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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구/하찮은 의견

[유로2012] 전설 vs 전설의 대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인종차별로 대회전부터 시끄러웠던 우크라이나&폴란드에서 개최된 이번 유로 2012도 이제 단 한 경기만을 앞두고 있다.

예상대로(?) 결승까지 올라온 이 시대의 최강팀, 스페인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을 완파하고 올라온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가 맞붙게 되었다. 두 팀은 조별예선에서부터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라 불리는 1-1 무승부 경기를 만들었던터라, 결승전에 대한 기대를 더 높였다. 대회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피를로와 탄탄한 미들진, 수비진으로부터 이번 대회 최고의 팀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와 이니에스타, 샤비, 실바, 부스케츠, 알론소로 이어지는 황금 미들진을 바탕으로 뭔가 지루하지만서도 지지않는 팀으로 최고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스페인으로 이번 대회 두 팀의 컬러를 말할 수 있겠다.


특히 대회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피를로와 스페인의 엔진인 샤비의 중원 맞대결도 최고의 매치업일 것이고, 또한 스페인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니에스타와 묵묵히 중원에서 빛을 발하는 데로시의 매치업도 최고의 승부수일 것이다. 그 뿐인가. 제로톱과 교체카드로 후반전을 도모하는 델보스케와 이번 대회 유연한 전술변화로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프란델리의 지략대결도 화제거리다. 


그러나, 필자가 기다리고 있는 최고의 매치업은 무엇보다도 역시 두 팀의 전설적인 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과 이케르 카시야스의 맞대결이다. 유로 2008부터 유로2012까지 스페인의 수비라인은 매번 바뀌었음에도 토너먼트에서 9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진행할 수 있었던건 성(聖) 이케르의 존재 덕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5경기를 치루는동안 단 1실점으로 최고의 철벽을 과시했다. (허용한 유일한 골이 바로 이탈리아라는게 주목할만하다..) 피케와 라모스, 아르벨로아가 1실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최고 수비수들을 논할 때, 거론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실점기록에 가장 큰 공을 세운게 수비라인보다도 골키퍼, 카시야스의 공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 4강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도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으니, 더한 설명이 필요없다. 또한, 결승전에서 A매치 137번회를 맞이할 카시야스는 승리할 경우, A매치 100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까지 달성하게 된다. 그야말로 당대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의 골키퍼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팀 골키퍼는 부폰이다. 5경기동안 3골을 허용했지만, 한 골은 준결승전에서 경기막판에 나온 PK골이니 결국 허용한 필드골은 두골이다. 역시 놀라운 수비력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키엘리니 - 보누치 - 바르잘리로 이어지는 이탈리아의 수비라인이 단단하다고해도, 고비때마다 나오는 부폰의 놀라운 선방이 아니었다면 이탈리아는 결승전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차세대 최고 골키퍼들이라는 조하트와 노이어를 상대로 연이어 판정승을 거두며, 역시 부폰이라는 찬사를 듣기에 충분했다. 8강전에서 비록 피를로의 파넨카킥이 최고의 하이라이트였지만, 그 이후 애쉴리콜의 슛을 선방한 부폰을 잊으면 안된다. 그뿐인가, 전반전 이탈리아의 수비진이 흔들릴 때, 결정적인 글렌존슨의 슛을 선방한 것은 부폰이 왜 위대한 골키퍼인가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독일전 역시, 로이스의 프리킥과 케디라의 중거리슛팅등, 결정적인 슛팅을 선방하며, 기세 등등하던 독일 선수들에게 아주리 공포증을 다시 심어주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쳐주었다. 2008년부터 약 3년동안 고질적인 등부상과 잔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조절에 실패, 세자르에게 세리에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넘겨주어야 했던 부폰이지만.. 지난 시즌부터 다시 제 폼을 찾은 부폰은 올 시즌, 다시 본인이 자리하던 세계최고의 자리로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전설적인 골키퍼는 월드컵을 들어올리고, 이제 앙리 들로네마저 들어올리기 위해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다.





<부폰과 카시야스가 맞붙었던 역대 클럽 & 국대 경기>


2002/03 챔피언스리그 4강 레알마드리드 : 유벤투스 2 : 1

2002/03 챔피언스리그 4강 유벤투스 : 레알마드리드 3 : 1 - 유벤투스 진출

2004/05 챔피언스리그 16강 레알마드리드 : 유벤투스 1 : 0

2004/05 챔피언스리그 16강 유벤투스 : 레알마드리드 - 2 : 0 - 유벤투스 진출


2008년 A매치 스페인(H) : 이탈리아(A) - 1 : 0


유로 2008 8강 승부차기 이탈리아 : 스페인 0 : 0  - 스페인 진출


2011년 A매치 이탈리아(H) : 스페인(A) 전반전 - 1 : 1 (후반전은 발데스 나오고 2 :1 이탈리아 승)


유로 2012 조별예선 C조 1차전 스페인 : 이탈리아 - 1 : 1


클럽 - 2승 2패 

국대 - 2무 (친선경기 포함, 스페인 1승 2무 1패)



위 전적은, 부폰과 카시야스가 그동안 클럽과 대표팀에서 맞붙었던 모든 경기들이다. 



클럽에서는 오래된 기록이지만, 각각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부폰의 유벤투스가 카시야스의 레알마드리드는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두번의 홈&어웨이 모두 최종적으로는 유벤투스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던 기록이 있다. 그러니 부폰의 판정승이라봐도 뭐 무방할 것 같다. 대표팀 A매치에서 카시야스와 부폰이 모두 나온 경기에서는 1승1무로 스페인이 앞섰다. 1무? 이탈리아가 2:1로 이겼는데 어떻게 무승부냐는 질문이 가능한데, 작년 8월에 열렸던 이탈리아가 승리했던 경기에선 후반전에 발데스로 교체되고 결국 결승골을 허용했었기에 카시야스와 부폰의 대결에선 무승부로 넘겼음을 밝힌다. 그리고 친선경기가 아닌 메이저 대회에서 만난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다만, 2008년 승부차기 대결에서 카시야스가 두 번의 선방을 기록하며 한 번의 선방을 기록한 부폰에게 승리를 거두며 스페인을 4강전에 진출시킨 바 있다. 그러니 여기는 또 카시야스의 판정승이라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나 A매치를 제외하고, 가장 최근 중요한 메이저 무대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는 부폰에겐 아마 이번 결승전에서 그 때의 아픔을 설욕하고 싶을 것이다.


물론, 레알마드리드와 유벤투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대결의 결과가 어찌 이 두 골키퍼만의 책임이겠는가. 

위 이야기들은 필자가 두 골키퍼들의 대결을 강조하기 위해, 재미를 위해, 시비를 가린 것이니 너무 진지하게 깊이 파고들지는 말자! 


끝으로, 밝히자면 개인적으로 역대 골키퍼들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바로 카시야고, 그 다음이 부폰이다.. 

그러니,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언제나 재미있었던 전설적인 골키퍼들의 맞대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유로 2008, 8강전 0 : 0 - 승부차기 4 : 2 스페인 승


 


- 유로 2012, 조별예선 C조 1차전 1 : 1 무승부


 




* 역대 승부차기 전적


카시야스 3승 2패

2002 한일 월드컵 16강 vs 아일랜드(기븐) 3 : 2 승 - 코놀리, 킬베인 saved (기븐 1 saved)

2002 한일 월드컵 8강 vs 대한민국(이운재) 3 : 5 패 - 0 saved (이운재 1 saved)

2008 유로 준준결승 vs 이탈리아(부폰) 4 : 2 승 - 데로시, 디나탈레 saved (부폰 1 saved)

2011/12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vs 뮌헨(노이어) 1 : 3 패 - 람, 크루즈 saved (노이어 2 saved)

2012 유로 준결승 vs 포르투갈(파트리시우) 4 : 2 승 - 무티뉴 saved (파트리시우 1 saved)


부폰 3승 2패

2002/03 챔피언스리그 결승 vs 밀란(디다) 2 : 3 패 - 시도로프, 칼라제 saved (디다 3 saved)

2003/04 수페르코파 결승 vs 밀란(아비아티) 5 : 3 승 - 브로키 saved

2006 독일 월드컵 결승 vs 프랑스(바르테즈) 5 : 3 승 - 0 saved

2008 유로 준준결승 vs 스페인(카시야스) 2 : 4 패 - 구이사 saved (카시야스 2 saved)

2012 유로 준준결승 vs 잉글랜드(조 하트) 4 : 2 승 - 애쉴리콜 saved




- 카시야스 


"지지(부폰)는 훌륭한 사람이야. 그는 우리 모두의 롤 모델이지. 그는 중요한 대회에서 승리한 경험이 많아. 2006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로 우승했었고, 유벤투스의 선수로서 여러번의 리그와 컵,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니까. 축구계에서 이미 그는 전설이고, 그가 계속해서 뛴다는것 자체가 위대한 일이다. 특히 내가 그처럼 위대한 골키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폰은 많은 도움이 되었어. 그는 매우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실제로 나보다 3살이 많아. 그러나 그는 매우 빠른 성공을 거두었고, 8~9년동안 계속해서 여전히 세계 최고의 골키퍼 세 손가락(혹은 다섯 손가락)에 드는 선수로 군림해있었어. 다른 골키퍼들은 언제나 바뀌었지만, 부폰의 자리는 언제나 그대로였다."


"지난 유로에서 우린 이탈리아보다 더 나은 팀이었어. 왜냐하면 우린 모든 조별 예선에서 승리했었지만, 이탈리아는 마지막 경기까지 치룬 뒤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분이 끝났을 때 점수는 0 - 0이었고, 승부차기로만 다음 라운드 진출을 가릴 수 밖에 없었어. (승부차기에 대해) 그때는 아무래도 우리에게 좀 더 운이 따라줬나봐."


"부폰은 나의 우상이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야. 그는 최고의 골키퍼고, 34살임에도 여전히 세계최고의 자리에 있어. 부폰보다 어린 골키퍼들에게 그는 하나의 지침이 되어준다. 나 역시 늘 부폰과 같은 골키퍼가 되고 싶어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는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