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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9R 부산 : 수원 - 리뷰



18R에서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상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한 부산이 이번엔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되면 다른 팀들의 결과에 따라 5위에서 3위까지 확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부산이었기에 그 어느때보다도 승리가 고픈 상황이었다. 물론 수원입장에서도 시즌 중반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더이상 순위가 떨어져서는 곤란했다. 그리고 올시즌 부산과 만나서 모두 패했는데 이번에도 진다면 수원으로선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일테니 말이다. 


<선발 라인업>

 


이번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꽤 많은 선수들을 영입한 부산은 이번 라운드에서도 새로운 선수들(파그너, 황재훈, 이동원)을 선발로 기용,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원 또한 마찬가지로 다시 돌아온 박현범을 선발로 세우며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전반전> 

수원은 중앙에서 미드필더들의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원정임을 감안하면 유리하게 경기를 운영해나갔다. 그렇지만 홈팀 부산의 수비망은 많은 수비수들만큼이나 쉽게 뚫리지 않았다. 아무튼 경기초반은 서로 별다른 기회없이 흘러갔다. 그러나 소강상태도 잠시, 0 : 0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리고 먼저 웃은 쪽은 원정팀 수원이었다. 수원은 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종진이 올려준 킥이 뒤로 흐르고, 이 상황에서 재차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때 공이 황재원의 손에 맞으면서 핸드볼 파울이 나오게 됬다. 그리고 페널티킥커로 나선 스테보의 슛이 아슬아슬하게 성공, 수원이 1:0으로 앞서가게 되었다. 0:0의 균형이 깨지자, 부산 또한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뒤 전반 28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부산의 새 용병, 파그너가 골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무효처리 되었다. 이렇게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계속하다가 결국 수원의 리드로 경기는 마무리 되는듯 싶었다. 하지만 전반 45분이 다 지나고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 박종우가 올려준 볼을 임상협이 쇄도하며 마무리, 다시 점수를 1:1 동점으로 만들었다. 수원 입장에서는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고, 부산 입장에서는 자칫 1:0으로 끝났다면 후반전에 수원의 의도대로 끌려갈 뻔 했었지만 동점을 만들면서 후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열정적인 POP 서포터즈. 이 날 경기에선 전반전, 오프사이드 골부터 시작해서 석연치않은 몇 몇 판정으로 주심이 부산팬들에게 야유을 받기도 하였다.


후반전> 난타 ...

양 팀 모두 별다른 교체없이 전반전의 선수들을 그대로 출전시켰다. 수원은 후반 시작부터 거세게 몰아쳤는데, 시작 직후 아직 부산 수비수들이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위협적인 드리블과 움직임으로 부산의 골대를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 5분, 박현범의 날카로운 패스는 침투하던 오범석에게 연결됬고 결국 오범석은 수원출신이었던 박태민으로부터 파울을 이끌어냈고 이 날 두번째 페널티킥이 나왔다. 오늘 경기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이 페널티 킥은 놀랍게도 스테보가 실축하면서 수원의 골 기회는 무산되었다. 아마 이때 페널티 킥이 들어갔다면 경기는 이 날의 결과가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비록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수원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김한윤과 박종우는 수원과의 미들싸움에서 계속해서 밀리는 상황이 연출됬고 수원은 부산보다 빠른 패스를 통해 계속해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중앙에서의 계속적인 압박으로 부산의 양 윙백들의 위치도 내려갈 수 밖에 없었고 부산은 한동안 수원의 압박에 밀려 본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5백처럼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전방의 공격수들과의 간격 또한 벌어지는 바람에 전방 공격수인 한상운은 고립됬고, 역습 또한 위력적이지 못했다. 



긴장됬던 순간... 스테보의 두 번째 페널티 킥 상황.


하지만 수원으로서도 아직 위협적인 상황만 만들었을뿐, 골을 터뜨리지 못하여 조금은 답답한 전개가 계속 되었다. 후반 10여분이 지나자 양팀 모두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윤성효 감독은 지친 오장은을 대신하여 염기훈을 투입했고, 26분엔 스테보대신 하태균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안익수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양동현을 투입했다. 개인적으론 오늘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보이는 한상운이 나갈 줄 알았지만, 임상협을 교체시키는 의외의 선택을 두었고 이러한 용병술은 효과를 발휘했다. 후반 24분 역습상황에서 양동현이 한상운에게 전방으로 패스를 넣었고, 한상운은 수원의 수비수 두명을 동시에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멋진 힐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양동현이 멋진 인사이드 킥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몇분뒤 후반 31분, 골키퍼 이범영의 골킥이 길게 넘어갔고 이 때 어이없게도 수원의 수비수들끼리 엉키면서 볼을 뒤로 흘리게 됬고 볼은 바운드가 되어 양동현과 정성룡의 1:1 상황이 되었고 양동현은 침착하게 우측의 파그너에게 패스했다. 그리고 파그너가 깔끔하게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부산이 3:1로 점수를 두골차로 벌렸다.

오늘 경기를 통해 K리그로 데뷔하는 파그너는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그것도 2골을!)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만들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 파그너에게 더욱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던 것은 그의 태도였다. 아직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공격상황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그렇게 보여주진 못했지만 수비가담이면 수비가담, 공격이면 공격 어느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수원 수비수들의 거친 파울에 몇번이나 넘어지며 그라운드에 누워있었지만 다시 일어나서 팬들에게 더 큰 응원을 유도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 보기 좋았다.

"좋은 선수다. 훈련과정이나 생활면에서도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고 노력한다. 팀에 녹아들고자 하는 노력이 대단하다. 우리 선수들도 동료애를 발휘하면서 파그너의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다." - 파그너에 대해, 부산 안익수 감독 曰



후반전 어느정도부터 부산의 포메이션은 5-4-1 전형이었다. 비록 효과는 못 봤지만.

다시 경기로 돌아와서, 두 골차로 벌어지자 부산의 윙백들은 전진하지 않고 수비에 치중했으며 마치 부산의 진형은 5-4-1처럼 바뀌었다. 수원은 두터운 부산의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을 뚫을렸고 했으나 별 이득이 없었다. 그렇게 경기는 홈팀 부산의 승리로 굳는듯 했으나, 너무 방심했던 걸까? 계속해서 측면을 노리던 수원에게 기회가 왔다. 후반 35분, 왼쪽의 양상민의 크로스를 이상호가 헤딩골로 성공시키며 3:2로 추격했다. 이에 안익수감독은 지친 한상운을 한지호와 교체시키며 수원의 흐름을 끊으려 했으나 이는 오히려 부산 수비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교체직후 곧바로 후반38분 교체투입된 하태균이 부산의 수비수들 사이에서 드리블로 파고들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약 15분동안 무려 4골이나 터지며 치고받던 양 팀의 경기는 결국 파그너가 마무리 지었다. 두 골을 뒤지다가 다시 따라잡은 본인들의 경기력에 감탄했던 것일까, 동점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2분뒤 수원의 우측라인이 한지호에게 돌파 당했다. 교체되어 들어온 한지호는 페널티에이리어까지 날카롭게 돌파하여 골문으로 연결했고, 쇄도하던 파그너를 막던 수원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4 : 3 ! 긴 난타전의 마침표를 찍는 골이었다. 이 골은 파그너에겐 본인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골이었고, 부산의 팬들은 가슴 졸이던 경기에서 드디어 승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두 골을 따라오며 기력을 소진한 수원에게는 더이상 추격의 의지를 꺽는 완벽한 결승골이었다.


4:3의 박진감 넘치는 스코어로 마무리 된 오늘 경기는 홈팀 부산의 승리로 끝났지만, 부산 팬 입장에서 몇가지 아쉬운 점을 적어보자면.. 

첫째, 이상한 주심의 판정들.
홈팀이라고 해서, 홈어드밴티지라던가 하는 그러한 이득을 바라는건 절대 아니다. 다만 뭔가 그 방향이 잘못되던 아니던간에(물론 좋은 방향이어야겠지만..) 주심의 판정은 스스로의 기준을 놓고 항상 일정해야된다고 본다. 그것이 90분동안 필드위에서 유일하게 중립을 지키면서 경기 전체를 아우르며 맞다 아니다를 판단해줘야 하는 주심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날, 전반전에서 보인 주심의 알 수 없는 판정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특히 파그너에게 가해지는 강한 태클등은 충분히 반칙을 선언할만한 상황이었으나 몇 번이나 넘어갔으며, 오히려 반칙을 선언하지 않아도 되는 장면에서 반칙을 부는 등(아마 팬들의 야유에 따른 보상판정일 수도 있다) 다소 기준이 모호해보이는 판정이 자주 나왔었다. 이는 반드시 시정되야 할 부분이다.

- 경기 중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는데..
"경기 상황에서는 벤치의 시각과 심판의 시각이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한 단순한 어필일 뿐이며,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문제 삼고 싶지 않다. 경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 부산 안익수 감독


경기내내 바빳던 응급차(?)


둘째, 부산의 수비력.
사실 수비라인의 견고함은 조직력과 상통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실력과는 별도의 문제다.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소 신입생들이 많은 부산의 수비진은 수비조직력면에서 헛점을 보일것이 예상되었고 이는 경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사실 후반전 3:1 리드상황부터는 거의 5-4-1에 가까운 극 수비지향적 진형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골이나 연달아 허용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좌우 포워드들까지 미드필더라인으로 내려와 측면에서의 수비를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경기내내 수원의 측면공격에 고전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는 수가 문제가 아니라 수비진의 조직력이 불안함이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하태균의 골장면에서 무려 4,5명의 선수가 페널티박스에 있었음에도 하태균 한 명에게 다 돌파를 당했던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앞으로의 남은 일정동안 부산의 수비진이 얼마나 조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특히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한 것은 반드시 반성이 필요하다"
"수비에서는 재훈이와 동원이가 새롭게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수비조직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선수들 모두 더 노력해야 한다."
- 부산 안익수 감독


셋째, 쓰레기통.......
이건 첫째랑 연결되는거긴 한데, 파그너에 대한 수원의 계속된 거친 파울에도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파그너가 수원의 깊은 태클에 경기장에 쓰러졌다. 그러나 여전히 불지않는 휘슬에 관중석에서 물통도 아니고, 쓰레기통(!)이 경기장으로 날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항상 이런 소수때문에 다수가 욕먹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비록 판정이나 경기가 맘에 안 들더라도, 열심히 뛰고있는 선수들과 경기를 보러온 가족단위의 팬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해서는 안 될 짓이다. 경기장과 응원석이 가까워 진 만큼 관중들의 응원문화도 한층 성숙해지길 바란다. 열정적인것과 과격한 것은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넷째.. 카메라 두 대......
경기장에 직접 간 것이 처음이기에 단 두 대의 카메라를 보고 너무 놀랬다.. 예상은 했지만...
앞으로 경기장을 찾아갈때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카메라를 보고싶다.




아무튼 오늘의 승리를 통하여, 부산은 드디어 3위까지 순위가 올라갔다! 다음 경기가 바로 2위 포항과의 대결이므로, 다음 20R까지 승리하게 되면 부산은 2위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수원은 오늘 패한 바람에 한계단 순위가 내려가고 말았다. 14년만에 리그 5연승을 차지한 부산의 오늘 승리는 더이상 약팀 부산이 아닌, 과거 대우로얄시절을 떠올릴만큼의 강팀 부산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것 같다. 경기후, 안익수 감독의 인터뷰내용을 끝으로 19R 부산:수원의 리뷰글을 마친다.



"아이들이 지친 상황에서도 힘을 내주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이 원동력이다. 팀 전체가 한층 고무되고 있는데, 우리 목표가 여기가 아니고 더 갈 수 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매진해야 한다. "


"기록이란 것을 뒤로 하고, 우리의 경기 내용이 어떤지,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염원을 담아 서포트해주는 팬들에게 어떤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경기를 준비하는 당위성도 거기에 있다.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에게 접목되면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파이팅, 부산!






<경기기록>
- 부산 홈 13경기 연속무패 (9승4무)
- 14년만에 리그 5연승 
- 3경기 연속 역전승 (7.9 대구 3:2승 / 7.16 상주 2:1승 / 7.23 수원 4:3)
- 최근 5경기 13득점
- 대 수원전 3연승

- 한상운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1골 3어시)
- 한상운 3경기 연속 도움
- 양동현 12경기 교체출전(총 418분) 6골기록 - (리그 총 7골)
- 내가 꼽는 MOM : 양동현 (파그너도 잘했지만, 양동현 투입후 바뀐 경기력과 1골1어시의 활약을 생각하면..)


<19R - K리그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