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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Milan/하찮은 의견

2004 - 2012 AC Milan Best 11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잉여 시간이 폭발한 관계로.. 왜? 아무 이유없이...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로쏘네리의 베스트 11과 아쉽게 밀려난 그 후보군들을 선정해보았습니다..

왜 하필 2004년? 제가 AC 밀란의 팬이자, 축구의 길로 접어들게 된 시기가 2004년이니까요. 


뭐, 굳이 딴 길로 빠지자면.. 2004-05 UEFA 챔피언스리그를 보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이 팀이야.. +_+

당시의 쉐브첸코, 카카, 크레스포의 삼각편대나 중원의 피를로, 시도르프보다도 내 눈을 사로잡은건

바로 우아한 알레산드로 네스타와 바위같았던 야프 스탐의 두 센터백 라인이었고... 그 이후로 밀란빠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랄 것도 없네요.

결국 심심해서 선정해본 2004 - 2012 시즌. NeStaMilan's Best 11입니다.








GK - 디다 (2001 ~ 2010 / 리그 206경기. 챔피언스리그 85경기. Total 302경기)


골키퍼 부분은 00년대 중반 밀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커리어의 디다와 00년대 후반부터 최근 몇 년간 든든하게 밀란의 골문을 지켜주는 아비아티로 후보를 압축할 수 있겠는데.. 역시 챔피언스리그의 중요한 순간에서 제 몫을 해주었던 디다를 택했다. 밀란의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006/07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끝으로 급격한 하락세에 들어가서 말년에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전성기의 디다가 보여준 선방은 말그대로 신기에 가까운 그것이었다. 


디다 하면 떠오르는 경기라면.. 뭐니해도 내겐 200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세계 최고라는 부폰과의 승부차기 대결이다. 결국 최후에 남은 것은 디다의 선방을 앞세운 밀란의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LB - 파울로 말디니 (1984 ~ 2009 / 리그 647경기 29골. 챔피언스리그 139경기 3골. Total 902경기 33골)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을것 같다. 여러가지 어떤 미사여구보다 그냥 '밀란의 파올로 말디니'다. 하지만, 2004년부터의 말디니는 왼쪽보다는 주로 중앙에서 네스타와 함께 센터백으로 뛰는 경기가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말디니 이후로 칼라제, 세르지뉴, 파발리, 마렉 얀쿨롭스키, 안토니니까지 많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이어받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합격점을 제대로 받진 못했다. (뭐, 굳이 꼽자면 개인적으론 얀쿨롭스키지만.. 우리가 말하는 팀은 AC밀란이고, 그 전임자가 말디니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하지만 센터백으로 전향 후의 말디니는 예전만큼 왼쪽에서 뛰진 못하더라도 풀백으로 나올 때마다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었고, 아직까지 왼쪽 풀백을 구하지 못해 고민중인 밀란을 생각할 때, 말디니밖에 꼽을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말디니의 경기라면.. 


말디니하면 기억에 남는 경기? 2006/0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네스타와 함께 엄청난 수비를 보여준, 세월을 잊은 말디니의 모습.. b





CB - 알레산드로 네스타 (2002 ~ 2012 / 리그 224경기 7골. 챔피언스리그 78경기. Total 326경기 10골)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밀란의 베스트 라인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가장 먼저 선택한 선수. 굳이 내가 네스타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네스타라면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세계최고의 수비수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던게 라치오였다면, 지금의 네스타에게 수많은 트로피를 가져다 준건 밀란에서의 커리어다. 2008-2009 시즌의 고질적인 부상으로 1년을 날려버린 것을 제외하면 밀란에서의 10년동안 네스타는 언제나 제 몫을 해주던 몇 안되는 선수였다. 부상에서 갓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그 무게감은 달라진다. 말디니, 스탐, 칼라제, 보네라, 티아구 실바까지.. 그의 파트너들은 많았지만 결국 지난 10년간 밀란의 중앙을 가장 오랫동안 지켜온 것은 알레산드로 네스타다. 


네스타하면 떠오르는 경기는 가장 최근 경기중에선 지난 시즌 2011/12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1차전 바르셀로나를 꼽을 수 있다. 전성기는 이미 내려왔지만, 띠동갑(11살)에 가까운 리오넬 메시를 상대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노장 네스타의 투혼을 볼 수 있다.





CB - 티아구 실바 (2009 ~ 2012 / 리그 92경기 5골. 챔피언스리그 20경기 1골. Total 118경기 6골)


지난 3년간 실바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왜 이제서야 나타났을까.."였다. 말디니와 스탐 이후, 네스타와 새롭게 호흡을 맞춘 보네라, 칼라제, 파발리와 같은 선수들을 보면서 네스타는 언제 제대로 된 짝을 만나나 안타까워 했었는데, 2009년에 와서야 제대로 된 파트너가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네스타의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다는 실바는, 그 때문인지 네스타와 최고의 파트너쉽을 보였는데 특히 기량이 만개한 2010/11시즌부터는 세리에를 넘어 세계최고의 수비수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실바가 출전한 경기와 안 한 경기의 실점률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실바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다. 그리고 실바는 경기력뿐 아니라 훌륭한 멘탈과 리더쉽으로 암브로시니에 이은 차기 주장직까지 예정받을 정도로 구단과 레전드 그리고 동료들과 팬들이 신뢰하는 선수였다. 재정악화로 그를 이번 시즌 보낸 밀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는 실바의 모습을 보면서, 그를 정말 그리워할 것이다. 


2010/11 시즌 전체. 한 경기를 꼽기보단, 그냥 시즌 전체를 꾸준히 잘해주었다. 시즌 전체 경고 1장(그 해 유럽 최고 기록) 그리고 가장 많은 MVP 선정.. 그냥 실바가 세계최고로 성장했음을 알리는 시즌. 그래도 한 경기 꼽으라면 가장 최근 경기중에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 네스타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막아내던 실바는 종료직전 동점골까지 성공시켰다. 당시 실바의 셋피스 골을 예언(성지)했던 나로선 환상적이었던 날이었다.





RB - 카푸 (2003 ~ 2008 / 리그 119경기 4골. 챔피언스리그 35경기. Total 161경기 4골)


아바테가 성장하기 전까지, 왼쪽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역시 불안불안한 자리였다. 많은 기대를 안고 영입된 오또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고, 베테랑 잠브로타가 그 자리를 메꾸긴 했지만, 이미 그도 대체자가 필요한 선수였으니. 언제적 카푸냐는 비아냥을 듣겠지만, 그만큼 카푸는 꾸준하고 또 꾸준했다. 마이콘만큼 폭발적이진 못했어도, 튀랑처럼 단단하단 평을 못받았지만, 카푸는 2008년 밀란에서 나가는 그 날까지 그 어떤 경쟁자보다도 꾸준했다. 아직도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체로 들어와 카카와 함께 측면을 질주하던 카푸의 모습이 생생하다. 


기억나는 장면으로는.. 2007/08 세리에 마지막 라운드. 밀란과 카푸의 마지막 경기에서 나온 카푸의 골장면. 당연히 패스하겠지 싶었는데..





CM - 안드레아 피를로 (2001 ~ 2011 / 리그 284경기 32골. 챔피언스리그 78경기 7골. Total 397경기 44골)


페르소나. 그리스어로 '가면'을 뜻하는 단어인 페르소나는 영화계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 감독의 분신으로서 감독의 영화 세계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배우를 뜻한다. 이런 페르소나를 가장 잘 말해주는 관계라면 조니뎁과 팀버튼,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딴 소리냐고. 축구계 역시 페르소나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00년대를 대표할만 한 페르소나가 바로 안드레아 피를로기 때문이다. 페르소나. 이 단어만큼 밀란에서 피를로가 가지고 있던 존재감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가 또 있을까. 안첼로티 밀란의 핵심이었던 피를로는 필드 위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자유자재로 볼을 배급하고, 후방에서 필드 전체를 컨트롤 하는 그의 경기를 볼 때면,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비록 감독과 구단과의 의견대립으로 마지막은 좋지 못했지만, 누가 뭐래도 피를로는 AC밀란을 대표하는 21세기 최고의 선수중 한 명이었다.


밀란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0-2011시즌 초반 6R 파르마전에서 터진 피를로의 무회전 중거리슛은 필드위의 선수들까지 놀랄 정도로 아름다운 골이었다.





LM - 클라렌스 시도르프 (2002 ~ 2012 / 리그 300경기 47골. 챔피언스리그 89경기 9골. Total 432경기 62골)


천재. 말년에 가장 많은 비난을 받던 선수중 한 명이었으나, 그가 떠난 지금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였는지 알 수 있다. 뛰어난 전술이해도, 경기를 읽는 능력, 패싱력, 그리고 시원한 중거리 슛팅까지, 밀란의 전성기와 함께 했던 시도르프는 최고의 미드필더이자, 안첼로티가 가장 믿고 있는 선수중 한 명이었다. 안첼로티뿐 아니라 말년을 지휘했던 알레그리 감독 역시, 시도르프를 복제하고 싶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 덕에 Ctrl+C dorf라는 별명이 잠시 붙기도 하였다.) 밀란 역사상 가장 가장 많이 출전한 외국인 선수인 시도르프는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으로 과소평가받는 선수가 아닐까. 시도르프는 현재 브라질의 보타포고에서도 역시, 잘 적응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하고 있다.


4번이나 우승한 시도르프지만, 그래도 2006/07 챔피언스리그는 특별하지 않을까 싶다. 그를 2006-07 UEFA 최고의 미드필더 수상자로 만들어준 결정적인 경기.. 4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차전 경기를 추천.





RM - 젠나로 가투소 (1999 ~ 2012 / 리그 335경기 9골. 챔피언스리그 79경기 1골. Total 467경기 11골)


피를로가 나왔다면, 반드시 언급되야할 선수. 그라운드의 전사, 젠나로 가투소다. 부리부리한 얼굴, 다부진 체격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터프남인 가투소는 그라운드내에서도 "투쟁심" "열정" "투지" 그 자체다. 볼을 다루는 능력이나 테크닉면에선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활동량과 태클을 무기로 상대 선수를 압박하고, 동료 선수들을 보호해주는 능력에 있어선 당대 최고의 선수였다. 특히 이러한 가투소의 장기는 그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피를로와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다. (만약 이니에스타와 샤비가 없었다면 0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듀오라고 자신있게 얘기했을 텐데..) 가투소와 피를로 콤비는 대표팀에서도 핵심 요원으로서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월드컵까지 제패했다. 눈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필드 전체를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동료 선수들에겐 파이팅을, 상대방에겐 공포심까지 불러일으키는 가투소는 밀란의 또 다른 상징이었다. 간혹 가투소의 거친 태클이나 과격한 세레모니등을 이유로 비난하는 팬들도 있지만, 그것은 악의없이 순수한 축구 열정에서 나온 행동으로서, 필드 내에서 그가 다른 의도를 품고 행동하는 것은 한 번도 없었다. 필드 밖에서 역시 단 한 번의 가쉽거리 없이 깨끗했던 가투소다. 


2006/07 챔피언스리그 4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2년 전과는 반대로 밀란의 전력은 줄었고, 맨유의 전력은 올라갔기에 맨유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국 맨유가 자랑하던 호날두를 가투소가 압도하며 밀란의 승리로 끝이 난 경기. 아, 그리고 경기 외적으로 가투소에게 감명받았던 경기는.. 2008/09 시즌 15R 카타니아전..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지만,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투소는 가벼운 부상인줄 알았다고.... 결국은 6개월 아웃. ㅜㅜ





AM - 히카르도 카카 (2003 ~ 2009 / 리그 193경기 70골. 챔피언스리그 56경기 23골. Total 270경기 95골)


00년대 초중반 호나우지뉴가 축구를 지배하고, 그 이후 호날두와 메시가 세계최고의 자리가 오르기 전까지.. 세계최고의 선수를 지켰던 선수, 그게 바로 카카다. 2007년 카카는 발롱도르뿐 아니라, 개인이 수상할 수 있는 모든 상은 다 휩쓸며, 자신의 시대임을 알렸다. 2003년 세리에A로 데뷔하자마자 그 해 세리에 올해의 선수상과 외국인 상을 휩쓸며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그 이후 쉐브첸코와 함께 밀란의 공격을 이끌며 당대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카카는 추락하는 팀을 지탱하며 밀란의 상징이 되었으며,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였다. 특히, 2006-07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준 카카의 활약상은 가히 엄청났으며 말그대로 원맨쇼였다. 대회 전체를 자신의 대회로 만들었다. 당시의 카카의 임팩트는 분명 역사에 남을만한 그것이었다. 물론 2007년부터 팀의 경기력은 혼자서 짊어져야 했던 카카는 엄청난 혹사로 전성기만한 폼을 보여주지 못하며, 스포츠탈장이라는 치명적인 부상과 함께 더이상 예전만한 폭발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로쏘네리가 가장 사랑하는 선수인 카카는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가장 많은 팬들이 그리워하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2006-07 챔피언스리그. 





FW - 안드레이 쉐브첸코 (1999 ~ 2006 / 리그 226경기 127골. 챔피언스리그 59경기 29골. Total 322경기 175골)


00년대를 대표할만 한 당대 최고의 공격수. 잉글랜드의 앙리, 반니스텔루이가 있었다면 이탈리아엔 쉐브첸코가 있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가리지 않고 항상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어주던 팀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분명 2004/05시즌부터의 쉐브첸코는 전성기적 모습에서 내려왔지만, 2005/06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날카로운 공격수였다. 만약 2005/06 챔피언스리그 4강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에서 나온 쉐브첸코의 골이 득점으로 인정됬다면, 지금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물론 2006년 이후 첼시로 팀을 옮겨, 부진한 활약으로 많은 팬들 사이에서 조롱되기도 했지만 그간의 활약만으로도 분명 쉐브첸코는 밀란의 레전드이자, 역사가 기억할만 한 공격수였다. 말 그대로 '무결점의 공격수'였으니까.


2005-06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5R. 페네르바체전. 이 날 쉐브첸코는 4골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5번째로 4골 득점자가 된 쉐브첸코는 최초로 원정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선수기도 하다. 1년전 이스탄불의 악몽을 떨쳐버리게 된 쉐브첸코는 본인에게도 뜻깊은 경기일 것이다.





ST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2010 ~ 2012 / 리그 61경기 42골. 챔피언스리그 16경기 9골. Total 85경기 56골)


2006/07 시즌 이브라가 인테르와 밀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그 때부터 정말 원했던 선수였다. 마법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공격수로 "세리에의 왕"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선수다. 아쉽게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놓쳤지만, 이브라가 있는 팀에겐 언제나 리그 우승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이브라가 리그 우승을 못한 것은 2차례에 불과했으니. 어디서나 제 몫을 해주던 이브라였지만 특히 세리에와는 궁합이 잘 맞았다. 세리에 올해의 선수상 3회, 세리에 올해의 외국인 선수상 4회, 세리에 득점왕 2회, UEFA 올해의 베스트11에도 2회.. 그런 이브라가 자신의 커리어 최고 정점을 찍었던 팀이 바로 AC밀란이다. 역동성과 마법사적 기질은 인테르 시절만 못하다곤 쳐도, 꾸준함과 결정력, 더욱 성숙해진 경기력을 뽐냈다. 비록 밀란에서 두 시즌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팀 공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이브라의 존재감과 경기력을 감안할 때,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외하긴 개인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하다고 비난받던 이브라를 도와주던 팀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아스날이다. 이브라는 아스날을 상대로 지금까지 7경기에서 3골 3어시의 좋은 활약을 보였다. 지난 시즌 2011/12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스날전에서 1골 2어시의 활약을 보여준 이브라의 경기가 인상적이다. 경기력만으로 놓고보면 이보다 더 뛰어난 경기도 있겠지만, 내가 산시로에서 직관한 경기라 더욱 그 경기를 잊을을 수 없다.





Coach - 카를로 안첼로티 (2001 ~ 2009)

리그 271경기 152승68무51패. 챔피언스리그 73경기 40승16무17패. Total 413경기 234승100무79패 승률 56.66%)


여전히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밀란의 레전드 감독. 단일기간으로 밀란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직했던 감독이다. 전술가적 이미지와 덕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안첼로티는 밀란을 특유의 가족적이고 친구적인 분위기로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또한 그의 전술가적 재능은 피를로와 카카라는 희대의 미드필더들을 창조했으며, 4-3-1-2와 레지스타 활용에 있어선 전 세계에서 가장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밀란에 머물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클럽월드컵까지 클럽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세계최고의 감독의 반열에 올라섰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팀의 재정난으로 인해 많은 선수들을 떠나 보내야했고, 열악한 지원 속에서도 밀란을 잘 이끈 밀란의 대표 감독이다.



<SUB>



필리포 인자기 (2001 ~ 2012 / 리그 202경기 73골. 챔피언스리그 55경기 29골. Total 300경기 126골)

밀란의 레전드. 사실 이브라만 아니었다면, 혹은 이브라가 조금만 덜 화려했다면 인자기가 아마 저 위의 베스트에 올라가지 않았을까. 그 누구보다 유럽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사나이중 한 명이지만, 언제나 처음 골을 넣은 선수처럼 기뻐한다. 인자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골 결정력과 위치 선정은 절대로 폄하할 수 없다. 언제 투입되더라도 골을 넣어줄 것만 같은 선수.. (실제로 2010/2011 레알마드리드전이 그러했었던..) 


2006-0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인자기의 능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마시모 암브로시니 (1995 ~ 2012 / 리그 302경기 28골. 챔피언스리그 78경기 1골. Total 433경기 35골)

언제나 한결같이 후방에서 뒤를 지켜주는 팀의 중심이다. 누구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많은 선수들의 모범이 된다. 암자물쇠라는 별명답게 수비력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였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공격쪽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면서 밀란의 대표적인 박스투박스형 미드필더로 자리잡는다. 플라미니의 부진과 가투소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에서도 암브로시니는 중원을 홀로 지켰다. 공격수와 수비수, 감독이 원하는 어디에서도 뛸 준비가 되어있는 밀란밖에 모르는 바보다.


2009/10 리그 18R 제노아전. 베컴의 데뷔전으로 유명한 경기지만, 내 기억 속에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날카로운 돌파로 페널티킥을 2번이나 얻어낸 암브로시니의 폭발적인 공격가담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보리엘로의 두 골도 인상적이지만.




야프 스탐 (2004 ~ 2006 / 리그 42경기 1골. 챔피언스리그 18경기 1골. Total 60경기 2골)

이브라처럼 두 시즌밖에 뛰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브라처럼 내가 스탐을 좋아하기 때문(내 닉네임.. 단순히 Nesta + Milan이 아니라, Nesta + Stam + Milan을 생각하고 만든 것이다...)이기도 하고, 그리고 스탐을 올린다고해서 이상하지 않을만큼 짧은 시간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004년 이미 전성기를 지난지 오래지만, 스탐은 말디니, 네스타와 함께 자신의 클래스를 완벽하게 증명해보였다. 비록 PSV와의 2차전에서 3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당시 이들이 지키던 골문은 그 전까지 7경기동안 무실점을 기록중이었다.


2005/06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센터백이 아닌 풀백으로 출전한 노장 스탐. 그리고 그 경기 이후 당시 외계인이라던 호나우지뉴는 "지금까지 만났던 수비수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선수가 야프 스탐"이라고 인터뷰했다.




호나우지뉴 (2008 ~ 2011 / 리그 76경기 20골. 챔피언스리그 12경기 4골. Total 116경기 29골)

몸은 뒤룩뒤룩 살이 찌고,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는 혹평과 함께 밀라노에 도착했고, 실제로 그런듯 보였지만.. 브라질리언과 시도르프와 함께 눈이 호강하는 마법같은 플레이로 밀란의 보는 맛을 더해주었다. 활동량과 수비가담으로 비판받더라도, 한 번 뒤뚱뒤뚱 거리고 리듬을 타게 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것 같던게 호나우지뉴였다. 그리고 2009/10시즌부터 카카와 말디니의 공백등 밀란에 암흑기가 찾아왔지만, 호나우지뉴는 밀란 팬들에겐 파투와 함께 유이한 버팀목이었다. 전성기만 못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호나우지뉴는 호나우지뉴였고, 밀란에 있는 동안 분명 그는 에이스였다. 


2009/10 마지막 38R 유벤투스전. 레오나르두 감독과 디다, 파발리까지 많은 사람들의 마지막 이별경기로 더 기억에 남는 경기. 이 경기에서 호나우지뉴는 신들린듯한 플레이와 두 골로 마지막 이별을 화려하게 마무리해주었다.




알렉산더 파투 (2007 ~ 2012 / 리그 113경기 51골. 챔피언스리그 19경기 4골. Total 143경기 61골)

파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부상만 없다면.." 브라질의 미래라고 불리며 많은 기대를 받으며 밀란에 영입되었던 파투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리몸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상황이 되면서 많은 팬들의 애증의 대상이 되었다. 데뷔 1~2년동안의 파투의 재능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고, 올리베이라에게 낚인 팬들은 파투가 진짜 제2의 쉐브첸코가 되어주길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부상과 함께 정체된 모습을 보였고, 파투의 부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팬들은 하루빨리 파투가 원래의 기대만큼 성장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2009/10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3차전 레알마드리드전. 이 날, 카시야스를 상대로 두 골을 기록하며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3:2라는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파투다.





쟌루카 잠브로타 (2008 ~ 2012 / 리그 80경기 2골. 챔피언스리그 13경기. Total 102경기 2골)

잠브로타가 있는 것에 다소 의외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잠브로타는 밀란에서의 4시즌동안 좌우 어디든 필요한 위치에서든 뛰면서 조용히 제 몫을 해주었기 때문에 선정했다. 아바테가 오기 전까지는 오른쪽 풀백으로서 얀쿨롭스키와 함께 측면을 담당했고, 말디니의 은퇴와 아바테의 복귀로 2009/10 시즌부터는 또 왼쪽에서 뛰면서 팀이 필요한 위치에서 언제나 묵묵히 뛰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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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치오 아바테 (2009 ~ 2012 / 리그 88경기. 챔피언스리그 19경기. Total 114경기)

2009/10 시즌 레오나르두가 부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밀란의 유스출신이지만, 임대를 오가며 그저 그런 선수로 머물줄 알았다. 하지만 2009/10 시즌부터 조금씩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하더니 새로운 밀란의 희망으로 불리며 오른쪽 풀백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이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밀란의 듬직한 일원이며, 리그 최고의 풀백으로 성장했다. 물론 아직 보완할 부분도 존재하지만, 이제 아주리 대표팀에도 승선하게 된만큼 더욱 더 크게 성장하리라 믿고 있다.


2010/11 밀란더비 1,2차전. 호날두에 이어 에투까지 씹어먹는 아바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이 아바테에 열광했던 경기.







2004년부터 2012년까지의 밀란 베스트11을 한 번 선정해보았는데.. 

조금 괜찮아 보이나요..? 서브진 정하는게 조금 고민되었고, 나머지는 별다른 어려움없이 선택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