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축구팬들에게 지난 1월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진짜 대표팀을 볼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었다. 불과 6개월 전 브라질에서 본 그 실망스러웠던 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우승의 기억이 너무나 오래됐기에, 마지막 결승전의 투혼과 패배가 더 아쉽지만, 이번 대표팀이 새로운 감독이 부임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이었단 걸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위닝 멘탈리티’의 회복이다. 이번 대표팀이 대회 중 부진한 경기력과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릴 때도, 우리가 믿고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승리를 향한 투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팀의 완성도는 나중 문제라곤 하더라도, 일단 팀 전체가 이러한 위닝 멘탈리티를 가지고 뛴다면 그 차이는 결국 크게 발현될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 투혼을 앞세우던 우리 대표팀에게 ‘투지’만으론 이길 수 없다는 비판도 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린 그 투지조차 없는 대표팀이 어떤 성적표를 들고 왔는지 지난여름에 이미 목격했다. 현재 대표팀에게 가장 필요한건 결국 이러한 팀 정신의 부활이었고, 일단 이것을 회복시켰다는 점에서 슈틸리케는 긍정적이다. 물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도 이 공은 돌아가야 마땅하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주었지만,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세 명을 꼽자면 김진현, 곽태휘, 기성용이었다.


 

 결승까지 위기 때마다 우릴 구한 것은 GK 김진현이다. 192cm의 장신에서 나오는 안정감, 주저하지 않고 과감히 뛰쳐나오는 판단력, 그리고 1대1에서도 잃지 않는 침착성은 단연 일품이었다. 물론 대회 내내 보여준 부정확한 볼 처리는 앞으로 김진현이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두 번째로, 곽태휘는 차두리와 함께 팀에 베테랑이 필요한 이유를 직접 증명했다. 대회 시작부터 결승까지 수비라인의 집중력 부족이 계속 비판받아 온 것은 사실이지만, 과정이야 어찌 됐든 무실점을 이어 나간 선수들을 마냥 비난할 순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엔 곽태휘가 있었다. 지난 대회의 오명을 씻은 곽태휘는 이번 아시안컵 최고의 센터백이었다. 


 기성용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논란과 별개로,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그가 팀의 대체불가 선수란 것이다. 비록 에이스는 손흥민이지만, 결국 팀을 움직이는 건 기성용의 몫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전술은 결국 “기성용이 어떻게 뛰는지”였고, 언제나 기성용은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이번 아시안컵에선 주장으로서 리더십과 성숙함마저 장착하며 발전했다. 기성용은 대회 MVP로도 손색이 없었다.


 

 물론 우리의 종착지가 아시안컵 결승은 아니므로,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사실 대회 내내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으나, 정돈되지 않은 세부 전술과 팀 단위 압박의 부재는 여전했다. 계속해서 고집해온 4-2-3-1의 한계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경기 내 영향력이 미비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경기력과 전체적으로 라인 간격 유지에 계속 실패하면서 공수가 철저히 분리되는 모습을 볼 때,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는 우리가 4-2-3-1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이번 대회에서도 증명됐다. 팀 단위의 압박 없이 개개인이 몰려 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상대에게 공간만 줄 뿐이다. 수비 시 우리가 상대에게 단 몇 차례의 패스에 쉽게 우리 박스 앞 공간까지 허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이것을 걱정하고 싶진 않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건, 바꿔 말하면 우리에게 그만큼 발전할 가능성과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다는 뜻이니까.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린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당분간은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할 때다.



Posted by 티슬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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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 이 글을 시작해야 될까. 스콜라리 감독의 한 마디로 이 경기가 요약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it was the worst day of my life." 

 

 

이번 대회 최고의 우승후보였던 두 팀간의 격돌은 시작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다. 비록 네이마르와 티아고 실바의 출혈은 컸지만 아무래도 홈에서 62경기째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던 브라질이었고, 언제나 '브라질'이었기에 그 모든걸 극복할 수 있을것 처럼 보였다. 반대로 독일은 의외로 치열한 접전을 펼칠줄 알았던 프랑스를 쉽게 잡아내고 팀 스피릿이 한창 올라온 상태였다. 하지만 독일로서는 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더군다나 브라질과 원정 경기를 치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부담이었기에,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었다. 이처럼 아무도 킥오프 전까지 이 곳 미네이랑에서 또 다른 마라카낭의 비극이 재현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 카나리아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기까진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라인업

 

브라질의 경우 부진한 폼을 겪던 알베스 대신 마이콘이 프랑스전에 이어 2연속 선발출전 했고, 당초 예상대로 실바의 공백은 뮌헨의 벽, 단테가 그 자리를 메꿨다. 그리고 경고누적에서 돌아온 구스타보가 파울리뉴를 대신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놀라웠던 선택은 네이마르를 대신하여 베르나르드가 선발로 출전한 것이었다. 기존 이탈 선수들을 다른 선수들로 그 자리에 그대로 기용한 점 외에는 변함없이 4-2-3-1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인 스콜라리였다. 독일은 프랑스전과 마찬가지로 4-2-3-1에 제로톱이 아닌 클로제를 원톱으로 기용하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프랑스전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극단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렸고, 독일의 진형은 4-1-4-1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전진했다. 라인업상의 변수는 역시나 서로에 대해 잘 알고있는 구스타보와 단테, 그리고 독일 선수들간의 매치업이었고, 또한 브라질 입장에서는 네이마르의 공백을 어떻게 스콜라리가 보완했을지가 핵심이었다.

 

 

네이마르의 공백 -> 마르셀로 시프트

 

네이마르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택한 전략은 베르나르드의 투입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마르셀로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풀백에겐 사치스러울 정도의 드리블을 통한 전진 능력을 갖춘 마르셀로에게 아예 더 자유로운 움직임과 측면을 맡겨버렸다. 최대한 전진시켰고, 라인업상 우측에 표기되었지만 실제 경기중에선 좌측면에서 활동했던 헐크와의 연계를 기대한 것이다. 대신 우측에서 뛰게 된 베르나르드와 오스카는 중앙으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독일 세 명의 센터백(좌측의 회베데스까지 포함하여)의 뒷공간을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따라서 우측의 경우도 마이콘에게 측면을 맡김으로서, 주로 베르나르드는 중앙으로의 연계에 치중했다.

 

다만 이 경우, 마르셀로의 측면 뒷 공간이 지나치게 넓어지고, 센터백들의 수비부담이 매우 가중된다. 따라서 구스타보의 커버가 필요한데, 이 또한 구스타보 1인의 몫이 아닌 파트너로 함께한 페르난지뉴와의 움직임과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측면 공간이 열리면서 전체 진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기본적으로 4-2-3-1의 포메이션에서 2에 위치한 3선의 선수들이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4-2-3-1을 운용하는 측 입장에서는 극단적으로 경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 3선의 미드필더들이 2선과의 간격유지를 어떻게 맞춰주느냐에 따라 빌드업(우리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공격전개)이나 페너트레이션(상대 진영에서의 공격과정) 방식이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해서,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의 3선은 최악의 모습을 보였고, 말그대로 독일의 크로스와 케디라에게 농락당했다.

 

 

붕괴과정

 

 

 

맨위. 경기초반부터 마르셀로는 매우 전진했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경기내내 올라왔다. 그리고 후에 지적하겠지만, 우측하단에 깊숙히 올라와있는 루이즈의 모습도 눈에 띈다.

 

중간. 경기내내 자주 볼 수 있었던 상황이다. 마르셀로의 전진은 공격시 득이 될 수 있지만, 끊겨서 공격과 수비로 전환될 시,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게된다. 그리고 브라질은 역시나 준비가 되어있지 못했다. 마르셀로의 전진으로 그 공간을 메우기 위해 구스타보가 좌측에 치우치게 되었고, 페르난지뉴 홀로 중앙에 남게 되었다. 

 

아래. 그리고 이 사진에선 그마저도 저지 못해, 페르난지뉴가 볼을 향해 전진했고, 결국 중앙엔 크로스와 쇄도하는 클로제, 외질이 상대진영으로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신경쓸 수 밖에 없던 구스타보는 결국 우측으로 돌아 들어가는 뮐러를 놓치게 된다. 이것과 비슷한 식의 과정이 경기내내 반복되었고, 독일은 이렇게 들어온 기회를 놓쳐버릴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또한 좌측의 회베데스와 달리 우측의 필립 람은 마르셀로의 빈 공간이 포착될 때마다 타이밍 좋게 올라가서 측면을 지원했고, 공간침투에 능한 뮐러와 람의 지원은 수적우위를 점하여 구스타보를 과부하시켰다.

 

 

 

 

1번.  위에서 측면이 어떻게 붕괴되는지 봤다면, 이제는 이에 대한 연쇄반응으로 중앙이 박살나는 것을 볼 차례다. 브라질의 핵심인 마르셀로 시프트를 위해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의 3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독일 역시 전력분석을 통해 브라질의 3선이 무너지면, 공수 빌드업을 풀어줄만 한 선수가 전방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독일의 미드필더들은 라인을 당겨서 굉장히 윗 선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타겟은 페르난지뉴. 구스타보 역시 독일의 조직적인 압박에 제대로 볼을 전개시키지 못한건 마찬가지였으나, 에러를 범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에 반해 페르난지뉴는 독일의 압박에 당황하기 일쑤였고, 볼 소유권을 쉽게 넘겨줬다. 중앙에서 볼을 잡았을 경우, 가차없는 압박이 들어왔고, 브라질은 이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우선, 이 부분에서 네이마르의 부재가 굉장히 컸다고 볼 수 있다. 네이마르와 마르셀로는 현재 브라질에서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볼을 상대 진영까지 운반할 수 있는 거의 유이한 자원이다. 하지만 이날, 마르셀로 혼자서 짊어지기엔 독일의 압박은 뛰어났고, 결국 빌드업은 3선의 몫이었으나 크로스-케디라-외질-뮐러의 압박에 전혀 볼을 전진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브라질은 결국 루이스의 롱 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독일의 장신 센터백들에게 롱 볼은 전혀 위협되지 않았다. (애초에 롱볼은 확률적으로 매우 떨어지기도 하고)

 

2번. 구스타보의 페르난지뉴의 3선이 빌드업에서뿐만 문제를 일으켰을까. 이들은 앞 선의 2선 미드필더들과 간격유지를 전혀 맞추지 못했고, 이것은 전체적으로 브라질의 수비라인과 공격라인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수비시엔 제대로된 위치선정을 하지 못해 좋은 공간을 다 내주었고, 어떤 경우엔 박스 안으로 지나치게 내려가 스스로 3선을 백지화시켰고, 상대 미드필더들에게 박스 앞 위험지역(바이탈 존)을 헌납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는 서로간의 제대로 된 공간분배를 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전진했다가 역습시 수비라인에 엄청난 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번 사진에서 브라질이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상황을 보면, 브라질의 포백만 덩그러니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라질의 포백은 역습을 맞이할 경우, 상대 공격수들과 어떠한 지원없이 직접 맞부딪히는 위험한 상황을 많이 연출했다. 2번 사진만 보더라도 공격수와 수비수의 3v3 이었고 굉장히 위험했다. 노란색원의 마이콘이 뒤늦게 복귀하고 있는 것과 함께 중앙엔 매우 넓은 공간이 노출되어 있다.

 

3번. 브라질의 진형은 간격유지에 실패했고, 전체적인 진형은 불균형해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3번 사진을 보더라도 마르셀로가 전진해 전체적인 라인이 좌측에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구스타보는 측면에 치우쳐 마르셀로를 신경쓰느라 중앙 커버까지 신경쓰기 힘들었고, 중앙을 비우고 볼을 향해 달려가는 페르난지뉴를 볼 수 있다. 3선이 지나치게 전진하자 센터백 단테 역시 측면으로 빠지는 일이 많았고, 3번 사진에서도 지나치게 뒷 공간을 허용했다. 검은색 원의 독일 선수들이 자유롭게 브라질 진영에서 좋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 상황에서 원터치로 결국 독일은 빠져나오고, 베르나르드는 바로 앞의 크로스를 제대로 커버하지 못했다. 이와 비슷하게 브라질의 진영자체는 좌측에 치우친 모양세였고, 그마저도 제대로 공략 못한채 뒷 공간을 쉽게 노출했다.

 

 

 

 

롱패스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 독일의 압박에 막힌 브라질이 택한 브라질의 방법은 루이스의 롱패스(20개)였다. 이뿐 아니라 가장 많은 패스를 한 선수도 다비드 루이스였고, 50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한 선수들도 전부 센터백과 마르셀로, 구스타보였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후방에서의 전개가 많았다는걸 알 수 있다.

 

 

반면에 독일은 가장 많은 롱패스를 기록한 것은 노이어(GK)였고, 필드플레이어중에선 10개를 기록한 크로스였다. 롱패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걸 알 수 있다. 또한 패스시도에 있어서 50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한 선수들이 측면과 미드필더에 골고루 분포해있고,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는 미드필더들이라는 점에서 독일은 중앙에서의 볼전개뿐 아니라 상당히 라인이 전진해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위. 좌측은 브라질의 공격방향이고, 우측은 독일의 공격방향인데, 브라질은 마르셀로가 위치했던 좌측에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시나 독일은 그런 브라질의 뒷공간인 우측면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아래. 좌측은 브라질의 슛팅 방향이고, 우측은 독일의 슛팅 방향이다. 브라질은 역시 마르셀로가 위치했던 좌측면과 중앙에서 대부분 슛팅이 나왔다. 중앙에서의 슛팅이 많은 것은 이후 언급하겠지만, 우측에 위치한 베르나르드가 측면이 아닌 중앙에 치우쳐 플레이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브라질의 진형은 좌측에 치우친 불균형한 상태였다. 반대로 독일의 슛팅은 중앙에서 나왔는데, 이는 측면에서 브라질을 측면 뒷공간을 공략한 뒤 발생하는 중앙에서 대부분의 슛팅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나비효과 - 플랜B

 

결국 브라질의 이러한 실패는 네이마르와 티아고 실바의 공백을 전혀 메꾸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마르를 대신하여 좌측에 위치한 헐크는 전혀 상대 수비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으며 계속해서 동료 선수들과의 연결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브라질 역대 최악의 공격수라는 평을 받고 있는 프레드는 피지컬적으로 볼을 간수해주지도 못했고, 둔한 움직임으로 뒷공간을 쉽게 노출했던 독일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도 못했다. 또한 베르나르드는 우측에 위치했지만, 대부분의 움직임을 중앙으로 가져가면서 측면은 마이콘에게만 맡기는 모습을 보였고 브라질 대부분의 공격은 좌측과 중앙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네이마르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독일의 측면 수비수들이 짊어질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필립 람의 적극적인 전진을 가능케했다. 따라서 네이마르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 3선의 부담을 가중시킨 셈이다. 

 

 

그림1. 좌측에 위치한 헐크는 계속해서 동료들과의 연계에 있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뛰어난 피지컬에도 불구하고 수비수들과의 직접적인 경합에 약한 헐크는 계속 측면으로 빠져 나왔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림1에서도 중앙에 오스카가 순간적으로 넓은 공간을 차지했지만, 헐크는 이미 마크맨이 붙어있는 프레드에게 연결을 시도하려다 컷트 당한 후 결국 독일의 역습을 허용했다.

 

그림2. 역시나 헐크가 빠져나와서 연결을 시도하는 모습이지만, 전방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가장 아래쪽에 베르나르드 역시 중앙에 치우쳐 있고, 이 날의 오스카는 평소와 달리 중앙에 치우쳐 전방을 오가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중앙에서의 볼배급을 할 수 없던 브라질의 이와 같은 공격은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그림3.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들까지 모두 내려와 수비를 하는 상황이고, 독일의 지공상황이다. 그러나 베르나르드는 수비면에서 전방으로 침투하는 독일 선수들을 마크하는데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림3에서도 베르나르드는 내려와 케디라와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장면에서 볼은 결국 케디라까지 연결됬다. 즉, 공격적인 모습뿐 아니라 수비적인 상황에서도 예상되던 윌리안 대신 출전한 베르나르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스콜라리는 독일의 뢰브와 달리 플랜B를 준비하는데 있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뢰브는 16강 알제리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통 스트라이커인 클로제가 아니라 뮐러를, 그리고 중앙에 람이 포진하는 4-3-3을 가동했지만, 토너먼트 8강에 들어오면서 클로제를 톱으로 세우고 뮐러를 측면에 배치하면서, 4-2-3-1의 새로운 플랜을 제시했다. 반면에 브라질은 스타 플레이어에 대한 공백이 있었음에도 기존의 전술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국 독일에 대한 맞춤전략을 준비해오지 못했다.

 

 

 

 

위 사진을 보면 독일의 선수들은 언제나 간격을 유지한 채 조직적인 압박을 가했다. 스타팅 포메이션은 4-2-3-1이었지만, 실제 독일의 진형은 4-1-4-1에 가까웠고, 측면의 뮐러나 외질은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보였다. 오히려 브라질의 공격이 대부분 마르셀로에 의한 측면공격임을 감안할 때 중앙의 케디라, 크로스보다도 더 내려가서 측면을 미리 봉쇄했고 대신 케디라와 크로스는 외질과 뮐러보다 전진해서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를 압박했다. 노란색 원의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는 언제나 독일의 미드필더들에 둘러싸여 있어 제대로 된 볼전개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리고 브라질의 공격이 측면이 아닌 계속해서 중앙을 고집하는 것은 독일의 수비수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좌측면의 회베데스가 센터백스러운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중앙을 두텁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측면은 외질의 수비가담으로 커버하는 경우도 잦았다.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가 막힘으로서 2선과 3선의 간격은 지나치게 멀어졌고, 브라질은 단순화된 왼쪽 루트를 집요하게 파는 수밖에 없었다.

 

 

 

 

다시봐도 어이없는 최악의 반칙. 이 날의 반칙으로 인한 결장, 그리고 그로 인한 나비효과는 결국 이후 네이마르의 부상과 함께 브라질의 탈락으로 이어졌다. 네이마르와 티아고 실바의 결장이 없었더라도 독일을 이겼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 둘의 공백이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은 부정할 수 없다. 주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가장 쓸모없는 반칙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실바 커리어에 있어 최악의 순간중 하나.

 

그리고 실바 대신 출전한 단테는 마르셀로의 뒷공간을 커버하느라 고전했지만 결국 저지하지 못했고, 또한 루이스와의 호흡면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바의 공백으로 가장 처참한 경기력을 보인 선수는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전반부터 지나치게 전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비라인의 부담을 가져왔다. 사실 마르셀로가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전진했던 이 경기에서는 그러한 전진을 자제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볼을 컷트하기 위해 전진하다가 단테를 외롭게 만드는 경우가 매우 많았고, 이 날의 주장으로서의 모습도 전혀 나오지 않았고 스스로 무너져 브라질의 역사에 남았다.

 

 

 

실점장면

 

브라질이 붕괴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지금까지 알아봤다면,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실점장면을 다시 복기해보겠다. 이번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는 결국 이유야 어찌되었든간에 이른 시점에 터진 이 실점장면들이 결정적이었고, 모든 악몽의 시작이었다. 

 

 

<실점장면1>

 


실점장면1-1. 마르셀로의 실수에서부터 비롯된 독일의 공격찬스. 단테(13)와 훔멜스(5), 구스타보(17)와 회베데스(4), 페르난지뉴(5)와 클로제(11), 루이스(4) 와 뮐러(13)가 서로 맨마킹하고 있다. 나머지 브라질 선수들은 사람이 아닌 공간을 잡고 있다.



실점장면1-2. 크로스가 킥을 하는 순간, 박스 안 4명의 선수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이때 뮐러가 먼 포스트쪽으로 침투하는데, 동시에 다른 독일 선수들은 가까운 포스트(우측)쪽으로 일제히 움직였다. 독일 선수들이 마크하던 브라질 선수들을 모두 한 방향으로 유인함으로서, 뮐러의 뒷공간을 만들어주는 독일 선수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클로제가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뮐러를 마크하던 루이스에게 스크린 플레(수비자에게 접근하여 동료 공격자가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레이)를 걸어서 루이스를 뮐러에게서 떨어뜨려, 뮐러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실점장면1-3. 그리고 자유롭게 뒷공간을 차지한 뮐러. 순간적으로 마크맨을 놓친 루이스는 뒤늦게 따라가지만, 이미 늦었다. 독일의 조직적인 세트피스 전술에 브라질 선수들이 완전히 당하는 순간이다. 사실 이것을 루이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단, 세트피스 수비가 준비되어 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이 상황에선 완전히 대처하지 못하더라도 노란 원의 오스카가 빈 공간으로 뮐러를 마크하기 위해 움직였어야 했다.

 

 

실점장면1-4. 결국 뮐러의 여유있는 마무리. 역시 강팀과의 경기에서 세트피스는 매우 중요하다. 이른 시점에서의 세트피스 실점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타격이 된다. 그리고 승리를 해야만 했던 브라질 선수들에겐 생각 이상으로 강한 압박이었을 것이다. 

 

 

독일로서는 매 경기마다 참신하게 준비했지만 실패하기만 하던 세트피스 전술을 드디어 성공시켰기에 더욱 기쁜 순간이었다.

 

 

<실점장면2>

 

 

실점장면2-1. 람이 우측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고, 선수들이 우측에 몰려있다. 이 장면에서 마르셀로와 함께 우측의 뮐러&람을 커버하고 있는 구스타보. 즉 중앙은 페르난지뉴가 책임을 지고 있어야 했다. 가장 우측에 있는 슈바인 슈타이거를 헐크와 오스카가 후방까지 내려와 커버하고 있다.

 

 

 

실점장면2-2. 결정적인 장면. 페르난지뉴는 크로스를 마크했어야 했지만 이를 커버하지 못했고, 뒤늦게 움직였지만 심지어 그마저도 볼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이 볼은 중앙에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크로스에게 연결되었다.

 

 

실점장면2-3. 상대 선수들과 포백이 박스 앞(바이탈 존)에서 어떠한 지원없이 일자로, 바로 마주보는 장면은 수비하는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결국 크로스는 이 볼을 자신을 막기 위해 전진한 단테의 뒷공간으로 연결시켰고, 이를 받기 위해 뮐러는 박스 안 쪽으로 침투했다.

 

 

 

실점장면2-4.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 페르난지뉴 다음으로 비난받아야 될 선수, 바로 마이콘. 이 장면에서 침투하던 뮐러를 마르셀로가 마크하고 있었고, 그 옆의 외질은 루이스가 마크하고 있었다. 즉 클로제는 마이콘이 마크하고 있던 선수였고, 뮐러가 침투하던 방향 반대쪽으로 쇄도하던 클로제를 마이콘은 끝까지 따라붙었어야 했다. 하지만...
 

 

마이콘은 늦었고, 결국 브라질의 호나우도가 가지고 있던 15호골 기록을 넘어서며 팀의 결승골을 넣는 클로제의 월드컵 최다골(16골).

 

 

<실점장면3>

 

 

실점장면3-1. 경기 내내 마르셀로는 뒷공간 노출뿐 아니라 수비시에도 엉망진창인 위치선정으로 계속해서 위기를 자초했다. 분명 마르셀로는 이 시점에서 침투하는 람을 커버하기 위해 준비되어 있어야 했다. 그리고 크로스는 이 시점부터 아무런 견제없이 중앙으로 들어왔다.

 

 

실점장면3-2. 결국 람에게 측면이 뚫렸고, 이때문에 또 다시 브라질의 진형은 전체적으로 불균형하게 무너졌고, 중앙의 구스타보와 페르난지뉴는 우측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크로스는 포지션상 결국 페르난지뉴가 마크했어야 될 선수지만, 역시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크로스는 자유롭게 박스 앞까지 들어왔다.

 



실점장면3-3. 영리한 람은 브라질의 수비진이 측면에 집중했을 때, 박스 앞에서 마크맨 없이 혼자 있던 크로스에게 연결했고, 이런 상황에서 골을 못넣을 크로스가 아니었기에 결국 브라질은 두번째 실점에 이어 세번째 실점까지 연달아 허용하면서 전반 24분만에 3:0으로 몰리게 되었다. 브라질의 수비라인은 말그대로 엉망진창었다. 이미 두번째 실점에서부터 정신이 무너지기 시작했던 브라질은 2분만에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말그대로 정신적으로 붕괴했다.

 

 

이미 3:0 이 된 순간부터, 브라질은 정신적으로 붕괴됬고(아니, 어쩌면 두 골을 실점했던 순간부터였을지도), 이후 따라잡을 수 있을 여력은 브라질에게 없어보였다. 결국 전반 24분여만에 이미 경기는 끝난 셈이었고, 남은 시간의 경기양상과 득점 장면은 분석할 가치가 있거나, 일반적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시합이 아니었다.

 

 

결론

 

아직도 전 국민이 치를 떠는 64년전 마라카낭의 비극을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V6. 우승)로 씻길 원했던 브라질 국민들은 자신들이 상상할 수 있었던,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최악의 결과로 새로운 역사를 눈 앞에서 보게 되었다. 이번 패배는 브라질 국민들에게뿐 아니라 전 세계 축구 100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로 기억될 사건이며,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다신 나오기 힘들 불명예스러운 기록들로 도배해버린 절대 잊혀지지 않을 재앙에 가까운 밤이었다. 

 

반대로 독일 입장에서는 축구 역사에 길이남을 밤이었고, 이 날의 선수들은 또 다른 역사로 기억될 것이다. 브라질이 전반 초반부터 스스로 자멸했기에 이런 말도 안되는 스코어가 나온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의 강함을 평가절하해서도 곤란하다. 팽팽하던 저울추를 무너뜨린 선제 골도 독일의 치밀함과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고, 브라질을 자멸하게 만든 원동력도 상대 약점을 철저히 공략하고, 압박하던 독일의 단단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경기 외적으로도 독일 대표팀은 승자를 넘어 강팀이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그렇게 많은 스코어가 전반전까지 기록됬음에도 흐트러지는 모습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상대를 철저하게 무너뜨렸다. 브라질이 교체 멤버들로 좋은 흐름을 후반 시작부터 보였음에도 결국 독일의 지독한 역습에 또 추가골을 연달아 내준 것과 브라질의 슛팅(사실 슛팅이 대부분 중앙으로 쏠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극도의 부담감으로부터 수비뿐 아니라 공격수들도 완전히 무너져내렸음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을 처절하게 막아내던 노이어의 선방으로 우린 알 수 있다. 혹자는 이 날의 독일을 빗대어 '비정함'과 '잔인함'을 느꼈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정신력과 '프로의식'에 감탄을 하게 만드는 경기였다. 그들이 상대하는 팀은 다름아닌 브라질이고, 일말의 동정심은 그들에겐 이번 패배보다 더 큰 치욕을 안겨주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다.

 

사실, 이번 브라질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브라질 주전 공격수'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프레드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대표팀 선배들과 비교 당하며 상대적 약체로 분류됬던게 사실이다. 네이마르와 센터백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의 네임밸류나 실력은 선배들의 아우라에 비하면 초라해 보인다. 그랬기에 더더욱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우승이 필요했던 거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브라질은 참 많은 것을 잃었다. 미네이랑 스타디움엔 더이상 예전의 그 '브라질'은 없었고, 오히려 압도적인 강함과 화려함, 골세례로 더 '브라질스러웠던' 독일에게 처참하게 박살난 브라질만 그라운드 위에 있었다. 

2014년 7월8일 21:00, 브라질은 명사를 잃고, 형용사마저 잃어버렸다.

 


 

 

하지만 이 결론은 어디까지나 준결승전까지의 브라질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가 넘어지는 이유는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비록 브라질은 지금 무너졌지만, 다시 올라올 수 있고 그것을 이루기에 충분히 넘치는 재능과 힘을 가진 팀이다. 결과적으로 1950년 '마라카낭의 비극'은 단순히 지우고 싶은 악몽이 아니라, 더 찬란한 미래를 위한 성장통이었다. 관중석에서 '마라카낭'의 눈물을 직접 보고 자란 한 어린 소년은 결국 8년 뒤 조국의 첫 월드컵 우승을 안겼고, 이어서 2번의 트로피를 더 들어올렸다. 그 소년의 이름은 바로 펠레다. 그 외에도 1982년 또 한번의 월드컵 우승을 목전에 두고, 이탈리아에게 말도 안되는 역전승을 허용해, 트로피를 놓친 비운의 82 황금 대표팀의 '데 사리아의 참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날의 참사를 보고 자란 브라질 소년들은 12년 뒤, 1994년 월드컵 우승을 일궈냈고, 이후 브라질은 새로운 황금세대와 함께 4회 3년 연속 결승진출(2회 우승)이라는 기록과 함께 5회 우승이라는 빛나는 전성기를 구사했다. 그리고 이젠, '미네이랑의 비극'을 직접 보고 자란 새로운 희망들이 등장할 차례다. 이 날의 참사를 가슴 속에 간직한 어떤 소년이 앞으로 등장할지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소년은 반드시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브라질'이니까.

 

 

"독일은 우리에게 축구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르쳐주었다. 여기서 그칠게 아니라 이제는 한 발 물러나,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브라질 축구계에 어떠한 문제점들이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 주니뉴 페르남부카누 

 

 

 

Posted by 티슬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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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유로2012의 진출권을 두고 벌이는 여러 국가들의 플레이오프로 뜨거웠던 한 주였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전술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던 경기가 있었다. 내년 유로의 개최국 우크라이나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 간의 매치업이었는데, 우크라이나는 개최국 자격으로, 독일은 10전 10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두 팀 모두 일찍이 내년 유로대회 직행 자격을 얻은 팀들로서, 이번 경기는 별다른 부담 없이 경기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경기 내적으로 흥미로운 여러 가지 요소들을 찾을 수 있었다.




양 팀의 라인업. 우크라이나는 예상과 달리 쉐브첸코가 선발로 출전했고 예상 시 되던 4-2-3-1이 아닌 4-3-1-2를 들고 나왔다. 독일의 경우는 좀 더 흥미로운데, 3백을 기반으로 하는 3-4-2-1이라는 깜짝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자국 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괴체와 외질이 동시에 선발출장을 한다는 것이 큰 관심거리였다. 내년 유로2012의 결승전이 열리는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최국과 우승후보가 맞붙은 이 경기는 경기 시작 전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형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게임은 흘러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3 : 3, 스코어가 말해주듯 양 팀 모두에게 소득이 있는 공정한 경기였다. 개최국 우크라이나는 최강팀을 상대로 본인들의 기량을 시험할 수 있어서 좋았고, 독일은 몇몇 핵심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본인들의 플랜A가 아닌 플랜B를 위한 테스트를 시도했는데, 결과야 어쨌든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전반전

우선 가장 흥미로웠던 독일의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독일은 3-4-2-1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가장 큰 화두는 윙백의 사용과 외질&괴체의 공존이었다. 우선 뢰브가 기존의 4-2-3-1이 아닌 3-4-2-1을 들고 나온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4-2-3-1의 비해 3-4-2-1로 전체 수비라인을 끌어올렸을 때 윙백의 활용으로 공격 시에 굉장히 많은 옵션을 만들 수 있다. 활동반경이 넓은 토니 크루스와 케디라까지 전진할 시에 최대 7명이 박스근처까지 진출할 수 있는 3-4-2-1-은 공격력의 강화에 효과적이다. 둘째, 외질과 괴체의 공존이다. 외질과 괴체라는 두 천재적인 플레이메이커들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선 4-2-3-1보다는 3-4-2-1의 포메이션이 더 적합할 수 있다. 4-2-3-1에서 활용될 시 외질과 괴체는 측면이나 중앙에 한정될 수 있지만, 3-4-2-1과 같이 많은 선수들이 전방으로 전진하게 되면, 그만큼 두 플레이메이커가 활약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3백이 높게 형성될 시, 포백에 비해 더욱 빌드업을 이어가는데 용이하다는 점도 뢰브가 3백을 사용하게 만든 요인이었을 확률이 높다. 외질과 괴체의 도움없이 후방에서의 빌드업이 원활해진다면 이들은 더욱 전방에서 공격작업에 힘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론과 실전은 다른 법. 독일의 3백은 말처럼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선 좌우 윙백에 위치한 아오고와 트래쉬의 움직임이 너무 좋지 않았다. 특히 트래쉬는 박슨근처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번 날리는등 전체적으로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플레이르 자주 보였다. 반대편의 아오고는 동료 선수들과 측면에서 실마리를 풀어보려고 시도했으나 효율적이지 못했다. 동료들과의 호흡면에서 아오고가 트래쉬와 같은 평가를 받는게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독일의 첫번째 두번째 실점이 모두 아오고쪽에서 나왔다는것이 수비시의 한계였다. 측면에서의 비효율적인 움직임이 계속해서 나오자, 독일은 중앙에서 페너트레이션을 진행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녹록치 않았다.



중앙을 집중적으로 틀어막는 우크라이나 선수들.

우크라이나는 4-3-1-2를 들고나왔지만, 실제로는 4-3-2-1에 가깝게 운용되었다. 베주스와 밀렙스키가 2선까지 내려와 3에 위치한 미드필더들과 두텁게 중앙을 메꿨다. 측면보다 중앙을 두텁게 가져가면서 효과를 보았다. 양 측면에 위치한 윙백들의 비효율적인 움직임을 인해,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가야했던 독일 입장에서는 제대로된 공격이 나올리 만무했다. 괴체와 외질의 패스는 중앙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고, 두터운 우크라이나 선수들로 인해 공격 숫자에 비해 제대로 된 공격작업은 거의 나오지 못했다.  원톱이었던 고메즈는 우크라이나의 센터백들에게 계속해서 고립되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중앙을 가득 메운 밀렙스키와 베주스, 그리고 야르몰렌코, 코노플리안카와 같은 체력과 주력을 겸비한 기동성있는 선수들로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했다. 실점장면 이전부터 우크라이나는 높이 올라온 윙백의 넓은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자주 시도했으며 이는 독일에게 큰 위기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역습을 논할때 쉐브첸코의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쉐브첸코는 홀로 전방에 남아 독일 수비수들과의 경합이나 독일 선수들을 유인하거나 키핑해서 측면으로 전개하는등, 골을 제외한다면 원톱으로서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8분과 35분, 독일의 잇달은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가 컷트당하고,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역습에 독일은 똑같이 2실점을 허용했다. 독일의 후방엔 아오고와 트래쉬, 단 두명만이 남겨져있었고 뒷공간은 우크라이나의 빠른 선수들에게 최고의 먹잇감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역습은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첫번째 야르몰렌코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은 센터백 라키스키였다.

우크라이나의 역습에 그대로 두골을 허용한 독일은 37분, 크루스가 루즈볼을 가로채 흐트러진 진영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2:1로 끌려갔고, 우크라이나는 전반전 종료직전 45분에 베주스와 교체되어 들어온 나자렌코의 중거리슛으로 3:1로 달아났다. 이 상황에서 독일은 자기진영에 7~8명의 선수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나자렌코를 커버하는 선수가 없었다. 독일 선수들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전반전 아오고와 트래쉬가 측면에서 부진하자, 괴체와 외질의 공격을 돕기 위해 크루즈와 케디라가 넓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찾았다. 특히 괴체와 외질은 서로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들 사이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기에 크루즈와 케디라의 움직임이 더욱 빛을 발했다. 전방과 후방에서 컷팅이면 컷트, 침투면 침투, 가장 많이 뛰어다닌 케디라는 독일의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게 움직인 숨은 공로자였다. 물론 그런 움직임에도 우크라이나의 중앙은 단단했기에 제대로 된 공격은 몇차례 나오지 않았지만.





후반전

전반전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던 독일은 후반들어 트래쉬와 케디라를 쉬얼레와 롤프스와 바꾸면서 익숙한 4-2-3-1로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다. 롤프스가 맡은 룰은 케디라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중요한 것은 쉬얼레의 투입이었다. 측면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했던 뢰브는 괴체를 측면으로 쉬얼레를 우측에 배치하면서 측면에서의 페너트레이션으로 우크라이나의 수비진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4-2-3-1로 변화된 독일 선수들은 전반전에 비해 훨씬 나아진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전반전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노출하던 수비진은 포백으로 변환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물론 독일 전체의 라인이 워낙 높이 올라갔기에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역습에 몇 번 위기 상황을 허용했지만 전반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었다.

수비력은 크게 증가했고 측면에서의 공격 횟수도 늘어났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진 못했다. 괴체와 쉬얼레가 지속적으로 측면을 흔들었음에도, 고메즈는 고립되어서 볼 조차 잡기 어려웠다. 거기다 괴체와 외질은 서로 겹치는 모습이 자주 나오며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그것과는 무관하게 전반부터 계속해서 셋피스 상황을 만들어내던 독일은 결국 롤페스가 코너킥에서 골을 기록하며 3:2로 우크라이나를 추격했다.

블로힌은 독일이 한점차로 추격하자, 지친 쉐브첸코를 데비치와 교체했고 밀렙스키를 빼고 가이를 투입하면서 티모슈크와 같이 중원을 지키게하면서 4-2-3-1로 전형이 바뀌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4-2-3-1과 다르게 아까 전형처럼 4-3-1-2에 가까운 형태였다. 고메즈와 괴체, 외질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고 생각한 블로힌은 더욱 더 중앙을 두텁게 메꾸려는 의도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나중에 교체되어 들어온 포돌스키나 롤프스, 뮐러와 같은 선수들의 박스진입을 봉쇄했으며 어느정도 효과를 발휘했다. 다만, 박스근처를 집중적으로 막은 나머지 크루스에게 지나친 공간을 내주어 크루스가 플레이메이킹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크루스는 외질과 괴체가 아웃된후부터는 좀 더 후방에 머물며 측면으로 찬스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한편 뢰브는 우크라이나의 교체가 있은 직후, 괴체와 외질을 뮐러와 포돌스키로 교체하면서 좀 더 공격적인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뢰브의 이러한 용병술은 곧바로 효과를 봤다. 중앙을 집중적으로 막아세우던 우크라이나의 수비라인을 공략하기 위해선 측면에서 무너뜨리는게 효율적이었는데, 단순한 크로스가 아닌 측면에서 수비수를 직접 돌파하는 움직임이 필요했다. 쉬얼레가 투입되고 측면공격이 살아났지만 크로스는 우크라이나 수비진에 계속 가로막혔던것도 그 이유다. 뮐러와 포돌스키는 괴체와 외질에 비해 좀 더 포워드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로 괴체&외질에 비해 덜 유연하지지만 직접 수비진을 돌파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뮐러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우크라이나 수비 둘을 제치고 빠른 슛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더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진 않았다. 남은 시간동안 오히려 독일 선수들은 몇 차례 볼을 뺏기면서 위험한 역습을 맞이해야했다.(인상깊었던 것은 쉬얼레가 드리블하다 볼을 뺏긴뒤 다시 골대까지 뛰어와 결국 다시 가로채는 모습이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룬 치엘러의 눈부신 선방이 없었다면 독일은 무승부조차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미드필더진이 내려가자, 크루스는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고 중앙에 몰린 우크라이나 진영덕분에 내려간 수비라인에도 불구, 측면쪽에 공간이 존재했다.





쓰리백

이번 경기에서 들고나온 뢰브의 3-4-2-1은 예상을 뒤엎은 전술이었고, 이러한 실험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갑작스런 쓰리백 전술에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일반적인 쓰리백과 달리 공격적인 쓰리백을 활용하기 위해 라인을 올릴경우 선수들간의 공간분담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수비수들간에 이러한 모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비뿐 아니라 전방에서도 미드필더들이 서로 공을 미루거나 하는 모습을 나타내며 동선마저 겹치며 전반전의 독일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그리고 3-4-2-1의 전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좌우 윙백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윙백은 공격시에도 미드필더들과 함께 상대 라인을 공략해야 되며 적극적으로 올라가야한다. 뿐만 아니라 수비시에도 뒷공간을 커버하기 위한 재빠른 움직임이 필요하지만, 아오고와 트래쉬는 그러한 면에서 낙제에 가까웠다. 아마 람의 부재가 가장 아쉬운 요인이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람을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기용하는 대표팀에서 오른쪽에 마땅한 윙백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 경우 람이 우측에 기용되면 해결되겠지만 뢰브는 뮌헨에서 왼쪽풀백으로 뛰는 람을 위해 대표팀에서도 계속해서 왼쪽에 기용하겠다고 언급한 바있다. 이러한 람 이외의 믿을만한 윙백의 부재는 쓰리백을 가동하는데 있어서 뢰브의 고민거리가 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쓰리백을 갑자기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뢰브의 결정은 독일 선수들에게도 깜짝전략이었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보아텡은 "우리는 쓰리백으로 훈련한 적이 없었다. 오직 경기 당일날 가졌던 팀 미팅때 쓰리백에 대해 배웠을 뿐이다."라고 언급하며 이 날 전술이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뢰브는 인터뷰에서 이 날 경기에 만족스러움을 나타내며 플랜B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독일의 주 포메이션은 4-2-3-1이지만, 앞으로 남은 유로2012를 위해서라도 플랜B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승을 노리는 독일인만큼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시스템 변화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대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던 쓰리백인만큼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의 준비에 따라 본선에서 큰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훔멜스 또한 이 날 실점을 쓰리백자체의 문제점이라기보단 수비실수에 의한 골들이었다며 뢰브의 전술을 옹호했었다. 그리고 유로때까지 남은 평가전 상대들이 네덜란드, 프랑스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술적 실험을 시도해볼 기회가 우크라이나전밖에 마땅치 않기에 쓰리백을 시험해보기엔 뢰브 입장에서 최적의 시기였다.





외질 + 괴체 ...?

독일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조합이었던 두 천재의 만남은 앙상블이 아니라 불협화음에 가까웠다. 위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두 플레이메이커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뢰브는 3-4-2-1이라는 포메이션을 사용할 필요성이 있었다. 외질과 괴체를 고메즈 아래에 두고 좌우에서 윙백들의 공격가담과 케디라와 크루스가 올라오면서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외질과 괴체가 패스를 넣어주기 편한 포메이션을 구상했지만, 윙백들의 부진과 익숙치않은 전술,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수비로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외질과 괴체도 계속해서 동선이 겹치거나 호흡면에서 맞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프라인 아래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제대로 빌드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크루스 혼자 빌드업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전방에서 공격작업에 몰두해야 될 외질은 자주 자기 진영까지 내려와서 빌드업을 도와야 했다. 괴체 또한 중앙에서 티모슈크와 센터백들이 막아서 있는 공간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측면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두 플레이메이커들을 활용하기 위한 전술이었지만 외질과 괴체는 제대로 10번의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후에 외질과 괴체의 공존이 이루어진다면 전반전처럼 중앙에서 둘 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기보단 후반전의 4-2-3-1처럼 괴체가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슈바인슈타이거와 필립 람이 돌아온다면 3백에서의 위와 같은 문제점도 어느정도 보완될 수 있겠지만, 후반전 쉬얼레와 포돌스키, 뮐러같은 측면 선수들이 나왔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이 뢰브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아마 측면과 중앙에서 골고루 활약해줄 수 있는데다가 외질&괴체와는 달리 포워드에 가까운 뮐러가 외질과 괴체의 공존에 큰 역할을 할것이다.



결론

3 : 3의 스코어답게 양 팀 모두에게 큰 소득을 남긴 경기였다. 독일 입장에서는 유로2012를 앞두고 반드시 시험해봐야 될 여러가지 요소들을 전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고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한만큼 본인들의 경쟁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독일같은 강팀과의 매치업은 필요했고 독일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으로 무승부까지 이뤄내며 유로대회에서의 선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본선참가국도 이번주가 지나면 전부 다 가려지게 될 것이다. 내년 6월8일 개막전까지 남은 평가전도 얼마없는 상황에서 과연 독일과 우크라이나가 남은 기간동안 어떤 준비로 어떤 성적을 최후에 일궈낼지 내년 유로2012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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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티슬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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