항상 열세였고, 아퀼라니의 어설픈 위치선정과 늦은 커버링은 계속해서 라치오의 우측 공격을 허용하게 만들었다. 아퀼라니가 3미들에서 계속해서 뛰고 싶다면 이러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밸런스
전반전 2 : 0 으로 라치오가 앞서나갈때까지 라치오의 3미들은 괜찮았다. 집중력이 떨어진 밀란의 수비진과 함께 두 골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그러나 너무 방심한 탓일까? 두 골을 만들어 낸 직후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첫째 밀란의 수비진이 집중력을 되찾았다. 두 골을 허용한 이후, 안토니니가 본격적으로 상대진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으며 이는 콩코의 오버래핑을 억눌렀다. 공격력에 비해 부족한 수비력의 콩코는 자기 진영으로 밀려 나가자 급속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네스타와 실바 역시 두 골을 얻어맞자 제 정신을 차렸다.(그렇다곤 해도 네스타의 최악의 경기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반 봄멜의 투입이다. 가투소의 예기치 못한 부상 덕분에 교체 투입된 반 봄멜은 암브로시니와 위치를 바꾸어 3미들의 중앙에 들어갔다. 암브로시니에 비해 더 넓은 활동 반경을 가져가는 반 봄멜의 움직임은 들어가자마자 곧장 효과를 봤다. (시세의 추가골은 반 봄멜이 들어가고 불과 3분만에 터진 것이기에 이후에 그의 영향력과는 큰 상관이 있지않다.) 우선 그 이전까지 에르나네스를 축으로 중앙에서 위협적인 콤비네이션을 만들던 라치오의 3미들의 움직임은 둔화되었고 특히 에르나네스는 반 봄멜과의 매치업을 극복 못하고 그 이후로 필드 위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 반 봄멜의 투입으로 인해 밀란의 중앙과 수비라인은 다시 밸런스를 되찾았고, 우측으로 이동한 뒤에도 여전히 존재감없던 암브로시니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되살아났다. 라치오는 에르나네스가 막힌 뒤로 중앙에서 전개가 막혀서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고 믿을 것은 마우리에 의한 역습밖에 없었고, 볼 전달이 갑작스럽게 끊긴 클로제와 시세는 그들의 데뷔골 이후 사그러졌다.
그렇게 밸런스를 회복한 밀란은 28분, 32분 연속으로 5분동안 두 골을 터뜨리면서 2: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바로 원점으로 복구시켰고 계속해서 공격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그동안 밀란의 공격이 대부분 앞선의 3명에게 의존했던 것에 비해 아퀼라니에 의해 멋진 공격이 나왔다는 것이다. 아퀼라니는 포백을 허무는 멋진 패스로 이브라의 골을 간접적으로 도왔고, 동점골에서도 코너킥으로 카사노의 골을 도왔다. 1골 1어시의 활약을 펼친 카사노의 경기력은 굳이 스탯이 아니더라도 90분 내내 위협적인 드리블과 슛장면을 만들며 최근 보여주는 절정의 경기력을 다시 한번 펼쳤다.
후반전
후반전은 치열했던 전반전에 비해 다소 밀란이 압도하는 경기가 진행되었다. 밀란이 전반전에 두 골을 곧바로 따라오면서 기세가 올랐던 것도 있지만, 레야는 의도적으로 라치오의 수비라인을 내렸고 시세의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을 후반전의 무기로 들고나왔다. 이는 경기내내 밀란에게 주도권을 내주었지만 몇 번의 좋은 역습기회를 만들면서 통하는 듯 싶었으나 밀란의 수비진은 노련하게 이를 막아냈다. 라치오 입장에서는 골키퍼까지 제친 시세가 네스타의 슈퍼세이브에 의해 날라가버린 그 장면이 가장 안타까운 장면일 것이다. 이후 라치오는 클로제<->곤잘레스를 교체투입, 시세를 톱에 두고 마우리(<->루리치)와 함께 4-3-3으로 전환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진 못했다.
밀란은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너무나 아쉬웠다. 후반 시작부터 카싸노의 슛팅을 시작으로 끝날 때까지 17(8)개의 슛팅을 날렸지만 전반전의 두 골이후 더이상의 골을 기록하진 못했다. 즐라탄과 카사노는 이번 경기에서 각 각 87%와 83%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라치오의 1.5선에서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실망스런 골결정력으로 기회를 다 날려먹었다. 이브라와 카싸노 모두 박스 안보다는 밖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더 보여주는 선수들인지라, 안에서 많은 기회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날렸다. 이는 앞으로 반드시 개선되야 될 점이다.
라치오의 중앙의 브로키와 레데스마를 기용, 후반전엔 라인까지 내리며 두텁게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에르난데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며 간격유지에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이 날 라치오 라인업의 평균연령은 31.1로 밀란의 29.5보다 더 높았다.) 그렇지만 비싸리의 선방과 밀란 공격수들의 도움으로 실점없이 경기를 마쳤고 산시로에서의 2:2는 라치오로서도 만족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결론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라치오와의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밀란으로서는 후반전에 추가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쉬울 것이다. 그렇지만 알레그리가 말했듯이 A매치 끝나고 이어지는 경기인데다가 시즌 첫경기라는 것을 감안할때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아니었다. 피를로가 없음에도 빌드업과 공격시 유기적인 패스웍이 나왔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힘든 일정, 특히 다음주에 있을 바르셀로나와의 원정경기야말로, 오늘 밀란이 보여줬던 약점들과 강점들이 강팀과의 경기에선 어떻게 반영될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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