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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칼럼/일반

내가 선정한 유로 2012 베스트11

2012 폴란드-우크라이나 유로가 마침내 대장정의 막을 내린 가운데,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는 스페인의 에이스, 이니에스타에게 돌아갔다. 또한 벤치에 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에서 1골 1어시를 추가하면서 깜짝 득점왕을 차지한 토레스, 다시 한번 2위 징크스에 발목을 잡힌 고메즈, 부진할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도 팀을 결승전까지 이끈, 백전노장 피를로와 부폰, 그리고 A매치 100승을 비롯한 수많은 기록을 세우며 전설이 된 카시야스 등이 이번 유로 대회에서 주목할만 한 선수들이었다.


따라서 이번 유로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의 베스트 팀을 선정해보았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에 한한 것이니, 가볍게 읽으면 될 것이다.





First Team - (스페인5 이탈리아3 독일2 포르투갈1)


GK -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 : 유로 역대 최소실점(6경기 1실점), 유로 역대 최장시간 무실점(510분), 토너먼트 세 대회 연속(10경기) 무실점. 다른 복잡한 설명 필요없이, 이 세 기록만 언급하더라도 왜 ‘성(聖) 카시야스’가 이번 대회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었는지 설명 가능하다. 크로아티전에서의 놀라운 선방과, 포르투갈과의 승부차기, 그리고 고비때마다 터지는 선방과 안정감은 왜 그가 역대 최고의 골키퍼중 한 명인지 볼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RB - 필립 람(독일) : 사실, 왼쪽 라인에 비해 토너먼트가 진행되면 될수록 주목할만 한 라이트백들이 없었다. 드뷔시가 8강전에서 괜찮은 활약을 했다면, 노려봄직 했으나 그동안의 공훈을 말아먹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였다. 그 외에 페레이라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임팩트를 주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왼쪽에서 뛰었던 람을 클럽에서처럼 우측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비록 4강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람은 8강전까지 독일 대표팀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중 한 명이었다.


CB - 보누치(이탈리아) : 키엘리니가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불구, 이탈리아의 튼튼한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포백 수비수들중 유일하게 500분 이상을 출전했던 보누치는 대회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유벤투스에서 함께 뛰었던 바르잘리, 키엘리니, 부폰과 함께 든든한 후방을 지켰다. 작년 유로 2008이 아주리에게 키엘리니라는 보석을 발견한 해였다면, 이번 유로2012는 보누치라는 새로운 차세대 수비수를 발견하였다. 키엘리니나 다른 수비수들의 공백을 무사히 잘 메꿔준 그 활약을 높이 샀다.


CB -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 : 리그에서의 좋은 모습뿐 아니라, 이번 대회를 통해 현 세계최고의 센터백중 한 명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86년생인 라모스는 A매치 이번 대회를 통해 A매치 90회를 돌파했다. 그리고 카시야스와 함께 스페인의 메이저 3연패기간 동안 유일하게 모두 주전으로 뛰었던 수비수다. 중요한 무대에서 호날두와 발로텔리를 묶으며, 다소 기복있었던 파트너, 피케를 잘 보좌하며 무실점 행진에 공을 세웠다.


LB - 호르디 알바(스페인) : 베스트11을 꼽기에 가장 어려웠던 포지션이었다. 포르투갈의 코엔트랑과 알바 중 누가 레프트백에 서더라도 둘 다 인정받을만 한 활약을 해왔다. 코엔트랑은 수비력에 있어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호르디알바는 공격에 있어 더 좋은 점수를 받을만 했다. 특히 이니에스타와의 호흡은 대회 내내 상대팀의 오른쪽 라인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역시, 결승전에서 부폰을 상대로 득점한 번개같은 골이 아닐까. 필립 람, 애쉴리 콜, 에브라 등으로 대표되는 현 세계최고의 레프트백 라인에 새롭게 합류하게 될 호르디 알바는 대회가 끝나면 바르셀로나로 합류하여, 본격적인 커리어 쌓기에 나설 예정이다. 벌써부터 우측의 알베스와 짝을 이룰 바르셀로나의 알바의 모습이 기대된다.


DM - 다니엘레 데 로시(이탈리아) : 피를로와 함께 대회 내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데로시. 아마 지금까지 데로시가 참가했던 메이저 대회중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대회라 생각된다. 대회 초반, 수비진의 부상으로 센터백으로서 출전하며 리베로 역할을 200% 수행했던 데로시는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서도, 중원에서의 안정된 패스와, 부지런한 활동량, 수준급 태클등으로 아주리의 포백을 보호했다. 결승전에서도 동료 선수들이 지쳐있을 때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탈리아 선수였다.


CM - 사미 케디라(독일) : 이번 독일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 특히 그동안 비판받아왔던 공격적인 부분에서 괄목할만 한 성장세를 보여주어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그리스전에서의 멋진 골이나 위협적이었던 중거리 슛팅등,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며, 화려한 독일의 공격진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CM - 안드레아 피를로(이탈리아) : 루니가 붓을 손에서 놓는 동안,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멋진 그림을 그려왔던 화백은 바로 피를로였다. 그야말로 자신의 이름값에 보답하는 멋진 활약으로 저평가받던 팀을 결승전까지 이끌었다. 만약 결승전, 단 한 경기에서 패하지만 않았다면 이번 대회의 MVP가 피를로가 선정됬을만큼 대회에서 가장 멋진 선수중 한 명이었다. 대회 유일의 프리킥 골과 2개의 멋진 어시스트들, 그리고 경기내내 나오는 멋진 패스들은 왜 이탈리아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 명인지 스스로 증명한 대회였다.


LW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 유로2012의 MVP.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승전의 사나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좀처럼 볼을 뺏기지 않는 드리블과 볼 키핑, 그리고 샤비, 호르디 알바와 같은 동료 선수들과의 환상적인 호흡까지. 이번 유로는 시즌내내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자존심을 구겼던 이니에스타가 다시 본인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었던 대회였다. 메시와 호날두라는 괴물들만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한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AM - 샤비(스페인) :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메이저 대회에서 미드필더진의 중심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다.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언제나 스페인의 점유율 속에는 샤비가 존재했다. 샤비는 대회에서 531개의 패스를 성공시켰고 89%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유로 역사상 두 번의 결승전에서 연속해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은 샤비가 유일하다. 예전만 못하니 어쩌니해도, 결국 여전히 샤비의 존재감은 유효하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중 한 명으로 꼽힐 것이다.


RW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 중요한 조별경기와 체코와의 8강전에서 득점을 터뜨리며, 본인의 이름값을 다하는 듯도 보였지만, 결국 또다시 4강의 문턱에서 주저 앉으며 대회 최고의 별이 되지 못한 호날두다. 대회 내내 가장 많은 슛팅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호날두는 4강전에서 자신을 잘 아는 스페인 수비진을 상대로 득점에 실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호날두의 활약이 없었다면, 포르투갈의 득점력을 생각했을 때, 4강전까지 올라오진 못했을 것이다. 이번 유로를 놓고 호날두에게 아쉬움을 느낀다면, 그건 호날두라는 이름값이 기대케하는 무거움 때문일 것이다.


Coach - 체사레 프란델리(이탈리아) : 비록 마지막 고비에서, 실수와 판단미스로 좌절했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감독은 프란델리가 분명하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대회전 러시아에게 완패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를 비판했지만, 본선무대에서 주어진 자원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몇 년간 부진했던 이탈리아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팀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탈리아에게 남겨진 숙제였던 세대교체를 깔끔하게 진행했고, 잃어버린 자신감과 위닝 멘탈리티까지 되살린 프란델리는 이제 2014년 월드컵을 목표로 다시 뛸 것이며, 앞으로의 이탈리아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든다.







Second Team - 포르투갈(4) 독일&스페인(2) 잉글랜드&스웨덴&이탈리아(1)


GK - 지안루이지 부폰(이탈리아) : 명불허전. 결승전에서 네골을 실점했지만, 의심의 여지없는 전설. 그가 없다면, 결승전까지 올라올 수도 없었다.


RB - 주앙 페레이라(포르투갈) : 토너먼트에서 연이은 안정된 활약을 바탕으로 포르투갈의 튼튼한 포백을 지켰다. 꾸준함이 포인트.


CB - 페페(포르투갈) : 마지막까지 보누치와 페페 사이에서 고민했었다. 페페는 퍼스트팀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다. 외려 실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보누치와 바뀌었을지도.


CB - 훔멜스(독일) : 만약 4강전에서 그 정도의 끔찍한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퍼스트팀으로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8강까지 보여준 훔멜스의 모습은 '철벽' 그 자체였다.


LB - 파비우 코엔트랑(포르투갈) : 페페와 함께 가장 고민했던 포지션. 결승전에 못 올라간 것이 한이다. 세계최고의 레프트백으로 거듭났다. 팀동료가 마르셀로라는게 함정.


CM -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 : 투혼. 주장. 제라드를 설명하기에 이만큼 적절한 단어도 없다. 잉글랜드는 비판받아도, 제라드를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


CM - 사비 알론소(스페인) : 이번 대회를 통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며 이번 시즌 클럽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갔다. 부스케츠와 절묘한 호흡을 보여주며, 다음 월드컵을 기대케했다. 8강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두 골은 덤.


LM - 나니(포르투갈) : 호날두를 가짜 에이스로 착각하게 할만큼 좋은 활약을 보였다. 가끔 기복이 심하다는 이유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현재 나니보다 뛰어난 윙어가 몇 명이나 있겠는가.


RM - 다비드 실바(스페인) : 분명 경기전체를 볼때, 좋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는데 결국 기록에선 늘 도움이나 골을 기록해주는 선수를 우린 재미삼아 사기꾼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런 사기꾼의 존재는 우승에 있어 필수 요소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실바가 이번 스페인의 좋은 의미의 사기꾼. 이번 대회 최다 공격포인트(2골3어시)


AM - 메수트 외질(독일) : 현대 축구에서 가장 원하는 스타일의 공격형 미드필더. 비록 이탈리아전에서는 빛을 바랬지만, 독일 공격의 에이스로서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다시 한 번 도움왕의 위엄을 보였다.


FW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 가짜 공격수들이 판을 치던 이번 대회에서, 제 실력을 발휘한 몇 안되는 진짜 공격수. 조별예선에서 탈락한게 가장 아쉬운 선수 중 하나. 그리고 거꾸로 말하자면, 조별예선에서 떨어진 공격수를 뽑을만큼 이번 유로에서 눈에 띄는 공격수는 없었다.


Coach - 비센테 델 보스케(스페인) : 독일의 전설적인 헬무트 쇤에 이어 월드컵과 유로를 모두 제패한 역대 두번째 감독. 그리고 월드컵과 유로,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유일한 감독. 더이상 설명이 필요한가. 지루하다, 전술적 고집이 강하다, 로테이션이 부족하다, 등등 많은 비판적인 의견이 따라다녔지만, 결국 스페인은 역사에 남았고, 그 스페인의 수장은 델 보스케다.